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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건강 지키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유현재의 NOW 헬스컴] ‘식구’끼리 나누는 건강한 헬스커뮤니케이션
  • 유현재 서강대 교수
  • 승인 2015.02.1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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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유현재] 1인 가구, 1인 가정에게는 진심으로 양해를 구한다. 건강유지를 위해 가족 구성원끼리 행해야 하는 헬스커뮤니케이션(이하 헬스컴)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한 기사를 통해 가족을 나타내는 정겨운 말인 ‘식구(食口)’의 의미가 퇴색되었다는 현실을 접한 바 있다.

‘식구’라는 단어는 ‘한 집안에서 같이 살면서 끼니를 함께 먹는 사람’을 나타내며, 말 그대로 주구장창 음식을 나눠먹는 대단히 가까운 사이라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의 우리는 공사가 다망한 탓에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밥을 먹는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평일에 가족이 다 같이 밥 먹는 풍경은 더 이상 흔한 그림이 아니다. ‘저녁이 있는 삶’이 소중한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아침이든 저녁이든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일이 녹록치 않은 현실에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횟수로 따져보면 이래저래 같이 먹고, 나누고, 또 먹고, 소화시키고 뒹굴면서 부대끼는 사람들은 결국 아빠요 엄마요 아들이며 딸일 가능성이 가장 높지 싶다. 이 같은 이유로 필자는 ‘가족 내 헬스컴’을 제안한다.

집밥의 습관을 뒤엎어라

최근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100세 시대’를 현실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은 질병에 대한 평소 예방 노력과 조기진단, 그리고 적절한 처치 및 사후 관리 등이다.

소위 예방이 가능한 질병(Preventable Diseases)으로 분류되는 암,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 등을 가능한 피하는 방법은 개인이 각자 처한 환경에서 최대한 건강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것이며, 그 가운데 어쩌면 가장 중요한 영역이 바로 식생활이다.

다수의 의료 전문가들은 사실 먹는 것만 건강하게, 제대로섭취해도 여러 질병에 대한 위험에서 상당 부분 벗어날 수 있다고 설파한다. 한국인을 괴롭히는 대표적 질병들과 개인이 영위하는 식생활 사이에 중요한 관련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미 대중적인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다량의 음식을 연중 끊임없이 공유하는 막역한 사이인 가족 내 헬스컴은 개개인의 건강, 나아가 가족 전체의 건강 유지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가족 내에서 식생활을 주로 담당하는 어머니들의 소통자(Communicator) 역할은 가족 건강을 위해 극도로 중요하다. 하지만 가족의 식생활은 ‘이런저런 이유들에 의해’ 건강하지 못하게 돼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 가족 간 헬스커뮤니케이션은 육체적·정신적 건강유지를 위한 대단히 중요한 행위다. 사진은 SBS 스페셜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영상 화면.

오랫동안 당연한 입맛으로 굳어져 맵고 짜고 자극성 있는 음식 위주의 저녁 식사가 예외 없이 밥상에 오르는 경우가 많고, 소위 ‘집밥’이라는 달콤한 이름 아래 야채 위주의 건강식은 소외되는 가정이 적지 않으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쉽게 인지할 수 있을 정도의 비만임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복스럽게 많이 먹으면 흐뭇해지는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하는 것이다.

가족 식생활에서 건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습관 및 관습은 너무나도 다양한데, 대체로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지며 때론 훈훈하고 정(情)이 넘치는 관습으로도 해석된다.

물론 가족 내부의 헬스컴을 논함에 있어 식생활만 다룰 이유는 없다. 각자가 유지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코치할 수 있으며, 잔소리 혹은 비난까지 행함으로써 다양한 측면에서 건강을 챙기도록 유도할 수도 있다.

소위 건강위험 행동(Health Risk Behaviors)으로 적시되는 생활 속 좋지 않은 습관들, 즉 흡연이나 지나친 음주, 비만을 부르는 정적인 생활패턴, 게임 과몰입, 스마트폰 중독, 정기적인 건강검진 미수검 등 가족들의 건강한 삶 유지를 방해할 수 있는 사안은 무궁무진하다.

이 같은 사안들과 관련, 가족 구성원들이 각자의 생활 유형을 개선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명 공동체인 가족들이 필사적으로 소통하면서 건강에 이로운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변화시켜야 한다. 가족 내부의 헬스컴이 본격화돼야 하는 배경인 것이다.

물론 개별 가족마다 특별한 상황도 있을 것이고, 각 가정에 적합한 헬스컴 방법이 다를 수도 있지만 서로를 가장 잘 도울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며 가장 알맞은 방법을 골라 지원해야 한다.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개별 식구가 지켜야 하는 건강 수칙이나 사안들을 크게 써놓은 게시판을 거실에 만들어 놓을 수도, 유익한 TV 건강 프로그램이 있고 가족들이 모이는 시간이 마련된다면 다시보기를 통해 시청 및 가벼운 토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쩍 나트륨이 많아진 식단을 바꾸기 위해 딸이 본격적인 참견을 할 수도 있고, 일주일에 최소 한 시간씩 3회 이상 운동하는 습관을 위해 아빠는 아들을 챙기고 아들은 엄마를 챙기며 엄마는 딸을 챙기는 릴레이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직시와 참견과 도움

이런 헬스컴은 건강이 가족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임을 공유하기에 어쩌면 너무나 쉽게 실행될 수도 있다. ‘다들 먹고사느라 바빠서’ ‘가족끼리 이런 거 쑥스럽기도 하고 성가시기도 해서’ ‘성인인데 각자 알아서들 잘 하겠지’ 등의 소극적인 마음을 접고 과감하게 가족 내 헬스컴을 일상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건강행동을 실천하도록 만드는 작업은 대단히 중요한 사안이다.

주로 육체적인 건강만 언급했지만 가족 구성원들의 정신적 건강을 도모하기 위한 헬스컴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숙제이다. 식구라는 이름으로 뭉쳐져 있는 누군가가 혹시 우울감에 휩싸여 있는지, 분노 조절 실패의 조짐은 보이지 않는지,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SNS 등에 병적으로 몰입된 상태는 아닌지, 그리고 가족 서로 간에 불신이나 오해는 없는지 등을 끊임없이 살피고 누구라도 소통의 채널을 마련해 도와야 한다.

최근 빈발하는 가족 내 폭력이나 여타 사건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가족은 한없는 쉼터 혹은 천국일 수 있지만 반대로 반목과 불신 그리고 사건이 발생하는 지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온 힘을 다해 서로 소통하면서 정신적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말이다.

한 사회에서 ‘건강’을 담당하는 주요 인사들은 따로 있다. 의사도 있고 한의사도 있으며, 약사, 영양 전문가, 보건 전문가도 있다. 그들을 가장 신뢰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스스로도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효과적 소통을 통해 서로의 건강을 지켜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랑하는 가족에 많이 개입하고, 건강 행동을 종용하며, 논의하고 타협하고 잔소리도 하며 챙기도록 하자. 소통하고 또 소통해서 반드시 육체적·정신적 건강을 가정에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 그래야 모두가 함께 건강한 100세를 찍을 수 있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유현재 서강대 교수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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