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PR의 현재와 과제
멕시코 PR의 현재와 과제
  • 신인섭 (1929insshin@naver.com)
  • 승인 2015.03.2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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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섭의 글로벌PR-히스토리PR] 비약적 발전 속 세 가지 문제

[더피알=신인섭] 멕시코는 오랜 식민 통치와 일당 지배의 정치 영향을 받았다. 16세기 초부터 300년 동안 스페인 지배하에 있다가 1821년에 독립했으나 1846~1947년의 미국과의 전쟁, 1860년 프랑스와의 전쟁, 세 차례의 헌법 개정 그리고 70년간의 일당 통치가 끝난 2000년까지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었다. 견해가 다를 수 있지만 국제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의 평가로는 정치는 부분 자유, 언론은 부자유에 속한다.


네덜란드의 사회심리학자 홉스테드(G. Hofsted)의 문화척도를 기준으로 하면, 멕시코의 세력거리 척도는 한국의 60보다 더 높은 81로, 위계질서가 강한 나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니 개인주의 척도는 낮다. 물론 한국의 18보다는 높아서 30이지만 미국의 3분의 1이다. 그룹에 대한 충성도와 특히 일가에 대한 배려가 강한 나라다.

한편 남자다움 척도는 높고 불확실성 기피에서는 한국과 비슷한 82이다. 따라서 해야 될 일, 해서는 안 될 규범들이 있어 이것을 어기면 때로 벌을 받게 된다. 장기 지향은 서구와 비슷하나 느긋한 면이 있는 문화의 나라이기도 하다.

매체 영향력, TV방송이 압도적

멕시코 매체시장의 두드러진 특징은 ‘소유의 집중’이다. 신문은 유·무가지를 합해 510종의 제호가 있으며 총 발행부수는 530만부에 불과하다.

중남미 최대의 신문사 그루포 리포르마(Grupo Reforma)는 멕시코의 신문사로, 5개 도시에서 10개 일간지를 발행하고 있다. 그밖에 수도인 멕시코시를 포함한 5개 도시에서는 메트로(Metro)라는 일간을 발행하고 있다.

또한 석간신문과 통신사업체인 뉴스와이어, 그리고 콘텐트 웹 사업도 하고 있다. 이 그룹의 일간지 총발행부수는 140만부로 멕시코 신문시장의 26%를 차지한다. 이렇듯 멕시코 언론 매체시장은 소수 언론사에 집중돼 있다.

또 다른 특징은 방송매체의 압도적인 위치이다. 멕시코의 TV는 1955년에 창설한 라틴아메리카 제2위의 텔레비사(Televisa)와 1993년에 민영화한 아스테카(Azteca)가 지배하고 있다. 텔레비사는 4개 네트워크에 253개 방송국을 보유, 멕시코 시장의 5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12년 수입은 53억달러였다. 아스테카는 미국의 유니비전과 제휴하고 있다.

멕시코의 전파매체 지배 현상은 광고비를 보면 짐작할 수 있는데 TV가 63.1%고, 라디오가 9.5%로서 방송 광고비의 비중이 72.6%에 이르고 있다. <표1 참고>

▲ 자료: zenithoptimedia 추정


인터넷 보급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데 사용자는 512만(2013년 기준)으로 인구 대비 43%에 이른다. 이 상황은 광고비에도 나타는데 인터넷 광고는 총광고비의 14.2%를 차지하고 있어서 인쇄 매체 광고비의 거의 갑절에 가깝다. 신문 보급률이 낮긴 하나 메시지의 도달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문제가 없으며 또한 언론 매체에 대한 접근에도 문제가 없다.

PR비 10년 새 642% 증가

멕시코 PR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PR단체인 멕시코PR전문가협회(Mexican Association of Public Relations Professionals)가 처음 탄생한 것은 1960년이다. 이후 1978년에 사라졌다가 1996년에 다시 부활했다.

멕시코의 PR은 1980년대에 본격화됐다. 멕시코PR회사협회(ProRP) 발표에 의하면 PR회사 90개사 가운데 12%는 1980년대, 42%는 1990년대, 19%가 2000년에 창립됐고 나머지 27%는 2001~2007년 사이에 설립됐다.

이같은 사실이 멕시코 PR의 발전 시기를 반영하고 있다. 1997년 멕시코 PR비(PR회사 수입)는 1억4000만페소에서 2007년에는 9억페소(8330만달러)로 증가해 642%라는 놀라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런데 PR주(=광고주) 측에서 사용하는 PR비를 합하면 2006년 멕시코 총 PR비는 17억5000만페소(약 1억6230만달러)로 추정된다.

▲ 멕시코 pr·광고 전문지.
사진 출처: 공식 페이스북 (es-la.facebook.com/revistamerca2.0)


2009년 라탐콤 서베이(LatAmCom Survey)에 의하면 멕시코 PR에는 몇 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첫째, 멕시코에서 PR이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했다. 둘째로 멕시코의 PR이 상당한 수준에 오른 것은 사실이나 전문화가 더욱 요구되고 있으며, 지식을 나눌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아울러 PR이 광고, 마케팅 및 저널리즘과 차별화돼야 한다.

셋째, 멕시코의 현행 법규는 PR인 자격을 규정하고 고용에도 정부가 관여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이는 잘못이며 자유화돼야 한다. 해당 서베이에선 또 다른 의견이 제시됐는데 정부가 나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담을 규제할 필요가 없으며, 기업이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맡겨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PR 서비스, 언론관계·CSR·로비 등 다양

멕시코에는 현재 10대 다국적 PR회사가 모두 진출해 있다. PR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기업의 PR업무 대행, CSR, 언론관계 및 위기관리, 통합 커뮤니케이션, 행사 기획과 실행, 라이프스타일 PR 및 로비 등으로 한국과 유사하다. <표2 참고> 정치의 민주화 및 언론의 자유화를 반영하는 흥미로운 현상은 아직 소수이기는 하나, PR회사 업무 가운데 로비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1950~60년대부터 대학에서 저널리즘 교육이 있었다. 1976년이 되자 라티노아메리카나(Latinoamericana) 대학과 파시피코(Pacifico) 대학에서 PR교육을 시작했다. 지금은 달라졌으나 1970년대에서 1980년대 후반까지 대학에서 PR의 학문적 논거가 희박하다는 이유와 PR이 친(親)자본주의 친(親)제국주의라는 이유로 교육을 금지했다.

현재는 여러 대학에서 학사·석사 과정에 PR과정이 있다. 멕시코의 PR과 광고 관련 전문지는 일간 <Mercado 2.0>으로 태반의 자료는 이 간행물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언어는 스페인어다.

지난 20여년 동안 멕시코의 PR 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것은 사실이나, 세 가지 문제가 남아 있다. 첫째, 여러 PR주가 아직도 PR의 활용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지나치게 대중매체 이용에 의존하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조직이 마케팅과 PR의 잠재력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신인섭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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