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이통3사 구도 달라질까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이통3사 구도 달라질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5.07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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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데이터’ 이용 패턴 변화 결정적…정부 시책과도 연결

[더피알=문용필 기자] KT가 요금제와 상관없이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무한제공하고, 데이터 이용량에 따라 요금을 고를 수 있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출시한다. 이동통신업계 라이벌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잇따라 데이터중심 요금제를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소비자들의 이동통신소비 패턴이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자리잡았다는 방증이다. 새로운 요금제를 ‘무기’로 내놓은 이통3사의 경쟁구도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주목된다.

KT는 7일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2만원 대의 최저 요금으로 음성통화를 무한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8일부터 선보인다고 밝혔다.

▲ 오는 8일부터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실시하는 kt/사진제공: kt

모든 요금 구간에서 음성통화가 무한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데이터 제공량에 따른 요금을 선택하면 되는 제도다. 다만, 최저요금제인 299요금제부터 499요금제까지는 무선통화만 무한으로 제공되며 유선까지 아우르는 무한 제공은 549 이상의 요금제에서 실시한다.

599 이상의 요금제에서는 유무선 통화 및 데이터가 무한 제공된다. 1일 2GB가 속도 제한없이 제공되며 이후에는 최대 3~5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무한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KT는 기존에 제공하던 데이터 이월하기(‘밀기’)에 더해 다음달 데이터를 최대 2GB까지 당겨쓸 수 있도록 한 ‘밀당’이라는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에 따라 음성통화량과 데이터 이용량이 많아 높은 가격의 요금제를 사용했던 소비자들은 새로운 요금제로 바꾸게 되면 통신비 부담을 다소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 측은 이번 요금제 도입으로 실제 데이터 이용량에 가장 적합한 요금을 선택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사 가입 고객 1인당 평균 3590원, KT LTE 고객 1000만명을 기준으로 연간 4304억원의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조만간 선보일 뜻을 나타냈다. 아직 구체적인 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KT가 내놓은 요금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측은 “인가 사업자로서 필요한 절차를 진행중이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는 미래부와의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조만간 새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로 분류돼 새로운 요금제를 선보이기 전 미래부의 허가를 거쳐야 한다.

또한 “데이터 시대를 맞아 SK텔레콤은 데이터 중심 미래형 요금체계 개편에 앞장 설 것”이라며 “고객의 실제 납부요금과 부합하는 요금체계로의 개편과 함께 2만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 그리고 현재보다 저렴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준비중”이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도 이날 “고객혜택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합리적 요금으로 음성 무제한,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요금제를 다음주 출시할 계획”이라며 “2만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를 비롯해 경쟁사 대비 고객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등을 담은 미래형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통 3사가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을 잇따라 선언하고 나선 표면적인 이유는 이동통신 소비 패턴이 음성통화가 아닌 데이터를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3사 모두 이같은 명분을 앞세우고 있다.

정부의 시책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래부는 지난 1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가계 통신비 부담을 경감을 유도하기 위해 이동통신 이용패턴을 반영해 음성 대신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는 요금체계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따라 이통 3사와 정부 측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 도입을 위한 협의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미래부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해왔다”며 “이통 3사가 같이 협의한 사안인데 KT가 가장 먼저 발표한 상황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료사진) ⓒ뉴시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정부정책이 몇 개월전부터 발표됐기 때문에 이통 3사가 준비는 다 하고 있었다”고 했다. KT 관계자는 “고객들의 사용패턴이 데이터 중심으로 변하고 있고 새로운 페러다임의 요금에 대한 이슈가 있었다”며 “미래부도 데이터 요금 중심의 서비스를 개발해 나가겠다고 이야기한 부분이 있고 그러한 일환으로 이번 요금제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측은 KT의 행보를 뒤쫓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미 새로운 요금제 도입을 계속 준비하고 있었고 정부와의 협의도 진행돼 온 만큼 단지 발표시점이 늦어졌을 뿐이라는 것.

다만,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도입된다고 해도 저가형 요금제와 고가형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음성통화 무제한 제공이 불필요한 이용자들도 상당수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니즈를 얼마나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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