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에서 보기로’…이미지에 힘쏟는 SNS
‘읽기에서 보기로’…이미지에 힘쏟는 SNS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4.0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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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의 부상, 국내 업체 폴라·쨉으로 응수

[더피알=안선혜 기자] 사진 기반 대표적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이 지난해 12월 전세계 월간 활동 사용자 수 3억명을 넘어섰다. 이는 소셜미디어 시대의 본격적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트위터(2억8400만명)를 제친 수치다.

더 놀라운 건 인스타그램이 불과 9개월만에 활동 유저 1억명을 늘렸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3월 월간 활동 사용자 수 2억명을 돌파한 후 같은 해 또 다른 기록을 세우면서 위력을 과시한 셈이다. 당시(12월 기준) 집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선 하루 평균 7000만장 이상의 사진이 공유되고, 일 평균 ‘좋아요’ 수는 자그마치 25억개에 달한다.

▲ 사진 및 동영상 sns인 인스타그램이 지난해 12월 월간 활동사용자수 3억명을 넘어섰다. 오른쪽 위는 아이돌그룹 엑소의 찬열, 아래는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인 태연의 인스타그램.

창립 4년만에 거둔 이러한 성과는 모바일 시대 비주얼 콘텐츠가 선호되는 현상과 맞물려 있다. 함축적인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감성적 요소를 소구하는 데에는 이미지나 동영상 중심의 콘텐츠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사는 “비주얼 콘텐츠는 소비자가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고 라이크 등을 유도하기에도 편하다”며 “일반 이용자들 또한 자신들이 만든 콘텐츠에 대한 반응 얻는 것을 즐기기에 커뮤니케이션 소재를 일상에서 끊임없이 찾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이 비주얼 콘텐츠를 앞세워 부상하면서 국내 사업자들도 사진 기반 SNS 출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월 다음카카오가 사진과 동영상 기반 모바일 메신저인 ‘쨉(Zap)’을 선보인 데 이어, 포털 네이버도 지난달 25일부터 사진 SNS ‘폴라(Pholar)’의 오픈베타테스트(OBT)를 시작해 이달 중 정식 출시가 예정돼 있다.

비주얼 콘텐츠 각광, 인스타그램 가파른 성장세     

특히 폴라의 경우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면이 많다. 폴라가 가장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이 ‘관심사’ 기반 SNS라는 점인데,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주요 장치가 해시태그(#)다.

해시태그는 인스타그램이 자랑하는 기능 중 하나로, 일종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준다. 이용자가 사진을 게시할 때 사진의 특성이나 자신의 심정을 담은 단어 앞에 ‘#’ 기호를 붙이면 해당 태그 페이지가 생성되고, 이용자는 이 페이지에서 자신과 동일한 해시태그를 쓴 사람들의 사진을 모아 볼 수 있다. 페이지는 해당 해시태그를 클릭하면 나온다.

▲ 네이버 폴라 이미지. (왼쪽부터)로딩 화면, 홈 화면.

폴라는 이 해시태그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앱의 첫 화면부터 여러 종류의 해시태그가 모여 있는 페이지로 단장하고, 현재 다른 이용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태그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

또 관심 있는 해시태그 자체를 팔로우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 친구를 맺은 이용자들의 소식을 받아보듯 본인이 관심 있는 특정 해시태그를 지속적으로 마이피드에서 볼 수가 있다.

앨범 관리도 수월하다. 동일 태그 5개 이상을 올리면 앨범이 자동으로 생성되도록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주제별로 앨범이 자동 정리되는 것에 베타테스트에 참여한 이용자들이 만족감을 보였다”며 “기존 태그는 검색이라든가 재미를 위해서 쓰였지만 폴라에서는 보다 세밀한 태그가 생성되면서 관심 있는 분야의 정보를 모아서 보는 데 사용된다”고 전했다.

폴라는 페이스북 아이디나 네이버 아이디를 통해 로그인할 수 있으나, 지인 기반 서비스는 아니다. 관심 있는 주제를 올리는 사람을 팔로우하거나 주제 자체를 팔로우하면서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 기반을 마련한다. 또 특정인만 골라서 게시물을 보여줄 수 없고, 이용자가 올리는 사진과 동영상은 항상 전체 공개로 공유되는 개방형 SNS다.

해시태그 강화한  ‘폴라’ vs 현장 담는  ‘쨉’

반면, 다음카카오에서 출시한 쨉은 메신저 기능에 포커스를 맞춘 폐쇄형 SNS다. 친구를 맺은 지인과만 방을 만들어 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 다음카카오에서 출시한 쨉(zap).

쨉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통해서만 친구에게 말을 걸 수 있다. 전송한 사진과 동영상이 24시간 후에 사라지는 ‘휘발성’을 특징으로 삼는다. 미국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냅챗과 유사하나, 10초 후에 사라지는 스냅챗보다는 메시지 보관 기간이 더 길다.

다른 사진 SNS들과의 또 다른 차이점은 스마트폰에 미리 저장된 사진을 보낼 수 없다는 데 있다. 쨉은 현장에서 바로 찍어 바로 보내는 형태다. 대화방을 열면 나타나는 카메라 버튼으로 촬영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고, 카메라 버튼을 길게 누르면 최대 5초 분량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48시간 동안 활동이 없으면 대화방마저도 자동으로 사라진다. 만일 쨉에서 텍스트로 대화를 하고 싶다면 보낸 사진 게시물에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만 가능하다. ‘좋아요’ 기능도 포함해 일반 SNS의 소소한 재미요소도 고려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쨉의 주타깃인 10대와 20대를 보면 끊임없이 사진을 찍는다. 멀티미디어를 다루는 데 익숙하고 그게 하나의 대화수단인 친구들”이라며 “사진을 기반으로 지금 내가 어떤 걸 하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대화하는 것이 쨉이 갖는 차이점”이라 말했다.

쨉과 폴라는 모두 10~20대 초반 연령층을 주요 타깃으로 잡고 있다. 최근 들어 스마트폰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능력이나 실제 감성적 요건을 만들어 낼 때 이들의 파워가 갈수록 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학주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최근 국내에서 성공한 스타트업들을 보면 메인 타깃이 10~20대”라며 “특히 10대의 소비 성향은 물건을 직접 사는 게 아니라 온라인을 통해 비용을 지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케팅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소비층이 그만큼 집중돼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텍스트→이미지·동영상, 왜?

이미 상당한 이용자를 보유한 인스타그램도 기존 기능을 강화하고 새로운 기능 등을 추가하면서 서비스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인스타그램이 최근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부분은 콘텐츠 검색 기능이다.

해시태그나 사람을 좀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면서 이용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콘텐츠를 찾아 그 속에서 이뤄지는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관심사 커뮤니티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폴라가 지향하는 방향과 유사하다.

또, 많은 이용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는 셀러브리티(연예인 등 유명인사)의 계정을 인증해주는 제도도 실시하면서 이용자들이 보다 정확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콘텐츠나 연예인을 찾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각 계정 아이디 옆에 붙어 있는 파란색 바탕 체크 표시가 바로 해당 셀러브리티의 공식 계정임을 인증해주는 마크다.

인스타그램은 지난해 8월에 타임 랩스(time lapse) 촬영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하이퍼랩스’ 출시로도 주목을 받았다. 타임 랩스는 저속촬영기법으로, 천천히 일어나는 현상을 정상 속도보다 빨리 돌려 보여주는 기능이다. 동영상 촬영에 재미 요소를 줌으로써, 보다 많은 동영상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일환이다.

Dubai Flow Motion from Rob Whitworth on Vimeo.

강학주 대표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텍스트에서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이동하는 현상 일어나고 있다”며 “이동 중에 콘텐츠를 보다보니 함축적인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콘텐츠 유형으로 갈 수밖에 없고, 그 중에서 동영상이 가장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 역시 사진기반 SNS로 출발했지만, 최근 동영상 부문에 대한 투자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이다. 실제 인스타그램은 보도자료 등을 통해 자사를 소개할 때 항상 ‘사진 및 동영상 공유 서비스’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다음카카오의 쨉 역시 보도자료마다 ‘사진과 동영상 기반 모바일 메신저’라는 수식어를 붙이며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강조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강정수 박사는 “실제 최근 인스타그램을 살펴보면 동영상 콘텐츠에 더 좋은 반응이 따라오는 걸 볼 수 있다”며 “스냅챗이나 트위터가 인수한 6초 동영상SNS 바인(vine) 등도 각광받으면서 스마트시대 콘텐츠 흐름은 동영상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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