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표 ‘로봇연기’…“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김무성표 ‘로봇연기’…“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3.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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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참여 앱 명칭 공모영상 출연, 젊은층과의 소통 강화로 풀이

[더피알=문용필 기자] 3월의 어느 날 서울 한강 시민공원. 빨간 트레이닝 복을 입은 남자가 컵라면을 먹으며 절규하듯 외친다. “소통, 소통, 소통이 무슨 동네 개 이름이야? 어디 얘기할 데가 있어야 얘기를 하지!”

그러자 잔잔한 배경음악이 깔리고 한 노신사가 강바람에 코트자락을 휘날리며 남자에게 천천히 걸어온다. 그리고는 내뱉는 뜬금없는 한마디.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노신사의 정체는 다름아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다.

▲ 새누리당 정치참여 어플리케이션 명칭 공모 동영상에 출연한 김무성 대표/사진:해당 동영상 캡쳐

김무성 대표의 ‘로봇연기’를 통해 새누리당의 정치참여 어플리케이션 명칭 공모를 독려하는 동영상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연예계 최고의 히트작 중 하나로 꼽히는 가수 장수원의 ‘로봇연기’를 패러디한 것.

집권 여당의 대표이자 5선 중진 국회의원인 김 대표가 이같은 시도를 했다는 점만으로도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해 보인다. 영상의 말미에는 트레이닝복 남자와 시소를 타며 특유의 부산사투리로 “이름이 뭐고?”라고 묻는 김 대표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번 영상은 젊은층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가려는 새누리당의 전략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상을 제작한 새누리당 뉴미디어국 관계자 또한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모바일을 많이 활용하는 계층을 본다면 그런 의도가 분명히 녹여져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 대표는 어떻게 영상에 출연하게 됐을까. 이 관계자는 “대표님이 소통 플랫폼을 만드는데 굉장히 관심이 높다”며 “국민공감을 위한 공모전을 하니 참여해달라고 대표님에게 전했는데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렇게 해서 김 대표는 지난 6일 진행된 촬영에 동참하게 됐다.

장수원의 로봇연기 대사를 패러디하기는 했지만 의도적으로 로봇 같은 어색한 연기를 한 것은 아니라고. 새누리당 관계자는 “부산사투리의 억양을 서울말로 바꾸면 로봇연기가 되지 않느냐”며 “저희가 잡은 콘셉트는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식으로) 자연스럽게 말을 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날씨도 도움을 줬다. 바람이 불어와 코트가 날리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영상에 담겼기 때문이다. 이날 촬영은 한 시간 남짓 진행됐다고 한다.

이렇게 완성된 영상은 초반 화제몰이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지난 14일 유튜브에 게재된 이 영상은 채 1주일도 안돼 1만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기업이 만든 바이럴 영상 화제작에 비하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무관심과 비판적인 시선을 생각하면 의미있는 수치다.

재미있는 점은 야당에서도 이 영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는 것이다. 허영일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은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젊은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며 “여와 야를 막론하고 20-30대 젊은 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 것은, 참여민주주의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지만으로 젊은이들의 아픈 현실이 치유되지는 않지만, 정치권의 진심과 노력이 전달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김 대표의 홍보 동영상을 계기로 여와 야 모두가 젊은이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정치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 선의의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 새누리당 정치참여 어플리케이션 명칭 공모 동영상에 출연한 김무성 대표/사진:해당 동영상 캡쳐

이같은 좋은 반응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크게 (화제가) 될 것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재미있게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당) 내부 분들이 고생했는데 결과가 잘 나와서 기쁘다”고 전했다.

당사자인 김 대표의 반응은 어땠을까. 이 관계자는 “(동영상) 공개 전에 보고를 드렸는데 미소를 지으시더라”고 말했다.

실제 김 대표는 “추운 겨울 한강에서 열심히 찍은 건데, 여러분들 소감이 궁금하네요. 어플 이름 공모에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해당 영상을 트위터에 게재하는 등 홍보에도 직접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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