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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경계 지우는 옴니채널 전쟁
온·오프 경계 지우는 옴니채널 전쟁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3.1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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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구매경로 하나의 채널처럼…롯데 필두 유통 강자들 큰 걸음

ICT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 2015년 트렌드를 바라보는 갖가지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리고 많은 기업들이 이에 발맞추기 위해 부산한 행보다. 온갖 설왕설래가 나오는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단어가 하나 있다. 다름 아닌 ‘옴니채널’이다.

온·오프라인에 퍼져있는 다양한 소비자 접점이 마치 하나의 채널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데에는 전문가들도, 미디어들도 이견이 없어 보인다. 올해가 본격적인 옴니채널의 해가 될 것이라는 의견들도 이어지고 있다.

“옴니채널 구축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역량을 모아 달라. 오프라인 최강자인 우리의 역량을 바탕으로 옴니채널을 성공시킨다면 글로벌 유통기업과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올 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신년사 내용이다. 재계 총수가 신년사를 통해 한해 그룹의 경영비전과 방향성을 언급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구순(九旬)을 넘긴 재계 거물이 직접 챙길 정도로 옴니채널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고객 접점에서의 서비스는 고객경영의 핵심”이라며 “개별 접점에서 시작해 궁극적으로는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채널을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편리하고 즐거운 브랜드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도 옴니채널은 주목할 키워드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은 “스마트폰에서도 대부분의 상품을 상담하고 가입할 수 있는 인터넷 전문 은행 수준의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고 옴니채널, 즉 고객이 영업점과 비대면 채널을 오가며 편리하게 거래하도록 각 채널간 연계성은 높이면서도 역할은 차별화 하겠다”고 밝혔다.

유통과 소비재, 그리고 금융 등 구조가 다른 산업분야의 CEO들이 한결같이 옴니채널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옴니채널이 올해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그리고 이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기존의 고객 플랫폼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기업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모루밍’ 쇼룸 지배하는 옴니채널

‘옴니채널(omni-channel)’은 간단히 말해 온·오프라인과 모바일까지 다양한 구매경로를 마치 하나의 채널처럼 오가며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즉, 기존에는 구분돼 있던 온·오프라인이 마치 하나의 스토어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이야기다.

스마트폰 근거리 위치 인식기술인 ‘비콘(Beacon)’을 적용해 오프라인 소비자에게 정보와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옴니채널의 범주로 인식되고 있다.

박민우 청강문화산업대 모바일스쿨 교수는 “O2O(online to offline) 개념을 포함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스템적 통합뿐만 아니라, 모든 채널에 대해 일관된 서비스 전략과 프로세스가 통합돼 채널 횡단적 고객 분석이 가능한 수준의 상태를 말한다”고 옴니채널을 정의했다.

유통전문가인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구경한 후 반대채널에서 구매하는 행위를 ‘쇼루밍(showrooming)’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모루밍(Morooming)’으로 쇼룸이 옮겨왔다”며 “싱글채널과 멀티채널 시대를 지나 옴니채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유난히 옴니채널이 화두로 떠오르는 배경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온라인 기반 기업과 오프라인 기반 기업을 막론하고 단일한 채널만으로는 소비자 유치가 어렵다는 전망이 깔려있다. 또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가진 각자의 장점을 융합하고자 하는 시도로도 받아들여진다.

마케팅 전문가인 이병곤 디지털슈퍼맨 대표는 “온라인 기업이든 오프라인 기업이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복구매와 객단가(고객 1인당 평균구입액)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일한 채널이 아니라 온·오프라인, 모바일이 연동된 채널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옴니채널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올해 신년사를 통해 옴니채널의 중요성을 강조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표면적인 원인은 소비자 편의성을 제공하겠다는 메시지다. 정보시스템과 물류의 발달로 기반이 다져진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소비자에 대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모든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온·오프라인의 격돌이다. 오프라인은 ‘룩앤필(Look&Feel)이라는 강점과 즉시 (상품을) 픽업해 나갈 수 있다는 강점을 중심으로 전략을 펼쳐왔고, 온라인은 가격비교와 다양성, 폭넓은 정보의 제공, 소비자의 과거 이력 추적이라는 측면에서 강점을 보여 왔다”며 “(온라인 기업에 비해) 수세에 몰려 있다가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이 기회를 제공한다고 파악한 오프라인 기업들이 옴니채널 전략을 들고 나오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한 송 교수는 “흥미로운 사실은 온라인 기업들도 이미 오프라인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다수의 온라인 기업들이 오프라인 상점을 인수해 쇼룸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은 ‘룩앤필’에서의 한계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옴니채널은 오프라인 기업의 온라인 진출, 온라인 기업의 오프라인 강점 따라잡기로 이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민우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사물인터넷과 O2O라는 새로운 트렌드와 맞물려 유통 기업들은 이제 더 이상 기존의 시장접근 방식의 한계를 인식하게 됐다”며 “소비자들의 비정형 구매패턴 분석 없이는 혁신적인 가치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옴니채널 전략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옴니채널 도입은 그야말로 ‘봇물’이라는 수식어가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옴니채널을 가동하고 있거나 혹은 가동을 준비 중이다. 그 정점에는 옴니채널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유통분야가 있다.

이중 가장 공격적인 전략을 펴고 있는 기업은 롯데그룹이다. 앞서 언급했듯 신격호 회장이 직접 올해의 화두로 옴니채널의 중요성을 설파할 만큼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기존 시장접근 방식은 한계…옴니채널 도입 서둘러

롯데는 국내 여타 기업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백화점을 필두로 아울렛과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몰, TV홈쇼핑, 심지어 편의 점(세븐일레븐)에 이르기까지 유통의 거의 모든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옴니채널에 최적화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채널이 융합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서용구 교수는 “롯데는 옴니채널을 하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며 “전 세계에 이런 (유통망을 가진) 업체들은 별로 없다”고 언급했다.

롯데는 국내 유통시장이 가까운 시점에 옴니채널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예상 하에 지난해 3월부터 옴니채널 추진 계획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후 계열사 사장단 워크숍 등을 통해 ‘빅데이터 활용’ ‘IT기반 마케팅과 세일즈’ ‘고객경험 업그레이드’라는 3대 옴니채널 전략과 매장 픽업 서비스, 위치기반 마케팅 등9개의 세부실행과제를 수립했다. 롯데는 옴니채널 연구센터에 해당하는 이른바 ‘이노베이션 랩’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 재계에서 옴니채널에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롯데그룹은 옴니채널 연구센터에 해당하는 이른바 ‘이노베이션 랩’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롯데백화점의 스마트픽업 서비스(사진제공: 롯데백화점)

유통 채널별로 보면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 쇼핑몰 롯데닷컴과의 연계를 통해 본점 1층에 온라인 픽업서비스 전용데스크를 설치했다.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는 스마트픽 서비스를 이용할 때, 매장을 찾아갈 필요 없이 픽업데스크를 방문해 상품을 바로 수령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픽업 어드바이저’가 상주하면서 온라인 주문 상품에 대한 수선 및 스타일링에 관련된 상담서비스를 진행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고객의 위치에 따라 행사정보와 할인쿠폰 등 다양한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비콘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또 롯데마트는 지난 10월부터 월드타워점에서 비콘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장 입구에서 ‘롯데마트몰’ 앱을 실행해 쿠폰을 클릭하면 쇼핑 동선에 따라 맞춤형 할인 쿠폰이 제공된다.

신규 플랫폼, 신기술로 시장 개척

롯데와 함께 국내 유통계의 또 다른 강자로 꼽히는 신세계도 옴니채널 도입에 나섰다. 신세계는 지난해 1월부터 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의 온라인 몰을 통합한 SSG닷컴을 운영 중이다. 백화점과 할인마트의 상품을 하나의 채널에서 구매할 수 있게 한 것. 또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도 구축해 SSG닷컴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편의점 업계도 옴니채널 도입에 나서고 있다. GS25는지난해 9월부터 옴니채널 서비스를 시작했다. 누구나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의점의 장점을 살리고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단축된 유통구조를 접목했다. 스마트폰이나 TV, 정수기처럼 편의점에서 살수 없는 상품들을 바코드 인식만으로 편리하게 구매하도록 한 것이 포인트다.

택배 서비스냐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온라인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은 이른바 ‘로켓배송’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 쇼핑몰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자사 앱과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구입한 제품을 쿠팡이 직접 배송해주는 형태다.

▲ 온라인 소셜커머스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로 온라인 쇼핑몰 한계를 극복하고자 했다. 사진제공: 쿠팡


비단 유통가만 옴니채널 도입에 나서는 것은 아니다. 화장품 업계의 선두주자인 아모레퍼시픽도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옴니채널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신기술을 활용한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 및 앱과 웹, 매장간의 일관되고 새로운 고객체험요소를 제공할 것“이라며 ”모바일 커머스와 SNS 고객접점을 활성화하고 GPS와 바코드 스캐닝, 비콘 등을 활용한 다양한 뷰티 콘텐츠와 고객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디지털 채널을 통해 신(新)시장을 개척하고 자사제품에 대한 해외고객들의 역직구 수요에도 적극적 대응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디지털 고객관리, 빅데이터 인프라, 반응형 웹 및 옴니채널 개발에 필요한 신규 플랫폼과 신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커피체인인 스타벅스는 이른바 ‘사이렌 오더’로 좋은반응을 얻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음료를 주문하고 선 결제까지 마칠 수 있는 서비스다. 매장에서의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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