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脫스펙 채용’ 실험, 성공할까?
공기업 ‘脫스펙 채용’ 실험, 성공할까?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3.26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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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학점·토익 대신 직무능력 평가, 채용문화 바꿔나가야

공공기관의 ‘脫스펙 채용’ 실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앞으로 130개 공공기관이 신입사원 채용에서 학점이나 토익 점수, 각종 자격증 등 스펙을 보지 않기로 했다. 대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직무 능력을 위주로 평가하기로 했다. 스펙쌓기의 폐해를 없애자는 건데, 제대로 정착될지는 의문이다.

학벌과 스펙이 문제 된 것은 오래다. 특히 경제난에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11.5%에 이른 마당이니 물불 가리지 않는 스펙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스펙쌓기에 드는 비용을 조사했더니 1인당 평균 4269만원이 들었다는 조사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쌓은 스펙은 정작 기업에선 별 쓸모가 없었다. 경총 조사 결과 기업들은 신입사원 교육비용으로 1인당 평균 6000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 산·학이 따로 노는 비효율적 구조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에서 학벌과 스펙을 배제한 것은 큰 변화”라며 “채용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학벌 위주의 사회 구조를 바꿀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제대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스펙을 없앤 대신 직무능력 키우기 열풍으로 ‘제2의 스펙’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투명한 기준에 따라 선발할 수 있느냐 여부도 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지난 1월15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열린 2015학년도 편입학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귀가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사설>(26일 조간)

▲ 경향신문 = '한국형 블랙기업 지표'가 말하는 청년노동의 현실 /대형 사고 발생 시설ㆍ기관 없앤다고 안전 담보 되나 /박태환은 지금 용서 받은 것이 아니다
▲ 국민일보 = 제주 4ㆍ3사건, 역사적 사실 왜곡해선 안 된다 /공기업의 脫스펙 채용 보완할 점 적지 않아 /특별감찰관, 대통령 눈치 보지 말아야
▲ 동아일보 = 공무원연금案에서 구체적 수치 뺀 野, 국민을 바보로 아나 /국회의원ㆍ권력기관장도 특별감찰관 조사대상 돼야 /공직비리 잡아야 할 감사원이 韓電의 性접대 받다니
▲ 서울신문 = 야당, 부실 논란 딛고 연금안 대타협 책임져라 /북, 5ㆍ24 조치 해제 원한다면 즉각 대화 응하라 /공공기관 직무능력 위주 채용 방향은 옳다
▲ 세계일보 = 천안함 46용사 볼 낯이 없다 /GNI 3만달러 벽 앞에서 주저앉지 않으려면 /공기업 '脫스펙 바람', 채용문화 대수술 계기로 삼아야
▲ 조선일보 = 공무원연금 결국 국민연금 수준으로 갈 수밖에 없다 /감찰 담당 간부가 性접대까지 받는 요지경 감사원 /'과잉 스펙' 없앤다고 청년 失業 고통 줄어들까
▲ 중앙일보 = 이젠 문재인 대표의 통 큰 결단만 남았다 /3ㆍ26은 '국가안보 경종의 날'이 되어야 /네티즌 1100여 명 모욕 혐의 고소, 뭔가 이상하다
▲ 한겨레 = 공무원연금 개편, 인내심과 지혜로 대타협을 /'천안함 후유증' 털고 남북관계 개선 힘쓸 때 /'한국의 인권'이 걸린 박상옥 청문회
▲ 한국일보 = 공무원연금개혁, 시한 맞춰 대타협 못할 것 없다 /핵 보유국이라니, 신중해야 할 여당대표 언행 /특별감찰관제 출범, 실효성 있으려면 보완해야
▲ 매일경제 = 박근혜정부 소득 3만弗 돌파 내년으로 미뤄지나 /野 공무원연금案 구체적인 수치 밝히는게 正道다 /안심대출, 은행 고정대출ㆍ2금융권 고객에도 해줘야
▲ 한국경제 = "불평등 해소 방법도 경제성장 외엔 없다" /노동소득분배율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 /정부는 아직도 단통법 효과 주장할 텐가

조선일보는 ‘과잉 스펙' 없앤다고 청년 失業 고통 줄어들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도로공사 등 130개 공기업·공공기관이 신입 사원을 공채로 뽑을 때 학점·어학능력·자격증 등 ‘스펙’ 대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직무 능력을 위주로 평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입사 지원서에 학점, 외국어 점수 등을 적는 칸은 사라진다”고 전했다.

이어 “웬만한 회사 입사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넘다 보니 취업 준비생들은 불안한 마음에 스펙을 하나라도 더 쌓으려고 애를 쓴다. 대학생의 57%가 어학 실력을 높이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에 다닌다. 은행권 신입 직원 10명 중 9명은 한 개 이상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러나 정작 기업들은 ‘대졸자를 뽑아 일을 시켜 보면 현장 업무 준비가 안 돼 있어 따로 교육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선은 “공기업이 채용 방식을 바꾸면 그동안 취업 준비생들이 과잉(過剩) 스펙을 쌓느라 낭비했던 사회적 비용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채용 방식을 바꾼다고 해서 일자리가 늘어나거나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 투자와 고용이 일어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일보는 ‘공기업 ‘脫스펙 바람’, 채용문화 대수술 계기로 삼아야’라는 사설을 통해 “학벌과 스펙이 문제 된 것은 오래다. 특히 경제난에 청년실업률이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11.5%에 이른 마당이니 물불 가리지 않는 스펙 쌓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에서 학벌과 스펙을 배제하기로 한 것은 큰 변화다. 채용 문화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학벌 위주의 사회 고질을 뿌리 뽑을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스펙 쌓기에 드는 비용을 조사했더니 등록금을 포함해 1인당 평균 4269만원이 들었다는 조사도 있다. 서민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쌓은 스펙은 쓸모 있을까. 경총의 조사 결과, 기업들은 신입사원 교육비용으로 1인당 평균 6000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고 한다. 후진적 채용구조 속에 산·학이 따로 노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비효율도 없다”고 지적했다.

세계는 특히 “중요한 것은 제대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리가 벌써 나온다. ‘제2의 스펙’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따른 세부 직군이 797개에 이르니 업무역량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또 다른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탓이다. 취업준비생의 선택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공공기관이 투명한 기준에 따라 선발할 수 있느냐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는 ‘공기업의 脫스펙 채용 보완할 점 적지 않아’라는 사설에서 “이번 시도가 결실을 거두려면 보완해야 할 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직무능력 중심 채용이 또 다른 스펙을 요구할 수 있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한다. 또 지금까지는 공공기관 여러 곳을 대상으로 취업 준비를 했으나 앞으로는 불가능하다. 직무능력을 돋보이게 드러내기 위해서는 금융, 공항, 보건, 관광 등 공공기관의 업무별로 맞춤형 준비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학교육이 지나치게 인력 수요자 중심의 실무적 내용으로 바뀔 가능성도 경계해야겠다. 기업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겠지만 대학이 취업을 위한 맞춤형 인력 양성 기관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안타깝게도 교육 당국이 이런 현상을 부추기고 있어 더욱 걱정이다”라고 우려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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