‘론스타 저격수’의 일탈, 시민단체 도덕성 ‘먹칠’
‘론스타 저격수’의 일탈, 시민단체 도덕성 ‘먹칠’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5.02.0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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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앞에선 비판, 뒤에선 수억 챙겨…시민운동 자기점검 강화해야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두고 외국 투기자본의 ‘먹튀’ 의혹을 제기하는 데 앞장섰던 시민단체 대표가 론스타 측으로부터 8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체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앞에선 론스타를 비판·감시하는 시민운동을 하는 척하면서 뒤로는 론스타 관계자를 협박해 거액을 받아 챙긴 것이다. 이번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지만 시민사회진영 전체가 당혹감에 휩싸였다. 시민운동 전반의 신뢰에도 큰 흠집이 나게 됐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시민단체는 도덕성이 생명이다. 감시와 비판이 주요 역할인 시민단체가 비리에 연루되면 어떤 옳은 주장을 펴도 신뢰와 정당성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시민단체 파워를 앞세워 돈을 뜯어내는 일부 협잡꾼 때문에 시민단체 활동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사람도 상당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운동은 자기 통제와 점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론스타 먹튀’를 집중 비판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아온 장화식씨(사진 가운데 발언자). ⓒ뉴시스

<주요 신문 6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인문학보다 취업이 우선"이라는 교육부 장관 / 청와대 전임 수석 줄줄이 낙하산, 해도 너무한다 /시민단체 도덕성 먹칠한 '론스타 저격수'
▲ 국민일보 = 위기의 시민운동, 또 다른 장화식 없는지 경계를 /당ㆍ정·청부터 적정 稅부담-복지수위 밑그림 내놔야 /김영란법 취지는 청탁·뇌물없는 공직사회 구축인데
▲ 동아일보 = 통진당 전 의원들의 뻔뻔한 보선 출마, 지켜만 봐야 하나 /"무상보육 무상급식 빼고 선별복지하자"는 건 말장난이다 /론스타 때리며 뒤로 검은돈 챙긴 '시민단체'의 민낯
▲ 서울신문 = 국민 대타협으로 복지체계 다시 짜야 /中 사드 배치 반대, 군사주권 침해 아닌가 /론스타에서 8억 챙긴 시민단체 대표
▲ 세계일보 = '김영란법', 헛공론 말고 김 전 대법관에게 물어보자 /론스타 비판을 '돈 뜯는 공갈'로 삼은 시민단체 대표 /이웃에 벽 쌓으며 내 아이 '큰 인물' 되길 바라는가
▲ 조선일보 = 무상 복지 광풍 일으킨 野, 기껏 법인세 인상이 代案인가 /론스타 협박해 8억 뜯어낸 사이비 시민운동가의 末路 /하나ㆍ외환銀 합병, 法 아닌 노사 협상으로 풀어야
▲ 중앙일보 = 공무원연금 개혁 내년 총선 의식 말고 밀어붙여라 /미·중이 갈등하는 사드 문제, 잣대는 우리 안보다 /투기자본 감시자가 8억을 뜯어내다니…
▲ 한겨레 = '복지-증세' 다룰 범국민적 기구 만들자 /감시대상한테 '검은돈' 챙긴 시민단체 대표 /감원 피할 노사 상생의 해법을 고민할 때다
▲ 한국일보 = '중부담ㆍ중복지' 위해선 조세체계부터 손대야 /"한국 중산층이 무너지고 있다"는 IMF의 경고 /시민단체, 도덕성 잃으면 설 땅 없다
▲ 매일경제 = 복지-증세 黨政 충돌 말고 해법 협상하라 /한국 금융회사 M&A 각축전 벌이는 中日자본 /기업감시를 돈벌이 악용한 시민단체長 엄단해야
▲ 한국경제 = 외환·하나 합병 중지시킨 법원 판결은 중대한 오류다 /이케아 유치,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대한민국 /부활찬가 부르는 일본 기업, 엔저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일보는 ‘시민단체, 도덕성 잃으면 설 땅 없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서울중앙지검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를 강력히 반대하던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가 론스타 측으로부터 8억원을 받은 혐의를 잡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투기자본의 행태를 감시한다는 시민단체 대표가 투기자본 대표에게서 거액의 돈을 받았다는 점에서 여간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시민사회진영 전체가 당혹감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이어 “더 놀라운 것은 장씨가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사실이다. 유희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는 검찰에서 ‘장씨가 돈을 주면 재판부에 선처를 요구하고, 그렇지 않으면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계속하겠다며 돈을 요구했다’고 진술했다. 실제 장씨는 돈을 받은 후 법원에 ‘유 대표 개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시민단체는 도덕성이 생명이다. 감시와 비판이 주요 역할인 시민단체가 비리에 연루되면 어떤 옳은 주장을 펴도 신뢰와 정당성을 잃게 된다”며 “물론 이번 사건은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조직적 비리가 아니라 개인 차원의 일탈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시민단체 전반이 도덕성 논란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동아일보는 ‘‘론스타 때리며 뒤로 검은돈 챙긴 ‘시민단체’의 민낯’이란 사설을 통해 “장씨는 노조운동을 경력 삼아 1999년 민주노동당 창당 발기인으로, 2001년 민노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고 ‘자본 감시’ 시민운동가로 알려진 작년 1월에는 안철수 의원이 주도한 새정치추진위원회에서 전문가 출신 추진위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면서 “도덕성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노조와 시민단체 활동을 돈벌이와 출세 수단으로 이용한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장 씨가 체포되자 파면해 연(緣)을 끊었으나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적 일탈’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자신들만 옳다고 믿는 시민사회단체의 위선과 이중 잣대, 특권 의식을 뿌리 뽑아야 시민운동이 건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론스타 협박해 8억 뜯어낸 사이비 시민운동가의 末路’라는 사설에서 “시민단체 대표로 정치권을 기웃대면서 한편으로는 시민단체 파워를 앞세워 돈을 뜯어내는 협잡꾼 노릇을 한 것이다. 이런 시민운동가들 때문에 시민단체 활동을 순수하게 보지 않는 국민이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감시대상한테 ‘검은돈’ 챙긴 시민단체 대표’라는 사설에서 “이번 일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물론 시민운동 전체의 신뢰에도 큰 흠집이 나게 됐다. 시민단체가 도덕성과 투명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동료 시민들이 시민운동에 더는 힘을 보태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운동은 자기 통제와 점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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