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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화된 먹거리 공포,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패턴화된 먹거리 공포,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유현재 (hyunjaeyu@gmail.com)
  • 승인 2015.04.03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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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재의 Now 헬스컴]정부기관 대국민 알림 버전 홍보 필요

[더피알=유현재] 얼마 전, 언론에서 ‘고래회충’과 관련된 소식이 터져 나왔다. 보도되자마자 각종 웹사이트에서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났고 회나 스시, 해산물 등을 판매하는 일부 상인들이 직격탄을 맞았다는 소식도 어김없이 들려왔다.

필자를 포함해 당시 보도를 접한 대다수 국민들은 해당 영상이 전하는 충격에 할 말을 잃을 정도였다. 보도에는 정말로 ‘시뻘건’ 회충이 지금 막 바다에서 나온 생선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충격적 장면이 등장한다.

▲ 얼마 전 ‘고래회충’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언론 보도 이후 급격한 공포심에 회, 해산물 등을 판매하는 일부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 고래회충 관련 소식을 전하는 kbs 뉴스 화면.

저녁식사라도 하는 중이었다면 필시 소리를 지르며 채널을 돌릴 만큼 강력한 비주얼이었다. 동해안 일부 바닷가에서 지금 발견되고 있음을 알리는 멘트가 이어졌고, 해당 보도의 후폭풍은 엄청났다.

국민들은 즉시 공포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실로 수많은 사람들이 당일 점심 혹은 저녁으로 섭취한, 한국인에게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생선회 혹은 스시와 관련된 이야기였기에 고래회충을 둘러싼 이슈는 무서움 그 자체였다.

사람들은 가족과 친지들에게 절대로 먹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퍼다 나르기 바빴을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찾아온 자연스러운 고민은 “그럼 앞으로는 어떡하지?”가 아니었을까 싶다.

사실 생선회와 관련해 위해요소가 발견되고, 한동안 무서움에 휩싸이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약 일년 전에도, 아니 오년 전, 십년 전에도 비슷한 난리가 틀림없이 있었고 지금과 유사하게 일정한 기간 극도의 공포감을 느끼며 생선회와 스시 등에 대한 소비를 자제했을 것이다. 그리고 일정 기간이 지나 무서움이 잠잠해지면 다시 횟집을 찾는 패턴이 반복돼 왔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우리 행동결정에 준거가 되는 사항은 무엇일까?

위생과 보건, 식품, 건강 등의 화두와 밀접하게 연관된 각 기관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들은 그 정보에 의해 개인행동을 결정했던 것일까? 아니면 언론에서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게 됐고, 주변에서 하나 둘 횟집에 다시 방문하기 시작하면서 “에라 모르겠다. 설마 내가…”라는 심정으로 반신반의하며 일상으로 돌아왔을까?

‘필요 공포수준’ 어떻게 조절

정확한 근거자료는 없겠지만 비율로 따지자면 아마도 후자에 속하는 국민들이 훨씬 많지 않을까 생각된다. 각종 건강 관련 국가기관에서 특정한 사안들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고, 설령 발표했다고 하더라도 제공된 정보들을 모든 사람들이 꼼꼼하게 접하는 것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현실에 비춰 필자는 관련 국가기관의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고 싶다. 생선회나 육류 등 먹거리와 관련된 사안을 포함,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이슈라면 당사자인 국민에게 무엇이든 예외 없이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닥친 위기에 대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것인지, 어떠한 방법이 가장 최선인지에 대한 판단을 신속하게 진행해 결론을 내린 다음 국민에게 반드시 알려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보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고래회충이 언론에 보도되며 국민들이 무작정 공포에 휩싸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래회충에 대한 정보와 최선의 예방법을 웹사이트에 올렸다.

고래회충의 위험성과 관련, 당시 보도에서 언급한 정도의 공포감을 느낄 이유는 없으며, 고래회충이란 사실 예전부터 상존한 위험 요인으로 실제 회를 소비함에 있어 감염 우려는 예상보다 낮다는 설명이 있었다. 해당 게시물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고래회충을 다룬 최초의 보도와 상충되는 언론보도가 나왔고, 국민이 가져야 할 ‘필요 공포수준’의 정도는 낮아지기 시작했다.

국민들의 높아진 관심을 반영하는 듯, 최초 게시한 다음 채 사흘이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서 해당 게시물은 조회수 1300건을 넘겼으며, 그 수치는 함께 정리돼 있는 언론홍보자료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리 긴 내용은 아니었지만 고래회충과 관련돼 가장 최근에 시행된 실제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돼 국민들이 어느 정도로 걱정해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하면 비교적 안전하게 회를 계속 먹을 수 있는 지 등에 대한 안내를 소위 ‘깨알같이’ 제공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 고래회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고래회충 정보와 최선의 예방법을 웹사이트에 게시했다. 사진: 해당 게시물 화면 캡처.


필자는 이같은 일련의 발 빠른 대응이 식약처를 비롯한 모든 건강 관련 공공기관에서 시스템화 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 사실 우리 사회는 일년 중 단 한 달도 식생활 및 건강과 관련해 온전히 안전하게 지내는 시간이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구제역 때문에 육류를 마음껏 먹기 겁나는 순간도 있을 것이며, 가장 안전해야 할 산후조리원에 특정 질병이 유행해 가슴을 졸일 수도, 또 황사 및 미세먼지 등이 너무 심해져서 옥외에서 사먹는 음식들의 안전이 위험해지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물론 상기 예로 든 사항들은 대부분 언론을 통해 공론화되겠지만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를 무조건적으로 신뢰할 수 없기에 국민들은 상당히 헷갈리게 된다. 보도내용을 그대로 믿기에는 식생활 등 일상생활에 너무 막대한 제약이 있고, 그렇다고 덮어놓고 무시하기에도 불안한 상황이 반복해서 벌어진다.

건강행동 지키는 ‘컨트롤타워’

결국 갈등 상황에서 국민에게 가장 최선의 행동방식을 대신해서 결정해주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가급적이면 가장 신속한 시점에서, 가장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또 지극히 과학적인 시각에서 최대한의 정보들을 수집, 분석함으로써 최선의 판단을 국민들에게 게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나 FDA(식품의약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기적 경고 환기 방식도 좋겠고, 우리나라만의 상황 등을 고려해 독특한 방식의 경고 콘텐츠를 개발해도 좋을 듯하다.

각종 정보 콘텐츠에 자주 사용되는 캐릭터나 인포그래픽을 적용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건강행동 지킴이로서 정기적 역할을 하도록 조직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언론홍보자료를 SNS 등 대국민 알림 버전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국민들이 기대고 의지하는 기관은, 궁극적으로는 위대한 기관이 될 것이다. 일이 터질 때마다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찾기 위해 모든 국민들이 무조건 달려가는 바로 그 기관, 해당 기관의 입장에서 이보다 더 중요한 성취가 어디에 있겠는가?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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