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김광태의 홍보 一心
나쁜 기사와 아픈 기사[김광태의 홍보 一心] 편집국이 돈을 버려야 돈이 들어온다

[더피알=김광태]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하는 기사는 절대로 쓰지 마라. 아픈 기사를 써라. 상대를 아프게 하는 기사야말로 특종이요 살아있는 기사다.” 모 경제지 편집국장의 지론이다.

맞다. ‘아픈 기사’는 할 말을 잊게 만든다. 홍보인으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속은 쓰리지만 마음 한편으로 기자의 펜력에 존경심이 우러러 나온다.

사실에 입각한 정확한 기사는 오히려 홍보인을 편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경영층 입장에서도 할 말이 없다. “어떻게 이렇게 정확한 내용이 유출됐는지 출처를 밝혀내라”고 채근할 뿐이다.

   

반면 ‘나쁜 기사’는 상황이 다르다. 공공이익 보단 사적이익을 추구하는 의도성이 내포돼 있는 경우가 많다. 기사 내용도 사실에 근거하기보다 상대를 망신주기 위한 찌라시성, 협박성이 상당수.

자연히 경영층에 보고하면 돌아오는 건 격앙 그 자체다. “이런 엉터리 기사도 못 막고… 월급이 아깝다”며 자존심 상할 정도로 심한 면박을 듣는다.

나쁜 기사는 언론사 수준을 나타내곤 한다. 이름 있는 언론사 지면에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주로 이름 없는 악성 매체에 나쁜 기사가 많이 등장한다. 간간이 이름 있는 언론도 경영이 어려워지면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지난달이다. 모 매체 1면에 연일 기업의 오너 2·3세나 CEO 사진이 악의적인 제목의 기사와 함께 등장했다. 많은 홍보인들이 분노했다. 다분히 의도적이고 무리가 따르는 기사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살기 위한 선택이었을까? 기사가 나간 다음 몇몇 기업 홍보팀에 문의를 해보았다. 어느 기업은 이미 협찬 등을 통해 기사를 내린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과도한 협찬 요청에 응답을 안 한 상태였다.

나쁜 언론의 대표적인 사냥감이 기업의 오너와 CEO, 제품, 주가다. 이 세 가지는 기업 홍보인의 아킬레스건이라, 악의적으로 다루면 돈이 들어온다고 생각하는 게 일부 매체의 경영전략이다. 이들과의 거래 또한 비정상이다. 매출의 80%가 광고가 아니라 협찬이다. 협찬에는 정가가 따로 없다. 부르는 게 값이다.

모 인터넷 매체의 경우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광고가 거의 없다. 그래도 잘 유지된다. ‘기사=협찬’에 의존하는 구조다. 한 달 매출만 해도 억대가 넘는다고 한다. 한 번 협찬 받는데 천만원 이상이 오간다. 결국 나쁜 기사와 우호적 기사와 맞교환 장사를 하는 셈이다.

실제 매체의 매력도나 영향력은 떨어지는데 수익성은 유명 매체 보다 좋다. 발행부수가 현저히 떨어지고, 근무하는 인원수도 적은데 협찬이나 광고 단가는 대동소이한 이유에서다. 한 마디로 원가 경쟁력이 뛰어나다. 되는 장사다. 그래서 군소 종이 신문 창간을 노크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에도 인터넷 매체는 수도 없이 늘어나고 있다. 2013년 말 기준 4916개에서 지난해 말 5950개로 늘어났다. 일일 평균 3개 매체가 창간되고 있다.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시장논리로만 따지면 망해야 하지만 생존이 가능하다. 기업 홍보비는 국방비와 같다. 주로 ‘언론 공격’에 방어하기 위해 쓰이는 비용이기 때문이다. 그걸 노리는 악성 매체들로 홍보팀은 몸살을 앓는다. 국가적으로 큰 낭비가 아닐 수 없다.

방법은 뉴스 유통의 파워를 쥐고 있는 포털이 나쁜 언론을 걸러내면 된다. 허나,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방관하고 있다. 결국 언론사 스스로 자정능력을 보여야 하는데 하루 먹고 살기 바쁘단다.

필자가 언론에 제안을 한다. 돈을 많이 벌 생각이면 바른 기사, 즉 아픈 기사를 쓰라고. 그러면 기자로서의 권위도 살릴 수 있고 명예도 지킬 수 있다고. 돈도 제 발로 들어온다. 편집국이 돈을 버리면 돈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다. 나쁜 기사는 일시적 돈벌이지만 아픈 기사는 영원한 돈벌이다. 

 



김광태


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서강대 언론대학원 겸임교수

김광태  thepr@the-pr.co.kr

<저작권자 © 더피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광태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