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상품을 만드는 17가지 비밀
히트 상품을 만드는 17가지 비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2.0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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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북] 풍부한 성공&실패 사례<끌리는 컨셉의 법칙>

[더피알=안선혜 기자] 출시 초기 ‘편리한 밥’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던 햇반은 지금은 ‘맛있는 밥’으로 콘셉트를 바꾸었다. 편리한 밥이란 콘셉트가 주부들의 죄책감을 자극해 소비자군을 넓히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

▲ 지은이: 김근배/출판사: 중앙북스/가격: 1만5000원

가족들이 먹는 식탁에 내놓아도 미안하지 않을 만큼 맛있는 밥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햇반의 소비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더 이상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광고가 나간 해에 판매된 양이 출시 첫 해 판매량의 20배에 달할 정도였다.

180㎖ 우유팩에 카푸치노를 담아 판매하던 덴마크우유는 프리미엄 콘셉트를 강화하기 위해 제품 포장에 명화를 인쇄하기 시작했다. 기존 180㎖ 우유팩이 명화를 넣기에는 작아 용량을 310㎖ 늘리면서 프랑스 작가 마네의 ‘피리 부는 소년’을 그려 넣었다.

이렇게 탄생한 ‘덴마크 프리미엄 커피’는 2007년 대비 2008년 매출량이 550% 증가했고, 매출액 기준으로는 750%나 급증하는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포장에 그려 넣은 명화와 커피 맛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지만, 명화가 주는 고급스런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기대감을 불어넣기에는 충분했다.

김근배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SERI CEO에서 인기리에 진행한 ‘끌리는 컨셉의 법칙’ 콘텐츠를 바탕으로 국내외 다양한 마케팅 사례를 수집하고 한국 기업 실무자의 성공과 실패담을 취합해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콘셉트 전략부터 제품개발, 브랜딩, 스토리 개발까지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을 전한다.

파산 위기에 몰린 할리데이비슨은 어떻게 세계적인 명품 모터사이클 기업으로 자리매김했을까? 유한킴벌리 화이트는 어떻게 시장 1위 P&G 위스퍼를 역전했을까? 래미안 아파트는 왜 1000평 연못을 만들었을까? 이 모든 마케팅의 성패엔 콘셉트가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17가지 법칙으로 정리된 성공하는 콘셉트 개발 원칙은 각각마다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의 원인을 분석, 그 속에 숨은 소비자의 욕망을 파헤쳤다. 혼다의 SUV 엘리먼트와 모턴소금의 사례로 본 ‘일이관지(一以貫之)’한 콘셉트의 중요성, 스웨덴 에그솝(egg soap)과 여성용품 화이트의 성공 사례로 본 ‘언어의 힘’, 말보로 담배의 성공과 K9 자동차의 부진으로 살펴보는 ‘상징의 힘’ 등 저자가 직접 연구하고 발굴한 신선한 사례와 법칙이 풍부하게 실렸다.

열등한 제품은 우월한 제품을 이길 수 있지만, 열등한 콘셉트는 우월한 콘셉트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책의 핵심 요지. 승리하는 군대는 이기는 상황을 만들어 놓은 후 전쟁을 시작하고, 패배하는 군대는 먼저 전쟁을 일으키고 승리를 기대한다. 왜 콘셉트가 중요하며 성공하는 콘셉트는 어떻게 탄생하는지 동서양 철학을 바탕으로 분석한 심도 깊은 성찰이 돋보인다.

콘셉트에 대한 SERI 강연을 바탕으로 이번 책을 냈다. 콘셉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브랜드 자문을 많이 해왔고 원래 내 연구의 두 축이 콘셉트 개발과 손익관리다. 계량적인 건 손익관리로, 지식적 의사결정은 콘셉트로 귀착이 된다. 책을 집필하면서 그 한 축을 완성한 것이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이 있다. 천 냥 빚을 천 냥으로 갚으면 별 소득이 안 난 것이지만, 말 한마디로 갚는다면 천 냥을 번 것이 된다. 콘셉트가 바로 명확히 규정된 말로 천 냥을 벌어다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모든 마케팅은 콘셉트에서 시작한다. 콘셉트가 손익관리인 퍼포먼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제품 개발도 안 되고 소비자도 제대로 설득할 수 없다. 콘셉트는 그만큼 모든 것과 연결돼 있다.

동서양의 철학적 사고를 도입해 콘셉트를 설명했다. 경영학에 인문학을 결합시킨 시도를 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금 경영학은 과학주의·실증주의 패러다임 아래 연구되다 보니 전체적으로 설명이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인간이 합리적이고 이윤 극대화를 추구한다는 가정 하에 경제학 이론은 만들어졌지만, 인간은 생각만큼 그렇게 합리적이지 않고 이윤만 추구하는 것도 아니다. 자기를 희생하기도 하고 사회 기여를 위해 봉사하는 면도 있다. 이런 면들이 무시된 것이 전통적 경제·경영학의 문제점이다. 제대로 된 마케팅이나 경영·경제학을 연구하려면 인간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다. 그래서 인문학이 중요하다.

콘셉트를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개념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법칙인 일이관지(一以貫之)다.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는다는 의미인데, 우리가 어떤 것을 기획할 때 방향은 하나지만, 이를 달성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하나의 제품을 띄우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수 있지만, 그를 공통적으로 꿰뚫는 핵심적인 주제가 바로 콘셉트인 것이다.
하나로 꿰뚫은 것을 여러 개로 풀 수 있는 능력, 여럿을 하나로 꿰뚫을 수 있는 능력이 마케터에게는 필요하다.

마케터들이 브랜드 콘셉트를 정할 때 흔히 하는 실수 혹은 착각은 무엇인가.
마케팅에서 소비자들의 뇌리에 남을만한 차별화는 중요하지만 실패하는 차별화가 있다. 경쟁제품을 과하게 신경 쓰면서 차별화를 꾀하고 고객의 니즈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경우다. 또 언어만 그럴싸하고 제품력이 제대로 받쳐주지 않으면 해당 콘셉트는 실패하게 된다. 그밖에도 이로움과 해로움을 모두 살피는 자세 등도 필요하다. 기능이 편리할지라도 사용 방법이 불편하다면 소비자들은 조금의 편리함을 위해 자신들의 사용습관 바꾸기를 꺼려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향후 계획 및 독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컨셉의 법칙을 썼으니 이제 남은 한 축인 손익관리에 관한 책을 준비 중에 있다. 이번엔 <컨트롤의 법칙>이다. 법칙이라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내가 제시한 것들은 하나의 조건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사실 SERI 강의 때 PD가 법칙이라는 표현을 쓰는 게 더 와 닿을 것 같다고 조언해서 그런 표현을 썼지만, 이게 만고불변의 진리라는 생각은 버리길 바란다. 그래서 제일 마지막 장에 제시한 것이 ‘모든 법칙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법칙을 만들라’였다. 목이 좋은 곳에 점포를 내는 것이 기본 상식이지만, 일본의 우노 다카시는 인적이 드문 곳에 가게를 열어 성공했다. 일종의 배수의 진을 치고 사력을 다해 가게를 운영하는 자신만의 방안인 셈이다. 때론 통념을 깨는 시도가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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