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서는 세계적인 HR 컨설팅업체이자 M&A 컨설팅업체다. 국내에서는 신한-조흥 합병의 PMI를 담당했음은 물론 국내 대기업들 대부분이 머서의 HR 컨설팅을 받았다. 지난 10월 중순 한국을 찾은 M&A 월드와이드 스페셜리스트인 레오나드 R. 그레이 대표를 직접 만나 M&A를 성공으로 이끄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과 노하우를 들어봤다.

M&A 성공조건이 소통인 이유는?
기업경영에 있어 변화의 시기에 효과적인 소통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M&A의 경우 직원들을 포함한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은 M&A 협상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중요 요소입니다. 실제로 많은 인수합병들이 소통과정에서 직원들의 주요 이슈를 제대로 짚어내지 못해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핵심을 잘 짚어낸 명쾌한 소통을 통해 기업은 직원들을 변화로 이끌고 또 그들의 변화에 대한 기대치를 관리하면서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갈 수 있습니다.

 

M&A 어떤 단계부터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까?
M&A 협상 준비단계부터 완수 이후까지(from pre-deal to post-deal) 모든 단계에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협상의 모든 단계에 걸쳐 소통을 고려하는 것은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습니다. 부족한 소통은 합병 이후 결국 동화되지 않는 직원들을 남기게 되니까요.

커뮤니케이션의 주 대상은?
직원들이 M&A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대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직원들은 고객들과 대면하고 회사를 원활히 운영시키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지요. 모든 협상마다 직원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자신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고 싶어합니다.

M&A 소통 중 가장 핵심 사항은?
직원들이 겪을 변화 과정이 순조로울 것임을 확신시켜주는 것이 M&A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체 직원의 변화관리를 맡을 커뮤니케이션 담당자 혹은 담당조직을 선정하고 이들이 변화의 전 주기에 걸쳐 내부홍보를 관리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M&A 커뮤니케이션 전담조직은 직원들의 바람직한 반응 유도와 여론 형성 및 정보교류에 보다 적극적이고 계획된 접근을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M&A 결정 단계에서 회사 분위기 및 소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합니다. 그 과정에서 회사가 원하는 직원들의 반응을 이끌어 내고 또 M&A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마련을 가능하게 합니다.

M&A 진행시 CEO 또는 톱(TOP)의 소통 역할은?
M&A 협상에 도움이 되는 사업적이고 설득력 있는 근거들을 메시지에 녹여 내려면 경영진들이 직접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전체적인 톤과 키 메시지를 설정해야 합니다. 그 이후에도 협상 과정 전반에 걸쳐 경영진들은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과 협력적으로 일하며 소통의 중심을 잡아야 합니다. 경영진들이 소통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하지 않을 경우 M&A 추진팀과 경영진 등 여러 입장에 따라 키 메시지가 세분화되어 결국 효과적인 메시지 전달에 실패하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 플로우(Flow)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커뮤니케이션 전담조직은 경영진 및 모든 M&A 진행 관계부서와 협조적으로 일하면서 중요한 정보들을 모으고 또 이를 일관적이고 전략적인 방식으로 직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과정을 기획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 플로우의 시작입니다. 그 후 협상 전 단계에서부터 완료 이후의 M&A 모든 단계에 걸쳐 직원들과의 공식적인 회의와 정기적인 현장 세션을 통해 적절한 정보소통의 플로우를 만들고 진행하게 됩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기업들이 놓치고 있는 점이라면?
한국은 물론 아시아 기업의 경우 HR 부서나 커뮤니케이션 부서들이 핵심인재 유지와 커뮤니케이션 이슈 관리에 보다 더 집중해야 하는 부분을 종종 간과하는 듯 보입니다. 또한 많은 한국 및 아시아 기업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관습적이고 상명하달식인 경우가 많아서 M&A 과정에서 중요한 정보가 쌍방향으로 원활히 흐르는 것을 막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PMI에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PMI 커뮤니케이션 역할은 직원을 포함한 M&A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더욱 밝은 미래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 PMI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새로운 환경하에서 직원들이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규정해 줄 수 있습니다. 또한 PMI 커뮤니케이션은 조직을 이끌 새로운 메시지, 심벌, 철학 등을 창조하는 데도 기여합니다.

PMI 진행 프로세스와 커뮤니케이션 진행 방법은?
일반적으로 PMI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주로 업무 및 관리방식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첫째로 전사적 커뮤니케이션에 영향을 주는 소통 주체인 경영진 및 관계자들의 재구성, 둘째로 기업통합작업을 위한 적절한 환경 조성, 마지막으로 제도 및 시설 통합 혹은 새로운 방식 적용에 대한 타임라인 구성, 이행과정 계획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PMI 실행 주체는 주로 누가 담당합니까?
일반적으로 M&A 협상과정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PMI 커뮤니케이션도 담당합니다. ‘일관성’은 성공적인 PMI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HR과 커뮤니케이션 중 어느 부서가 중심이 돼야 합니까?
두 부서 모두 PMI 커뮤니케이션의 ‘정보 제공자’로서 PMI 커뮤니케이션에 함께 협력해야 합니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전략적으로 두 부서를 모두 커뮤니케이션 전담팀의 일원으로 참가시킬 수도 있습니다.

선진기업 경우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선진 기업들은 M&A시 협상 가치에 크게 영향을 주는 키 이슈를 명확화시키는 심도 깊은 작업을 위해서는 성공적인 소통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업과 해외 선진기업들의 M&A 방식의 차이점은?
일반적으로 해외기업들은 한국기업에 비해 덜 관습적이고 덜 계급적인 경우가 많다 보니 경영진과 직원들 간의 개방적이고 쌍방적인 소통을 위한 더욱 체계적인 방법들을 갖추고 있는 편입니다.

해외 선진기업들이 M&A 진행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우리는 글로벌 기업들이 M&A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우고 또 모든 소통 내용들이 일관성을 갖추도록 관리하는 것이 성공적인 M&A에 얼마나 중요한지 목격해 왔습니다.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있어야만 기업은 직원들의 정보공유 요구에 단순히 대응하는 것을 넘어서 기업의 자산가치를 만드는 주체인 직원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것을 파악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해외 선진기업의 M&A 진행시 커뮤니케이션 진행은?
전세계 유수한 고객사들의 M&A 프로젝트 경험에 의하면 M&A 과정에서 직원들의 반응을 기업이 원하는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우선 이를 담당하는 조직을 제대로 꾸려야 합니다. 선진 글로벌 기업들은 M&A 상황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담당조직을 구성하고 이들이 커뮤니케이션 주체들과 협상과정 전반에 걸쳐 긴밀히 협력해 일했을 때만이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매우 잘 인지하고 있습니다.

 

김상범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연구원
인수 과정 보다 설득 커뮤니케이션이 중요
PMI 커뮤니케이션 안 되면 M&A 후 망할 수도

지난 7월 삼성경제연구소는 ‘글로벌 우량기업 M&A 특징과 유형별 성공전략’을 발표했다.
약 100쪽에 이르는 보고서에는 국내 M&A의 실태는 물론 글로벌 우량기업의 M&A 특징과 M&A 유형별
성공전략, PMI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관점에서 국내 M&A를 분석하고 있다. 이 연구에 함께 참여한
김상범 수석 연구원을 만나 M&A 커뮤니케이션 성공전략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최근 국내 기업들의 M&A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M&A가 한국에서는 그다지 활발한 상황은 아닙니다. 해외기업들의 적극적인 트렌드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여타 신흥국에 비해서도 상당히 뒤쳐져 있는 것 같고요. 최근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해 봤는데 대다수 CEO들이 해 보겠다는 의지를 많이 보였습니다. 다만 염려되는 부분은 M&A에 대한 경험이 없고 잘 모르기 때문에 시도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과 누군가가 알려주거나 가이드라인을 주면 확신을 가지고 진행해 보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이테크 분야나 IT 분야는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M&A 관련 문의도 부쩍 많아졌고요. 국내 기업에 M&A가 활성화가 될 것 같으면서도 주춤하고 있는 것은 촉매제가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CEO의 신념입니다. 왜냐하면 M&A는 CEO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죠.

국내 기업 중 M&A를 잘 하는 기업은?
M&A는 역시 많이 해 본 기업이 잘 합니다. 경험이 많으면 그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삼성, 현대기아차, SK, LG 등은 많이 해 보질 않았기 때문에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만 두산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활발한 편입니다.

국내 기업에 M&A가 왜 중요한가요?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자체 성장만으로는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좋은 제품을 팔아 지속적으로 고객을 발굴하면 가능하겠지만 지금 같은 시장환경에서는 쉽지 않기 때문이죠. 또 외부 이해관계자들인 주주나 이사회 등은 빠른 성장을 원하는데 일반적인 성장 구도로는 그걸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CEO들 대부분이 성장측면에서 M&A를 해야겠다는 인식들을 가지고 계시는 거죠. 또 경쟁력 측면에서도 보면 조선, IT, 그린 분야 등 해외에서 우리와 직접 경쟁하는 기업들은 열심히 M&A 하면서 역량과 기술들을 확보해 가고 있는데 우리는 과연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많이 하고 있고요.

국내 기업들의 해외 M&A는 어떻게 고려됩니까?
공기업에서 진행하는 M&A는 자원확보 차원에서 국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분야지요. 유전이나 광산 등 국가적인 공공 가치를 위해 하는 겁니다. 비교적 자원 M&A는 쉬운 편입니다. 왜냐하면 자원은 가치를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죠. 광산, 유전 등은 어느 정도 매장량이 확인이 되고 성공 가능성이 보이는 것들 위주로 하기 때문에 비교적 리스크가 적습니다. 반면에 기업들이 진행하는 M&A는 해당 지역의 시장, 기술력, 영업망 등을 확보하기 위해 시도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가지고 올 수 있는 것은 인력밖에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우리가 인력을 흡수하지 못하면 가질 수 있는 유형자산이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M&A 시장은 어떻게 형성돼 있습니까?
기본적으로 국내기업이든 해외기업이든 M&A 물건을 직접 서치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직접 M&A할 기술업체 리스트를 만들고 직접 평가하고 값을 매겨 인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M&A 시장은 기본적으로 브로커 시장입니다. 골드만 삭스, 모건 스탠리 등 국제 유수의 M&A 컨설팅업체나 법률회사, IB회사(투자회사)들이 목록을 만들어 가지고 옵니다. 기본적으로 정보 자체가 브로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입니다. 한국이 아직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작기 때문에 브로커들에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지요. 때문에 기업이 자체적으로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M&A에서 실패사례는 어떤 게 있습니까?
M&A 성사 시점에는 두 회사가 합쳐져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CEO가 장담하며 인수했는데 몇 년 지나고 나면 흐지부지해서 다시 갈라서거나 심지어 망한 케이스도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그 원인에 대해 처음 선택이 잘못됐다, 값을 너무 많이 지불했다, 또는 내부 임직원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했다, 또 피인수 임직원들을 ‘킵(keep)’하지 못했다 등 아주 많은 얘기가 나옵니다만 그 중 무엇이 정확한 실패 원인인지는 기업 모두 감추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해외 M&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
일반적으로 M&A 결정의 성공 여부를 가격이라고 말합니다만 사실 가격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그 회사의 가치가 100억이냐, 200억이냐, 아니면 1조냐 하는 것은 사람들마다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당시의 자료를 가지고 합리적인 판단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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