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성폭력 원인은 데이트 비용 때문?
데이트 성폭력 원인은 데이트 비용 때문?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5.1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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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발간 성교육 자료 도마 위

[더피알=안선혜 기자] 데이트 비용 덜 낸게 성폭력의 원인이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성교육 자료 중 데이트 성폭력과 관련된 부분에서 이같은 내용이 명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고등학생용 교육 자료로 개발된 이 콘텐츠는 데이트 성폭력의 원인을 설명하는데 그중 ‘데이트 비용의 불균형’이 언급된 것. 이를 본 일부 네티즌은 이게 진짜 교육부에서 만든 자료냐며 놀라움과 황당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

▲ 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 학교 성교육자료실에 올라온 성교육 학습 자료의 일부.

실제 한 네티즌은 “나라에서 이런 가이드를 내놓았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라고 하는가하면, 또 다른 이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내용”이라며 반발했다. 

해외 네티즌도 데이트 성폭력과 데이트 비용을 연관지은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일례로 영어권 한류 연예정보 사이트인 숨피(www.soompi.com)에선 “데이트성폭력에 대한 개념으로 비판받은 한국정부의 성교육(Korean Government’s Sex Ed Criticized for Notions of Victim Blaming and Date Rape)”이라는 타이틀로 앞선 국내 보도를 인용 게재했다. 

해당 자료는 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 학교 성교육자료실(schoolhealth.kr/edugender)에 게시된 것이다. 교사들이 성교육 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그런데 데이트폭력 관련 오해의 소지가 있는 해석뿐만 아니라, 이성교제에 대해서도 ‘젊은 남녀가 미래에 대한 어떤 약속도 없이 상대방과 유쾌한 시간을 즐기는 것’이라 정의해 뒷말을 남기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성교육 전문가와 몇 번의 검토 후 2년에 걸쳐 제작했지만, 현장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모니터링 중에 있다”고 해명하며 “논란이 된 부분은 다시 검토 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기관에서 발표한 자료가 이처럼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논란이 된 사례는 몇 차례 있어왔다.

지난해 2월 국민연금공단은 폐지를 실은 손수레와 여행용 캐리어를 대비시켜 “65세 때 어느 손잡이를 잡으시렵니까?”란 문구가 실린 홍보 포스터를 제작(관련기사: 국민연금 광고 공모작 논란, “문화적 특수성 ‘몰이해’에서 비롯”)해 구설에 오르내렸다. 

같은해 12월엔 보건복지부에서 제작한 “다 맡기더라도 피임까지 맡기진 마세요”라는 피임캠페인 포스터(관련기사: “피임은 셀프” 눈길 끌면 무조건 OK?)가 논란이 돼 결국 포스터를 교체하는 상황을 맞기도. 

정부기관들의 이같은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실수와 관련해 김영욱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당시 “공공기관일수록 보편적인 인권을 기반으로 해서 광고 메시지가 나가야 한다”며 “정부에서도 문화적 민감성과 보편적이고 세계적인 관점에 대한 교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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