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유튜브 잡기 나섰다
페이스북, 유튜브 잡기 나섰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2.2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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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콘텐츠 서비스 부쩍 강화…1위 맹추격

[더피알=강미혜 기자] 언제부턴가 페이스북 뉴스피드가 동영상으로 채워지고 있다. 유튜브 영상을 링크해 공유하던 종전 방식에서 페이스북 자체에 직접 게시하는 형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페이스북상에서의 영상은 굳이 클릭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재생되기 때문에 노출도는 단연 높다. 전 세계인의 일상을 손 안에 쥔 ‘괴물’ 페이스북이 이제는 동영상 서비스로 유튜브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 유튜브 이미 제쳤다?

동영상 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선 페이스북의 성장세가 무섭다. 월 사용자수 13억5000만명이라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앞세워 유튜브의 텃밭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부터 7월까지 동영상 조회수가 50% 증가, 6월부터 일일 평균 동영상 조회수가 10억건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몇 달 만에 유튜브를 따라잡았다.

시장조사업체 소셜베이커스(Social Bakers)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 수가 유튜브를 넘어섰다. 그 차이는 5000여개로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한 달 뒤인 12월엔 2만개 가량으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페이스북 동영상은 특히 상호작용(interaction) 면에서 유튜브를 압도했다.

소셜베이커스는 “1년 전만 해도 유튜브가 동영상 시장의 지배적 네트워크였는데 놀랍게도 페이스북이 동영상 게시물 수와 상호작용 면에서 유튜브를 상회했다”며 “앞으로 이같은 추세는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 동영상 포스트 공유 채널 비중.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올라온 동영상 수가 유튜브를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뒤인 12월엔 그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출처: 소셜베이커스

페이스북 동영상이 주목받게 된 결정적 ‘사건’은 지난해 여름 전 세계를 강타한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 열풍이다. 챌린지에 참여한 대다수 사람들은 유튜브 동영상 링크를 거는 대신, 페이스북에 직접 자신의 동영상을 올려 많은 이들과 공유했다. ‘동영상+SNS’란 캠페인 속성이 페이스북과 딱 맞아떨어진 결과다.

실제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한창 진행되던 지난해 7~8월 페이스북에 올라온 챌린지 동영상 수는 1700만개에 달했고, 4억4000만명 이상이 100억회 이상 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페이스북 측은 집계했다. (관련기사: 얼음물결은 SNS를 타고…챌린지 영상 속속 공개)

이와 관련,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는 지난해 9월 분석 기사를 통해 “아이스 버킷 챌린지 캠페인으로 페이스북 광고 수익이 수백만달러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하면서 동시에 광고주와 유튜브 스타에게 페이스북의 매력을 어필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장병수 유엑스코리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동영상 콘텐츠가 부각되는 상황이 통계상으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며 “유럽이나 북미 지역에선 10대 이탈률이 워낙 심하다보니, 시들해지는 페이스북 인기를 영상 서비스로 반전시키려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페이스북이 미디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 페북 동영상의 특징

페이스북 뉴스피드를 내리면 동영상이 소리 없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자동 플레이(Auto-Play)’ 기능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9월 이 서비스를 적용했다. 한 번 더 클릭해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줘서 자연히 영상 노출도가 높다.

페이스북 동영상 서비스는 UI(사용자 환경) 면에서도 상대적으로 후한 평가를 받는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사는 “유튜브 영상은 제목도 있고 메타데이터 등도 노출돼 이것저것 지저분한데, 페이스북은 동영상 자체로 임팩트를 준다”며 이용자 입장에서 더 편하게 동영상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유튜브와 비슷한 형태의 동영상 인터페이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사진은 abc news 페이지(abcnes/video) 페이지 화면 캡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페이스북에서 동영상이 공유되는 방식이다. 친구 관계망을 통해 추천, 확산되는 구조라서 사용자 친밀도가 높고 콘텐츠 접근성이 뛰어나다. 여기에 개개인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분석해 관심을 가질 만한 동영상을 알아서 제시해주기까지 한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소장은 “페이스북 동영상은 그냥 동영상이 아니라 페친들이 추천해주거나, 내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라며 “그 동영상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클릭해서 소리를 들었는지 아니면 그냥 지나쳤는지 등을 다 파악해서 끊임없이 내가 좋아할 만한 유형의 동영상으로 뉴스피드를 바꿔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페이스북에서 한 동안 영상만 보다 보면 내 뉴스피드가 100% 영상으로만 채워질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부터 동영상 서비스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외부 링크를 거는 대신 사용자들이 페이스북에 직접 올리는 동영상을 늘리고자 함이다.

이와 관련, 강정수 박사는 미국의 IT 전문매체 리코드(re/code) 보도를 인용해 “페이스북은 유튜브 동영상보다 페이스북에 직접 올라온 동영상이 이용자의 뉴스피드에 더 많이, 더 자주 보이도록 알고리즘을 조정했다”고도 했다.

지난 12월엔 유튜브와 비슷한 형태의 동영상 인터페이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상단에 추천 동영상을 보여주고, 그 아래에 비슷한 동영상을 묶어서 제공하는 식이다.

여세를 몰아 올 초에는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인 ‘퀵파이어(QuickFire)’를 인수했다. 퀵파이어는 동영상 파일을 압축해 낮은 대역폭에서도 화질을 저하시키지 않는 독자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페이스북 동영상 서비스 품질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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