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피드’의 백악관 입성, 언론계 시사점은
‘버즈피드’의 백악관 입성, 언론계 시사점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4.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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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플레이 증거”…한국도 뉴스 조직, 서비스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더피알=안선혜 기자] 지난해 공개된 뉴욕타임즈 혁신보고서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매체로 지목된 미국의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가 미국 백악관 브리핑룸에 입성했다. (관련기사: 디지털 만난 저널리즘, ‘끓는 냄비’ 속 언론의 선택)

<USA투데이> 기자 그레고리 코르테(Gregory Korte)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 브리핑룸의 좌석 배치도를 공개했는데, <AP통신> <CNN> <뉴욕타임스> 등 유수의 전통 매체들과 함께 설립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신생 미디어인 <버즈피드> 포털인 <야후 뉴스>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상황과 비교하자면 <허핑턴포스트>와 <미디어다음> 등이 청와대 출입기자단에 포함된 셈이다.

▲ usa 투데이의 gregory korte가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백악관 브리핑룸 좌석 배치도. (https://twitter.com/gregorykorte/status/580753669957816320)

<버즈피드>는 일반적 개념의 전통 미디어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신생 매체다. 젊은 독자들을 끌어모으는 유머를 결합한 콘텐츠로 유명세를 탔다.

퀴즈 형식, 게임, 혹은 비디오등 디지털에서 가능한 모든 형태를 활용해 뉴스 콘텐츠를 제작하며, 기사와 광고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로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12월 기준 <버즈피드>의 월간 순방문자수는 7680만명으로, 같은 기간 5720만명을 기록한 <뉴욕타임스>를 이미 앞지른 상태다.

또 지난 2월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출연해 의료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를 홍보하는 유머 동영상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최근에는 아예 오바마 대통령과 독점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통적 저널리즘 관점에서 언론으로 분류하기에는 애매한 데다, 설립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매체가 대통령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고 백악관에 입성했다는 건 국내에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이와 관련, 최진순 한국경제 디지털전략팀 차장은 “미국 언론 시장에서 디지털 기반 매체의 영향력과 성장세가 전통 매체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왔다”면서 “발행부수, 오랜 전통·명성 등이 매체의 영향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니라 뉴스 조직과 서비스 경쟁력만으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트래픽 규모라든지 저널리즘 영향력으로 봤을 때 버즈피드가 상당 수준에 올라가 있고, 야후 역시 뉴스 서비스가 강하기에 예상된 결과”라면서 “이제 뉴스 포맷 차이, 혹은 생산 주체에 따라 뉴스다 아니다 말하는 건 틀린 기준”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국내의 경우 정치(논리)가 시장을 왜곡하는 상황이다 보니 혁신 매체들이 설 자리가 쉽게 나지 않지만, 앞으로는 한국도 미국처럼 언론산업이 시장논리로 작동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관련기사: 혁신저널리즘, ‘정치논리’ 빼고 ‘시장논리’ 따라야)

미디어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점에서 <버즈피드>와 <야후 뉴스>가 이용자 친화적 매체라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버즈피드의 경우 사이트 방문자들의 디지털 데이터를 추적, 이들 선호도를 반영해 콘텐츠를 기획하는 것으로 유명하고 야후 뉴스 역시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펴 기사가 게재된다.

최진순 차장은 “이용자(독자)의 목소리를 수용한 매체들이 오랜 전통이 확립된 백악관이라는 공간에 포진했다는 것은 뉴스 이용자의 힘이 취재 현장에서 관철됐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언론계의 페어플레이(공정한 승부)가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언론계와 권력 기관에서 저널리즘의 달라진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경쟁력을 가진 매체의 가치를 공유하고 받아들이려는 문화가 돋보인다”며 “미국 전통 매체 종사자들의 탁월한 식견과 배려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 제언했다.

한편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현재 약 100여개 매체, 200여명의 기자가 포진해 있다. 미국에 비해 참여하는 매체나 기자 수는 월등히 많으나 추가로 신규 등록은 받고 있지 않아 신생 매체의 진입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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