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의혹 세트’ 돼버린 이완구 인사청문회
‘종합 의혹 세트’ 돼버린 이완구 인사청문회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2.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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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흠 없는 총리 구하기, 이렇게 어려워서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를 두고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10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된 가운데 각종 의혹들이 봇물처럼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민선 도지사 출신에다 새누리당 원내대표인 그가 총리로 지명됐을 때만 해도 이번 청문회는 정책검증 무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이 후보자는 온갖 의혹들에 대해 사과, 해명하기 바빴다.

청문회에서는 언론사에 대한 압력 행사, 병역 기피, 분당 땅과 고급 아파트 투기, 시간당 1000만원 ‘황제 강의’, 경기대 교수 특혜 채용, 차남의 세금·건보료 탈루 등 ‘종합 선물 세트’ 수준의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언론사를 회유·협박하는 듯한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병역 기피 의혹 역시 이 후보자가 주장한 일부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궁지에 몰렸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은 비선 실세 의혹과 연말정산 파동으로 지지도가 급락하자 ‘이완구 카드’를 꺼내 분위기 쇄신에 나섰지만, 지금까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근혜정부 들어 이미 3명의 총리 후보자가 도덕성 시비로 낙마했는데도 달라진 게 없다”며 “흠 없는 총리가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박 대통령의 편협한 ‘수첩인사’가 근본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 10일 국회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이 후보자의 녹취파일 공개 논란으로 정회가 선포된 뒤, 이 후보자가 청문회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11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이완구 '총리 자격 없음' 확인한 인사청문회 /전남 F1 파산, 평창은 타산지석 삼아야 /시민 안전 외면한 채 대북전단 막지 말라는 인권위
▲ 국민일보 = 흠 없는 총리 구하기 이렇게도 어려운가 /거듭되는 세수결손 대책 마련 더 미뤄선 안 된다 /건보개혁 뒤틀리게 된 게 다 언론 때문이라니
▲ 동아일보 = 이완구의 엉터리 병역-언론 해명, 국민은 납득 못 한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던 새누리당, 대통령에 할 말 했나 /새정연, 정청래 같은 '막장 정치인'과 결별해야 희망 있다
▲ 서울신문 = 복지 구조조정과 증세 논의 물꼬 함께 터야 /이완구 총리 자격 있는지 스스로 판단해 보라 /서울시장 공관 시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
▲ 세계일보 = '경제 활성화' 빠진 정치 공방, 언제까지 계속할 건가 /李 총리후보자 자격, 여야는 잘 따져 표결로 말하라 /국민화합 뜻 깨는 野 최고위원의 "히틀러 참배" 발언
▲ 조선일보 = 의혹 해소 안 되고 논란만 더 키운 李 총리 후보 청문회 /대기업들 탈북자 채용해 北 전문 인력 키울 때 됐다 /F1 대회에 1조 쏟아붓고 위약금까지 물게 된 전남道
▲ 중앙일보 = 상처투성이로 남은 이완구 총리 후보자 /박정희를 히틀러에 비유한 야당 최고위원의 막말 /3년 뒤 평창 겨울올림픽, 적자 최소화 대책
▲ 한겨레 = 충격적인 총리 후보의 언론관 /'정통성 흠집' 침묵으로 뭉갤 건가 /인권위의 엇나간 '대북전단 의견'
▲ 한국일보 = 해명된 것 없이 의혹만 더 쌓인 이완구 청문회 /인권위, 왜 번번이 정치적 편향 논란 자초하나 /대기업 인력 구조조정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 매일경제 = 사상최대 세수결손, 이대로 가면 南유럽 꼴난다 /번번이 패소한 공정위 과징금 부과방식 바꿔야 /코스닥 신용 3兆, 개미들 '묻지마 투자' 조심하길
▲ 한국경제 = 대법원서 또 패한 공정위…대체 국가권위는 뭐가 되나 /"증세는 국민 배신" 이란 대통령 말씀, 절반만 맞다

조선일보는 ‘의혹 해소 안 되고 논란만 더 키운 李 총리 후보 청문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 후보자는 지명 당시만 해도 인사청문회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과거의 다른 흠 많은 후보들 못지않게 다양한 의혹에 시달리며 시종 쩔쩔맸다”고 전했다.

이어 “언론사에 대한 압력 행사, 병역 기피, 분당 땅과 고급 아파트 투기, 시간당 1000만원 ‘황제 강의’, 경기대 교수 특혜 채용, 차남의 세금·건보료 탈루 등 야당이 내놓은 의혹들은 ‘종합 선물 세트’ 수준이었다”며 “이 후보자는 ‘대오각성하고 있다’고 몸을 낮췄지만 야당의 공세를 잠재우는 데는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으로선 이 후보자가 총리감으로 최적(最適)은 못 될지라도 과연 ‘최저(最低) 기준선’이라도 통과할 수 있는 인선이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보면서 “이 후보자 지명 뒤에도 대통령 지지도가 더 떨어진 것을 보면 총리 교체를 통해 국정 추진의 동력(動力)을 회복하려 했던 애초 의도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듯하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충격적인 총리 후보의 언론관’이란 사설을 통해 “이 후보자는 언론인 가운데 대학 총장과 교수를 시켜준 사람이 있다면서, 자신과 잘 지내는 게 유리하다는 걸 기자들에게 강조했다. 그는 또 김영란법을 언급하면서 ‘언론을 위해 법 통과를 막고 있는데 언론이 계속 나를 비판하면 통과시켜 버리겠다’는 식으로 협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며 “이런 사람이 국무총리가 되면 개인과 권력의 이해를 위해 언론을 어떻게 다루려 할지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상처투성이로 남은 이완구 총리 후보자’라는 사설에서 “후보자의 병역 문제는 더 많은 의혹을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앙은 “이 후보자가 1971년 ‘정상 입대’ 판정을 받았던 1차 신검 장소는 시설이 훌륭한 수도육군병원으로 밝혀졌다. 그런데 후보자는 그동안 야당의원에게 ‘1차 신검 장소는 X-레이 시설도 없는 시골이었고 따라서 나의 발 질환이 제대로 진단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었다”며 “결과적으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이어 “후보자는 ‘발이 아파 평생 등산 한번 못했다’며 중학생 때부터 찍은 X-레이 사진들을 공개했다. 하지만 그는 대학생이던 71년엔 1급 갑,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인 75년 5월엔 훈련소 신검에서 1급 을이라는 ‘정상 입대’ 판정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75년 7월 홍성군청 사무관으로 근무하면서 홍성읍내 초등학교에서 받은 3차 신검에서는 방위소집이라는 ‘축소 병역’ 판정을 받았다”고 덧붙이며 “‘똑같은 발’로 왜 이렇게 병역 판정이 달라졌는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완구의 엉터리 병역-언론 해명, 국민은 납득 못 한다’는 사설에서 “발 문제로 현역 입영을 못 한 데다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발이 아팠다는 이 후보자가 어떻게 보충역 복무 후 경찰에 지원해 채용까지 됐는지도 의문”이라며 “진실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했다는 의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해명된 것 없이 의혹만 더 쌓인 이완구 청문회’라는 사설에서 “청문회에서 갖가지 의혹과 논란에 대해 거센 추궁이 이어졌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납득 가도록 해명된 것은 없다”면서 “이쯤이면 이 후보자 스스로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에 온 것 같다”고 평했다.

국민일보는 ‘흠 없는 총리 구하기 이렇게도 어려운가’라는 사설을 통해 “박근혜정부 들어 이미 3명의 총리 후보자가 도덕성 시비로 낙마했는데도 달라진 게 없다”며 “도덕성에 흠결 없는 총리 후보군이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누차 지적한 대로 박근혜 대통령의 편협한 인사풀이 근본 문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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