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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릭요거트 논란’, 무엇이 진짜 문제인가
‘그릭요거트 논란’, 무엇이 진짜 문제인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3.17 1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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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내용에 업체측 강하게 반발…“힘없는 자영업자만 겨냥” 비판도

[더피알=강미혜 기자] 방송사의 무리한 보도일까? 업체의 일방적 주장일까?

종합편성채널 JT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이영돈 PD가 간다>가 최근 방영된 그릭요거트와 관련해 왜곡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이영돈 PD는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 채널A <먹거리 X파일>을 진행하며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어 이번 방송에 대해서도 진실 검증에 대한 시청자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 (관련기사: ‘벌집’ 건드린 채널A…아이스크림업체 뿔났다, 또 논란 휩싸인 ‘X파일’, 고발과 조작은 한끝차?)

▲ 종합편성채널 jt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이영돈 pd가 간다>가 최근 방영된 그릭요거트와 관련해 왜곡논란에 휩싸였다. 사진: 방송 프로그램 화면 캡처.

논란이 된 내용은 지난 15일 방영된 ‘그릭 요구르트’ 편이다. 이영돈 PD는 시중에서 그릭요거트로 판매되고 있는 요구르트의 실체를 파헤쳤다.

그릭요거트(greek yogurt)는 그리스 등 지중해 지방에서 유래된 것으로, 일반 요거트에 비해 단백질과 칼슘 함량이 2배 가량 높아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는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이에 해당 프로그램은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여러 제품을 시식하며 셰프와 푸드 칼럼니스트 등과 함께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그릭’이란 이름을 달고 팔리는 대부분의 요거트가 원조와는 상당히 다른 맛과 제형이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한발 더 나아가 이영돈 PD는 ‘진짜 그릭 요거트’를 찾아 그리스에까지 직접 가서 현지 여러 제품을 시식하고 차이를 비교했다. 요거트를 맛본 그는 “한국과는 확실히 다른 맛이다”며 “(그리스의 그릭 요거트가) 건강에 훨씬 좋을 것 같고 유산균도 농후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코멘트도 했다.

방송 직후 한 업체 “화 나고 어처구니가 없다”

하지만 방송이 나가자 한 그릭요거트 업체 사장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이영돈 PD가 간다. 그릭요거트 방송 왜 이런식입니까?’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사장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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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장은 “6년 전부터 요거트샵을 운영하고 있고 요거트는 이모부님께서 8년째 만들고 계신다”며 “누구보다 정직하고 느리게 (그릭요거트를) 만들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제작진 측이) 한국에 제대로 그릭요거트 첨가물 없이 발효시키는 업체는 저희 밖에 없다면서 계속 촬영 요청(을) 주셨지만 여러번 고사했다”며 “그런데 저희 가게에 몰래 오셔서 촬영을 했다. 유기농 가당 그릭요거트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유기농 무가당 요거트가 있다고 설명을 해줬는데 굳이 유기농 가당 그릭요거트와 방송에서 나온 오이가 들어간 요거트를 시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송을 보는 내내 제 가게가 얼렁뚱땅 나온 부분에 화가 나고 그 뒤로는 어처구니가 없더”라며 “지금도 수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신다. 거짓말 한 번 못하고 살았는데 도대체 왜 고객들에게 거짓말쟁이가 되어야 합니까”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글을 접한 다수의 네티즌들 역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피해 본 사람이 한 두명 아니에요. 힘내세요!!!” “너무하다. 법적 대응하세요” “이참에 방송의 조작도 좀 이슈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글 올린 분 얘기가 사실이라면 정정보도와 제작진의 진심어린 사과가 있어야 한다” 등 업체 사장을 옹호하며 방송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많다.

일각에선 이영돈 PD의 과거 방송 논란까지 거론하며 “힘없는 자영업자들만 보내는 방송” “남들은 피해보고 이영돈은 모르쇠하고” “예전부터 애꿎은 자영업자 여럿 죽였다” 등 개인에 대한 쓴소리도 내고 있다.

반면 “이영돈 PD팀이 자의적으로 판단하기보다 전문가들 조언을 구했으니까 편파라고 보기 어려울 것 같다” “만일 정말로 결백하다면 댓글 달 시간에 법적인 고려부터 하시길 바랍니다”는 상반된 시각도 있다.

이처럼 그릭요거트 방송 내용이 삽시간에 조작·왜곡 논란에 휩싸이자, <이영돈 PD가 간다> 제작진 측은 17일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JTBC 제작진 “필요하면 재검증 하겠다”

제작진은 “제대로 만든 미국의 한 (그릭요거트) 브랜드가 많은 미국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과연 그런 제품이 없을까 라는 게 이번 기획의 시발점이었다”고 취지를 설명한 후, “방송 후 시청자 여러분들이 보여주신 뜨거운 반응은 건강을 위한 열망 그 자체였다”고 자평했다.

이어 “방송 후 한 업체가 항의를 해 왔다. 프로그램 내용에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시정할 용의가 있다”면서 “‘그릭 요구르트’ 편에서 한 업체가 제기한 논란에 대해서도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 이번 주 일요일 <이영돈PD가 간다> 편에 방송하겠다”고 전했다. 정정할 것이 있으면 정정하고, 재검증이 필요하면 재검증을 하겠다는 것.

▲ 그릭요거트 관련, 논란이 커지자 제작진은 17일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청자 게시판에는 “항상 아님 말고식이네” “시청자들이 뭐라 하니까 아,, 미안 다시 검증할께,,, 이러면 끝??” “끝까지 사과는 안하네” “백번 사과해도 모자랄텐데 누가 누굴 검증?” 등 이영돈 PD를 비롯해 JTBC 제작진을 향한 비난 글이 봇물을 이룬다.

방송 내용에 대한 시정이나 정정 가능성 외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것에 대해 JTBC 홍보 관계자는 “(억울함을 호소한 그릭요거트 업체) 사장이 주장하는 부분이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며 “제작진과 그분 입장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서로 얘기하는 과정이다. 만나서 오해는 풀고 재검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돈 PD가 유독 자영업자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방송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비판에 대해선 “그 문제는 방송사 측에서 답할 사안이 아니다”고 전했다. 

▲ 논란에 대해 재검증하겠다는 제작진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시청자 게시판에는 비판 글이 줄을 잇는다. 사진: <이영돈 pd가 간다> 시청자 게시판 일부 화면.

전문가  “사회적 손실 감안, 반드시 검증된 내용만 다뤄야”

소비자(시청자)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식품·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논란이 반복되는 것과 관련해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유현재 서강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진위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통일된 창구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가령, 미국의 경우 특정 사안에 대해 논란이 터졌다 하면 질병관리본부(CDC) 등 국민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들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 점이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유 교수는 “(공인된 기관에서) 빠르게 검증이 어렵다 보니 언론에서 뭐 하나 보도하면 특정 업체가 문을 닫거나, 업계 전체가 직격탄을 맞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며 아울러 “방송(언론) 또한 철저하게 검증된 내용을 따져 보도해야 한다”며 보다 신중한 자세를 당부했다.

유 교수는 “건강 관련 이슈는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 언론보도의 공과를 쉽게 따질 순 없다”면서도 “정확하지 않은 방법론에 기반해 조사한 내용을 방송하게 될 경우, 기업하는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 사회적 손실이 엄청난 만큼 반드시 검증된 내용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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