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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과 방패의 싸움”, 나날이 진화하는 어뷰징 기사 골치
“창과 방패의 싸움”, 나날이 진화하는 어뷰징 기사 골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3.11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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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토픽 키워드 기사 남발…콘텐츠 공해 문제, 포털도 자유롭지 않아

[더피알=안선혜 기자] “강민경 가상데이트, 냉장고를 부탁해 소유, 손흥민 멀티골…” “섹시 유튜브 스타, 사람이좋다 임성은, 나혼자산다 엠버…” “아이비 유혹의 소나타, 강정호 2타수 무안타, 무한도전 어린이집…”

연예 분야 인기 키워드들을 단순 나열해 놓은 듯한 위 문구들은 요즘 복수의 매체들이 매일 포털에 송출하는 기사 제목들이다.

매체마다 조금씩 코너명은 다르지만, 모두 포털에서 제공하는 핫토픽 키워드들을 한 데 묶어 간단한 설명과 함께 기사를 내보내는 형식을 취한다.

▲ 최근 검색 포털 네이버에 전송된 핫토픽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성된 기사들. 사진: 포털사이트 화면 캡처.

핫토픽 키워드는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와는 별도로 각 시간대별 인기 있는 키워드들을 순위별로 노출하는 서비스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9월 PC 통합검색 화면을 개편하면서 오른쪽 상단에 위치하던 실검 순위가 검색어에 따라 하단으로 내려가거나 아예 노출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실검에서 핫토픽 키워드로 언론사들의 관심이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언론사 입장에선 시시각각 변하는 누리꾼들의 관심사를 추적한다는 명분이 있다. 하지만 이미 포털을 통해 확인 가능한 각 시간대의 핫토픽을 끌어다 쓰는 건 언론사 사이트 버즈량을 늘리는 데에 충실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김관규 동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생존을 위한 일종의 진화가 이뤄지는 것 같다”며 “너무나 다양한 매체가 존재하는 지금과 같은 언론 환경에서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으려는 행위가 나타나는 건 필연적인 결과지만, 기사가 제공하는 정보와 이용자가 유입된 키워드 간 일치성이 멀어지면 결국 독자들에게 외면 받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잘못하다보면 상황에 대한 사고력이라든지 필요한 정보를 찾는다는 개념을 벗어나, 즉시적인 뉴스 소비만 횡횡할 수 있다”며 이용자들의 뉴스 소비 패턴에 대한 걱정도 덧붙였다.

이들 기사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키워드를 단순 나열해 놓은 제목 옆으로 기사 내 이미지를 미리 작은 사이즈로 확인할 수 있는 썸네일 이미지에 대체로 섹시미를 풍기는 여성의 사진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황용석 건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미디어 산업, 특히 온라인 미디어 산업은 24시간 체제로 오디언스(청자)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경쟁 중에 있다”며 “선정적인 것이 대중의 주목을 끄는데 유효하다 보니 이같은 선택을 하곤 한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황 교수는 “연성기사나 선정 기사라는 이유 외에도 우리가 책을 살 때 베스트셀러를 중심으로 구매하듯, 다수가 관심 있어 한다는 ‘핫토픽’이라는 것만으로도 주목을 끄는 데 굉장히 유효하기에 이런 새로운 형태의 어뷰징 기사들이 등장한 것 같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매체들의 이런 신종 검색어 낚시는 금세 난관에 부딪혔다. 네이버가 지난 9일 전체 제휴 언론사에 메일을 보내 “제목과 본문에 다수의 키워드를 삽입해 반복 전송하는 어뷰징 기사에 대해 전수 검수를 통한 제외 조치(해당 기사 삭제)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

네이버의 이같은 조치는 10일 오후 5시 이후로 적용돼 현재는 과거 유입을 유도했던 기사들만 남아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기 있는 검색 키워드를 중심으로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반복 전송하는 행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 ‘학업으로 받는 스트레스 세계 최고’라는 핫토픽 키워드 검색 결과 노출된 기사들. 동일한 언론사에서 동일한 내용의 기사를 제목만 조금씩 바꾸어 전송했다.

11일 11시 기준으로 네이버 핫토픽 키워드 순위에 올라온 ‘학업으로 받는 스트레스 세계 최고’라는 키워드 검색 결과만 놓고 보더라도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동일한 기사가 분 단위로 반복 노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라고 보시면 된다”며 “검색 품질이 저하된다는 이용자들의 불편함이 있어서 수차례 공문과 안내를 통해 (언론사에) 시정을 요청하거나 알고리즘을 변경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지만, 새로운 어뷰징 패턴이 계속 생기곤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포털을 중심으로 만연되고 있는 이같은 ‘콘텐츠 공해’는 일차적으론 각 언론사의 책임이 크다. 독자를 생각하며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트래픽을 끌어올려 광고를 유치하는 수단으로 삼는 까닭. 하지만 포털도 보다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황 교수는 “단순히 이용자 통계만을 집계한 것에서 나아가 약간은 가공된 미디어 행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에 포털 또한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묻는다면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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