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조성미 기자] 한여름 무더위 그늘에 앉아 아이스크림 한 입. 생각만 해도 시원하다. 실제 빙과매출은 날이 풀리기 시작할 무렵부터 오르기 시작해 가장 더운 7월 말, 8월 초에 최고치를 기록한다.

반면 초콜릿 매출은 여름보다 지금과 같은 겨울철에 훨씬 높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이 체온을 높이는 걸까?  

겨울에 초콜릿이 많이 팔리는 이유는 추위 때문이 아니다. 제과업계에 따르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수능 등 초콜릿을 선물하는 굵직한 이벤트들이 겨울에 몰려 있어 겨울철 판매량이 더 높게 나타날 뿐, 날씨 영향은 거의 없다고 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제과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군은 스낵으로 작년 12월 판매액이 1200억원을 넘었다.

달콤한 감자칩 열풍에 스낵류 전체 매출이 급성장하기도 했지만, 12월은 원래 스낵 제품의 성수기다. 우리나라 스낵 중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 중인 포카칩의 2014년 7, 8, 12월 매출액은 각각 125억원, 136억원, 140억원이었다. 다른 달의 매출이 100억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7, 8월은 여름 휴가고 12, 1월은 겨울 휴가 시즌이라 이동하면서 또는 맥주와 함께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스낵 제품의 수요가 늘어난다”며 “휴가철만큼은 아니지만 봄 나들이철인 4, 5월도 다른 달에 비해 매출액이 높다”고 말했다.

파이류는 12월과 1월 그리고 3, 4월에 매출액이 증가한다. 겨울철에는 불우이웃 돕기 등 자선행사 때문에, 3, 4월에는 소풍, 수학여행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것. 오리온 초코파이情의 경우 12월과 1월의 매출액이 다른 달에 비해 10~20% 가량 높아, 소비자들이 추운겨울 ‘이웃과의 정을 나누는 데’ 초코파이를 사용함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제과업계의 최대 대목은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가 있는 2월과 3월이다. 이 기간 동안 국내 초콜릿 시장규모는 1000억을 넘어서며 평소의 2~3배를 기록한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평소 매출의 4~5배까지 치솟는다. 실제 2014년 2월에는 마켓오 리얼초콜릿의 매출이 60억 원을 넘으며 전년 8월 대비 10배 가량 높은 매출을 올렸다.

오리온 홍보실 윤현호 부장은 “과거 제과업계에는 여름에는 스낵, 겨울에는 파이가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트렌드에 맞춰 각종 홍보 및 판촉 활동을 펼치기 때문에 계절보다는 휴가나 밸런타인데이 같은 이벤트가 매출에 훨씬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