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놀래킨 유승민의 화법
여야 모두 놀래킨 유승민의 화법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4.0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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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교섭단체 대표연설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반성한다” 천명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밝힌 ‘보수 혁신 선언’을 두고 파문이 일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며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균형 발전을 새 노선으로 제시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의)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 134조5000억원의 공약 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는 점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세금과 복지, 공무원연금 개혁, 세월호 갈등, 보육 예산 논란, 성장과 복지 등 각종 이슈에 대해 보수 진영의 논리에서 탈피해 스스로 ‘진영 파괴적인’ 변화를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이자 여당 전통 노선과의 결별 선언처럼 들린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보수의 새 지평을 선언한 이번 연설이 갈등과 대립의 진영논리를 불식시키고 합의 정치의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앙일보는 “유 원내대표의 연설이 호평받은 건 세금과 복지, 공무원연금 개혁, 세월호 등 각종 이슈에 대해 보수 진영의 논리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라며 “한국 정치의 성장을 발목잡는 고질적인 진영논리를 허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국민일보는 “유 원내대표는 A4용지 16장 분량의 긴 연설을 하면서 야당을 단 한 마디도 비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한국일보는 “문제는 그의 보수 혁신 구상이 얼마나 실천 가능한지 여부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보수 혁신’에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9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쉬운 해고' 로는 노동개혁 못한다 /미국은 무슨 근거로 북 ICBM 배치를 주장하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 왜 철회 못하는가
▲ 국민일보 = 유승민의 '진영 파괴 통한 합의의 정치'에 주목한다 /노동시장 개혁 위한 사회적 대화는 계속돼야 /박상옥 후보자 논란, 표결로 매듭지어라
▲ 동아일보 = '보수의 새 지평' 선언한 유승민, 새 포퓰리즘은 안 된다 /美대사는 '이란식 해결' 말하는데 北은 미사일 쏴대나 /한국노총의 勞使政 파기, 이제 정부가 노동개혁 나서라
▲ 서울신문 = 노동개혁 외면한 한국노총 협상에 다시 나와야 /지하철 요금 30% 올리겠다는 게 제정신인가 /사단장 승진자 절반이 TK 출신이라니…
▲ 세계일보 = '세금과 복지' 문제, 현실을 직시할 때다 /한노총 대화 결렬 선언, 파국으로 몰아갈 참인가 /박상옥 인사청문 삿대질 72일로도 모자라나
▲ 조선일보 = 512만명이 소득세 한 푼 안 내는데 또 세금 돌려준다니 /하이닉스만 못한 세금 걷으려 그 많은 월급쟁이 닦달했나 /노동 弱者 이익 외면한 채 '노사정委' 박차고 나간 노총
▲ 중앙일보 = 유승민 원내대표 연설, 합의 정치의 출발점 되길 /"퇴임 뒤 변호사 개업 않겠다"는 맹세를 주목하는 이유 /노사정 대타협 결렬 … 젊은 세대를 절망시킬 것인가
▲ 한겨레 = 미국의 '일본 편향'에 어떤 대책 있나 /비판 보도 했다고 신문사 사장까지 자른 건가 /선별급식의 위험성 보여준 '충암고 사건'
▲ 한국일보 = 유승민 원내대표의 '보수 혁신'에 주목한다 /우려되는 미국의 잇단 일본 과거사 편들기 /권력기관의 도 넘은 영남편중 인사에 軍까지
▲ 매일경제 = 유승민 연설내용, 새누리당 공식 입장인가 /국가흥망 걸린 노사개혁, 한노총은 즉시 복귀하라 /KIC, 불안한 LA다저스 외에 투자처 못 찾겠나
▲ 한국경제 = 온갖 지역구 감세혜택 만드는 정치인들, 정말 너무한다 /이래가지고서 TPP에 어떻게 가입하겠나 /民資 활성화? 이익 나는 사업구조여야 한다

한국일보는 ‘유승민 원내대표의 ‘보수 혁신’에 주목한다’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밝힌 ‘보수 혁신의 꿈’이 신선하다. 그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새누리당은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 편이 아니라 고통 받는 서민·중산층 편에 서겠다’며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라면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또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성을 설파하고, ‘중부담 중복지’로 가기 위한 조세 부담의 3원칙을 일깨웠다. 가진 자가 더 많은 세금을 낸다는 원칙, 법인세도 성역이 될 수 없다는 원칙, 소득과 자산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보편적 원칙 등이다”며 “특히 ‘재벌과 대기업은 정부 특혜와 국민 희생으로 오늘의 성장을 이루었다’며 ‘천민자본주의에서 벗어나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하도급업체 문제 해결에 자발적으로 동참하라’고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문제는 그의 보수 혁신 구상이 얼마나 참신한가가 아니라 얼마나 실천 가능한 것인지, 또 여당 의원들이 얼마나 그 변화에 동참할 수 있느냐다”고 보면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연합이 ‘경제정당, 안보정당’을, 정의당이 ‘미래산업정책’을 말하는 등 정치 노선의 변화·조정이 시작된 마당이다. 여당이라고 과거의 좌표에 안주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라도 유 원내대표의 꿈에 따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유승민 원내대표 연설, 합의 정치의 출발점 되길’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유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한국 정치의 진화 가능성을 보여준 사건이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야당들이 이례적으로 반색하면서 후하게 평가할 정도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명연설이었다’(유은혜 대변인)고 했고, 정의당은 ‘새누리당의 환골탈태를 지켜보겠다’(김종민 대변인)며 기대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앙은 “유 원내대표의 연설이 호평을 받은 건 세금과 복지, 공무원연금 개혁, 세월호 갈등, 보육 예산 논란, 성장과 복지 등 갈등 이슈에 대해 보수 진영의 논리에서 탈피해 스스로 ‘진영 파괴적인’ 변화를 보였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 정치가 후진성에서 탈피하지 못하는 건 고질적인 진영논리 때문이다. 상식과 합리는 뒷전으로 밀리고 보수냐 진보냐, 어느 당이냐에 따라 찬반과 진영이 나뉘는 일이 되풀이되면서 우리 사회는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유 원내대표의 연설을 계기로 여야가 스스로를 가둬놓았던 경계를 허물고 상대를 인정하는 합의의 정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유승민의 ‘진영 파괴 통한 합의의 정치’에 주목한다’라는 사설에서 “유 원내대표는 A4용지 16장 분량의 긴 연설을 하면서 야당을 단 한 마디도 비난하지 않았다. 반대로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제정당론’과 정의당의 ‘미래산업정책’을 칭찬했다. 고성과 삿대질이 사라진 본회의장 모습은 화해와 협력의 정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고 호평했다.

매일경제는 ‘유승민 연설내용, 새누리당 공식 입장인가’라는 사설을 통해 “유 원내대표의 발언이 재보선을 겨냥한 이슈 선점 차원인지, 아니면 스스로를 개혁적 정치인으로 각인시키기 위한 것인지는 알 길이 없다”면서 “다만 유 원내대표의 입장이 성장보다 분배, 부자 증세, 법인세 증세, 재벌 개혁 등 여당보다는 기존 야당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노선 변화가 새누리당의 일치된 의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매경은 “지금 한국 경제는 위기 상황이다. 가뜩이나 전방위 사정으로 기업들이 잔뜩 위축돼 있는 판국에 여당 원내대표가 이처럼 반(反)기업적인 정서를 가감 없이 내비친 것은 놀랍다. 여당 원내대표가 인기영합식 돌출 발언을 일삼으면 국민의 혼란과 불안만 커진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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