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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위기·도전…직업PR의 한계
변화·위기·도전…직업PR의 한계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4.01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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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은퇴’? PR 전문성에 대한 근본적 물음 제기

의사나 변호사가 되길 원하듯 PR인을 꿈꾸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베테랑 PR인을 두고 기자 출신을 커뮤니케이션 총책으로 선임하는 이유는 뭘까? 20~30년 간 홍보 한 우물을 팠어도 퇴직과 동시에 왜 백수가 되는 걸까?
다소 뜬금없는 질문들이 기획의 출발점이 됐다. PR이란 업이 갖는 전문성, PR인으로서 미래 비전에 관한 이야기다. 급변을 넘어 격변하는 PR현장 속 전문가는 과연 누구인가.

[더피알=강미혜 기자] 기자를 하려다 길을 틀었지만 아직은 PR인이라는 수식어가 낯설다는 20대, 홍보 업무는 재밌고 보람차지만 계속 해야 할지는 망설여진다는 30대, 3년 안으로 브랜드를 만들지 못하면 설비기사 자격증에라도 도전할 것이라는 40대, 반평생을 홍보와 함께 했는데 퇴직 후 홍보인으로서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50대. (관련기사: PR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전·현직 PR인 4명이 고백한 ‘나의 스토리’를 거칠게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나이, 경력, 연차가 각기 다르지만 PR이란 키워드 아래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첫째, 특별한 기대나 준비 없이 PR의 길로 들어섰다.
둘째, 업무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셋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PR인으로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물론 기사에 언급된 사례만으로 전부 일반화시킬 순 없지만, 지금껏 많은 PR인들이 토로한 지점과 닿아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인하우스와 에이전시(*편의상 기업 홍보를 인하우스, PR회사를 에이전시로 명명)를 막론하고 현재 PR계는 변화와 도전, 그리고 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미디어 환경 변화가 결정적이다.

언론관계 중심의 전통적 PR에 크나큰 균열이 생긴 지 오래다. 기업PR의 꽃이라 불리던 언론홍보의 위상과 효과는 갈수록 떨어지고, 퍼블리시티로 먹고 살던 PR회사는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PR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젊은 PR인은 불확실성에 따른 혼란이 크고, 나이든 PR인은 당장 노후 걱정이 앞선다.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서 자기 경쟁력을 높이려는 PR인들이 많다. 동시에 PR이란 업, PR인의 전문성에 대한 근본적 물음도 재차 제기되고 있다.

“PR은 전문직”…다만, 현실적 한계 있어

PR 전문성을 평가하는 시각은 다소 엇갈리는데 우선 ‘전문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김장렬 콜로라도 주립대 교수는 미국 플로리다대 PR학과 캐슬린 켈리(Kathleen S. Kelly) 교수의 주장을 인용해 전문직의 개념을 설명했다.

켈리 교수는 전문직이 되려면 △이론과 연구에 근거한 지식(body of knowledge base on theory and research) △공식적인 대학 교육 프로그램(program of formal education) △협회(professional association) △윤리강령(code of ethics) △산업 종사자들의 자발적 노력과 참여(professional autonomy&allegiance) 등 5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5가지 기준으로 볼 때 한국 PR은 분명하게 전문직”이라면서 “다만 전문직답게 업계 종사자들이 좀 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임해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직업 PR인의 한계는 분명 존재한다. 퇴직 이후 제2의 길을 찾지 못하는 PR인이 넘쳐나는 현실이 이를 짐작케 한다. 특히 인하우스(기업 홍보팀) 출신들의 사정이 심각하다. 오랫동안 한 우물을 팠어도 경험과 전문성을 발휘할 곳이 마땅치 않아 퇴직이 곧 은퇴로 받아들여지기 일쑤다.

한 전직 대기업 홍보임원은 “우리 땐 기업에서 하는 홍보의 큰 줄기가 (기자)인맥 넓히고 관리하는 것이었다”며 “그 외 실행은 대부분 외부 에이전시에 맡기다 보니 실무에 필요한 노하우를 쌓기가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또다른 전직 홍보임원도 “은퇴한 홍보인 태반이 돈 쓰는 것에만 익숙하지 돈 버는 감각은 제로다. 비즈니스 마인드가 없으니 퇴직하면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PR업무의 주 대상은 언론에 국한됐다. 좋은 기사 크게 내고, 나쁜 기사는 축소하는 것이 홍보력을 가늠하는 지표였다. 기자를 잘 응대해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PR인에게 필수불가결한 업무였다.

그런데 지금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다양해지고 언론 외에도 수많은 이해관계자와 직·간접적으로 만난다. 홍보 대상이 산발적으로 흩어지면서 기존 PR의 전문성은 모호해졌다. 공중관계(Public Relations)라는 PR의 원개념에서 새롭게 PR을 마주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관점에서 전직 홍보임원들은 후배들을 향해 “기존 관행과 업무 스타일에서 탈피해 PR의 새로운 비전을 찾아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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