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마저 찬사로 탈바꿈시킨 ‘펀치’의 힘
사고마저 찬사로 탈바꿈시킨 ‘펀치’의 힘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2.18 02: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토크] 현실정치에 대한 날선 비판, 시청자에 카타르시스 안겨

[더피알=강미혜 기자] 드라마 <펀치>가 마지막까지 ‘펀치’를 날렸다. 현실정치에 대한 날선 비판, 사회정의를 찾는 과정을 숨 가쁘게 그려낸 펀치는 방송사고마저도 시청자 찬사로 탈바꿈시키며 웰메이드 드라마로써의 저력을 과시했다.

17일 방영된 SBS 월화드라마 <펀치>의 마지막 회에선 몇 차례 방송사고가 일어났다. 갑자기 화면이 멈춘 뒤 매끄럽지 않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는가하면, 방송 말미엔 꽤 오랫동안 화면이 정지돼 있었다.

이에 SBS측은 방영 도중 ‘본 방송사 사정으로 정규방송 대체 영상을 보내드립니다’며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사과하는 자막을 내보냈다.

▲ 17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펀치> 포스터.

하지만 방송사고에도 불구하고 시청자 반응은 의외로 호의적이다. 인터넷상에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였습니다”는 댓글이 베스트로 꼽힌다.

한 네티즌은 “마지막회에 (방송사고로) 시청자들에게 펀치를 날리네 역시 펀치다”며 오히려 치켜세웠으며, 또다른 네티즌들도 “드라마도 역대급 방송사고도 역대급” “명품이니 용서해주십시다ㅋ” “펀치니깐 참는다” 등 불만에 앞서 칭찬의 말을 전했다.

방송사고를 마주하는 시청자들의 이같은 ‘너그러움’은 잘 만든 드라마의 힘이라 볼 수 있다.

펀치는 검찰 권력과 정치 세계의 어두운 뒷면을 현실감 있게 담은 작품이다. 특히 정치 권력을 다룬 <추적자>(2012년)와 재벌 권력에 관한 <황금의 제국>(2013년)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의 ‘권력 3부작’ 완결편이라는 점에서 진작부터 화제를 모았다.

덜 나쁜 이와 더 나쁜 이들의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시쳇말로 ‘심장이 쫄깃하게’ 묘사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선 굵은 열연이 더해져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현실정치와 사회부조리의 답답함을 해소시켜주는 속 시원한 대사, 예측할 수 없는 반전과 반전의 속도감 있는 스토리, 가족애를 돌아보게 만드는 진한 감동은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으며, 막장 드라마가 난립하는 방송가에 웰메이드 드라마의 진면목을 확인시켰다는 평가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촌평한다. “법이 걸레처럼 유린되고 있는 현실에 초강력 펀치 한방. 펀치가 이야기하는 세상이 빨리 오기를 기원한다.”

반복된 방송사고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펀치를 향해 보내는 찬사의 이유이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