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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대상 식품 광고, 논쟁과 규제 사이[유현재의 Now 헬스컴] 비만 예방 위한 ‘한국형 렛츠 무브’ 모색해야
  • 유현재 서강대 교수
  • 승인 2015.05.0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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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유현재] 국내 패스트푸드 업체 혹은 탄산음료 제조사 등에서 결코 반갑지 않을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에서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주니어 메뉴’에 탄산음료를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해당 메뉴를 홍보하고 있는 각종 수단들, 즉 광고를 비롯해 매장 내외에서 사용되는 팸플릿과 웹사이트 등에서도 탄산음료는 즉시 삭제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신 무지방 우유나 100% 사과주스, 혹은 저지방 초콜릿 우유를 판매하고 프로모션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패스트푸드를 비롯해 각종 ‘비(非)’ 건강음료로 간주되는 다양한 제품들은 이미 TV광고 등에서 제약된 조건 아래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매장 팸플릿과 메뉴 자체에서도 빼버리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별도 주문이 있을 경우에 따로 판매할 수 있는 여지는 남겨놓았다고 하지만 분명 큰 변화다.

물론 맥도날드나 웬디스 등의 패스트푸드 업체가 이미 일정 부분 유사한 정책을 자발적으로 시행한 사례가 있기에(관련기사: 맥도날드, “감자튀김·탄산음료 팔지 않겠다”) 전혀 새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갈수록 좁아지는 소위 ‘비만 유발’ 식품에 대한 위상과 관련 트렌드를 느끼기에 충분한 사건이다.

버커킹, 비만 퇴치 대열에 합류

그동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식품들에 대한 빡빡한 규제와 자정 노력들은 지속적으로 실시돼 왔다. 특히 해당 식품의 과다 섭취나 소아 비만율이 특히 심한 일부 사회에서는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본격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소아비만은 그 자체로도 막대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투입돼야 하는 중대 이슈이지만, 소아비만으로 간주되는 아이들의 약 80%가 비만 상태의 성인으로 성장, 다양한 질병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과학적 보고와 함께 미래의 재앙으로 받아들여지는 까닭이다.

미국은 어린이 비만율은 약 15% 정도로 성인 비만율인 20% 수준보다는 다소 낮다고 알려지고 있으나, 국가 차원의 노력이 반드시 개입될 정도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등이 중심이 돼 전국적이고 지속적인 어린이 비만 퇴치 캠페인 ‘렛츠 무브(Let’s Move!)’ 운동을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다. <아래 영상 참고>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등의 프로모션을 다방면으로 억제하는 한편, 적극적인 공익 캠페인을 기획해서 연중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관련기사: 어린이 비만율 낮추는 마술, 커뮤니케이션)


개별 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패스트푸드나 그 외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판단되는 제품들을 홍보하는 수단, 예를 들어 TV광고 등은 미국 내에서 어린이들이 자주 시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에는 내보낼 수 없으며 그 시간대와 채널의 숫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이나 옥외광고 등 과거에는 다소 느슨하게 대처했던 미디어들도 제한 범위가 늘고 있는 추세다.

어린이들이 가정 보다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학교에서도 다양한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 패스트푸드는 물론 비만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는 일체의 식품들이 학교 울타리 안에선 그 어떤 프로모션도 진행하지 못하는 되는 환경이 일반화되는 형국이다.

학교 내 시설에서 판매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지역도 증가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은 각종 프로모션 제한은 물론이고, 해당 식품들에 특별 세금을 매기거나 기존의 세금을 늘려 소비를 제한하려는 소위 ‘비만세’와 ‘콜라세’까지 마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5~17세 아동청소년들이 보유하고 있는 평균 비만율이 무려 25%대에 달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더욱 강력한 정책들이 실현돼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세계적 흐름에 맞워 제한 수단 또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세금이나 판매금지 등의 극단적 조치보다는 광고나 프로모션에 제한을 가하는 품목들을 늘리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단계다. 식약처가 저열량·고열량 식품 1400여종을 결정해 지상파, 케이블 등을 통한 광고활동을 오후 5시에서 7시까지 제한하는 방식 등이다.

특정 시간과 장소, 콘텐츠와 내용 등에 대한 강화 여부를 논의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버거킹 본사의 결정, 즉 주니어 메뉴와 해당 프로모션에서 아예 탄산음료가 제외되는 등의 결정은 한국 버거킹에는 해당 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탄산·햄버거는 어린이 비만의 주적?

비만 예방을 위한 국내외의 흐름은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 등의 직·간접적 노출과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이 어린이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어린이들의 향후 행동 즉 무분별한 섭취로 이어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비만으로 귀결된다는 파급력을 인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어린이들은 판단력이 미비한 상태에서 미디어가 생산하는 콘텐츠를 무방비로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합의적 전제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 미국의 대표적인 패스트푸드 업체 버거킹이 어린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주니어 메뉴’에 탄산음료를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버거킹 주니어 세트/출처: 버커킹 홈페이지.
이와 관련된 이론들은 다양하지만, 사회적 학습이론(Social Learning theory)에 근거해서 상기 영향력을 설명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어린이들이 미디어 콘텐츠에 노출되고 반복과 학습의 과정을 거쳐 결국 심각한 영향을 경험하게 되는 사이클이 진행된다는 논리다. 물론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어린이의 비만에는 사실 너무나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독 마시는 음료나 섭취하는 햄버거에만 칼날을 들이대는 것에 불편을 느끼는 그룹도 틀림없이 존재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연구자들은 소아비만에 미디어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견해를 밝힌다. 미디어만 무조건 제한하면 비만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주체들이 고유한 역할을 제대로 해야 결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존재한다.

가령 어린이와 패스트푸드를 홍보하는 미디어 사이에서 어머니 등의 ‘주요 돌봄 인력(major care giver)’들이 제대로 중재역할을 수행할 경우, 어린이들의 무분별한 미디어 소비 패턴이 개선될 것이라는 결과가 있다.

중재의 역할로서 광고라는 장르의 속성을 아이에게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거나, 패스트푸드나 탄산음료의 영양 및 열량 등에 대해 정확하게 반복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을 경험한 아이들은 건강한 식습관과 일정한 BMI(Body Mass Index, 체질량지수)의 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의 비만과 관련해서는 실로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또래 형제의 존재라든가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 학교에서 관련 교육을 정기적으로 수강하는가 여부, TV 시청 시간, 미디어를 경험하는 데 있어 가정에 정해진 규율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사항, 심지어 엄마의 직업과 관련된 사항까지 적용된다. 국내에선 이같은 연구가 대단히 활발하다고 볼 수는 없다.

어린이 비만의 정도나 미디어 프로모션을 둘러싼 업계와의 갈등 등이 아직 미국이나 영국과 스웨덴 등을 포함한 유럽의 일부 국가들처럼 심각하지는 않은 환경이 배경일 수 있겠다.

비만과 어린이, 관련 미디어 프로모션에 의한 영향, 규제 및 기업의 불만과 바람직한 한국형 정책의 모색 등은 앞으로 대단히 주요한 논쟁의 씨앗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타 국가에서 시행하기 때문에 우리도 시행해야 한다는 단순 논리도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애니메이션, 광고 등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우리나라 어린 소비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악영향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근거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정책(data-based policy) 모색과 적극적 보호가 필요한 소비자들에 대한 배려적 논의가 건설적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유현재 서강대 교수  hyunjaey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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