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으라면 벗겠어요”…한국판 ‘풀몬트’ 강원FC 선수들
“벗으라면 벗겠어요”…한국판 ‘풀몬트’ 강원FC 선수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3.1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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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위해 ‘누드 촬영’ 선뜻…부진 떨치고 2부 리그 우승 목표

[더피알=안선혜 기자] 영국의 유명 코미디 영화 <풀몬트>는 철강 산업이 쇠퇴하면서 실직하게 된 근로자들이 먹고 살기 위해 스트립쇼를 벌이게 된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

한국판 <풀몬트>로 불릴만한 일이 곧 시즌 시작을 앞둔 K리그에서 펼쳐졌다. 강원FC 소속 박용호, 이완, 백종환, 이한샘, 신영준, 최승인 6인이 구단 마케팅을 위해 과감히 옷을 벗어던진 것이다.

강원FC의 주전 축에 속하는 이 선수들은 구단 연간회원권 판매를 위한 홍보 사진을 위해 최근 누드를 감행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기업 소속이 아닌 도민 구단이라는 한계를 딛고 도약하기 위해선 선수 역시 영업사원처럼 뛰어야 한다는 구단 방침이 내려졌고, 이에 선수들이 화답 차원에서 탈의(脫衣) 투혼을 펼쳤다.

선수들이 거리에 나서 회원권 판매를 홍보하는 이벤트에 대한 관심도 예전만 못하고, 일반적인 홍보 이미지 제작 역시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내린 특단의 조치다.

이 아이디어는 임은주 강원FC 대표이사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파격 시도인 만큼 처음엔 선수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약간의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권민정 강원 FC홍보팀 과장은 ““벗으라면 벗겠어요” “몸을 불살라야죠”라며 오히려 농을 던지며 즐겁게 촬영에 임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이완 선수의 경우 촬영 도중 치료실에 구비된 오일까지 공수해오는 열심을 발휘하기도 했다고.

촬영은 지난 1일 숙소인 오렌지하우스에서 2015시즌 유니폼 프로필 촬영과 함께 진행됐는데, 선수들의 심리적 위축을 덜어주기 위해 의상을 조금씩 벗겨나가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권 과장은 “사실 참여한 선수들이 우리 팀에서는 A급 선수들이다보니, 다른 구단에서 선수들을 어떻게 설득했냐고 많은 전화가 오기도 했다”며 “구단 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고, 흥행을 위해 선수들이 노력하는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는 취지를 설명하면서 이 계획이 무리한 게 아니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받아들여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파격적인 홍보 프로젝트에 참여할 선수 선발은 최윤겸 감독과 코칭스태프들의 손에 맡겨졌다. 촬영에 앞서 1차 커뮤니케이션 대상자 역시 이들이었다.

실력과 비주얼을 모두 겸비한 선수들을 뽑아달라는 요청에 박용호, 이완, 백종환, 이한샘, 신영준, 최승인 최종 6인으로 꼽혔고, 선수들 또한 취지에 공감에 흔쾌히 동참하게 됐다.

최 감독은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인 민호의 아버지로, ‘성적만 좋아서 축구장 가는 시대는 지났다’며 ‘우리도 미디어 팬과 적극 소통해야 하고, 스포츠에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가미시켜야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기도 하다.

권 과장은 “선수들이 더 즐겁게 농담하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주어서 구단 입장에서는 고맙기도 했고, 촬영을 해보니 끼가 정말 많더라”며 “남성지 등 여러 잡지 화보 촬영도 환영한다. 팀 흥행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약간의 즐거운 외출을 장려하고 싶다”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강원FC는 지난해까지 자금 압박과 팀성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지금도 여전히 풀어나가야 할 숙제이긴 하나, 올해부터 상황이 호전돼 쌓인 적자를 다 털어버리는 최초의 구단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권 과장은 “채무가 아직 남아 있지만, 상반기 안에 다 갚겠다는 게 우리 계획”이라며 “흑자 전환도 하고, 내년에는 꼭 2부 리그 우승을 거머쥐어서 다시 1부 리그로 올라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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