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과 마케팅PR의 만남
웨어러블과 마케팅PR의 만남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5.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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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정보수집 등 특화된 기능 이용, 마케팅 플랫폼 가능성은?

[더피알=문용필 기자] ICT 산업의 발전과 함께 마케터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마케팅 문법을 접목하거나 혹은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면서 플랫폼 진화에 적응하고 있다. 그런데 어쩌면, 마케팅은 근 시일 내에 또 한번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해야 할지 모른다.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 이하 웨어러블)’는 사람의 몸에 착용할 수 있는 기기다. 특정 장소에 데스크톱PC와 가방에 휴대할 수 있게 된 노트북, 그리고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넘어 이제는 입는 컴퓨터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 삼성전자의 '기어s' /사진제공: 삼성전자

웨어러블 시장은 글로벌 ICT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지난 2013년 갤럭시기어를 발표한 삼성전자는 후속작인 기어2, 기어핏, 기어S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웨어러블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9년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형 휴대폰 워치폰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강력한 라이벌 애플은 올해 자사 플랫폼 IOS에 기반한 애플워치를 출시하면서 웨어러블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애플의 충성도 높은 구매자들이 아이폰6 이후 또다시 주목하고 있는 기기다.

LG전자는 지난해 G워치와 G워치R을 시작으로 최근 LTE 기능이 탑재된 G워치 어베인 LTE을 내놓으며 웨어러블 시장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소니도 꾸준히 스마트워치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과거의 영광을 갖고 있는 모토로라와 화웨이와 샤오미로 대표되는 중화권 업체들도 가세했다. 심지어 스와치, 태그호이어 같은 전통적인 시계 업체들도 나섰다.

이같은 움직임에 힘입어 웨어러블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최근 발표를 통해 지난해 전세계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이 전년도에 비해 300% 이상 성장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200%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는 2018년에는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도 웨어러블 시장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한국과학창의재단과 함께 ‘웨어러블 X페어’를 개최했고, 올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발표한 ‘미래성장동력-산업엔진 종합실천계획’에서도 19대 분야에 웨어러블을 포함시켰다.

다만 현재 시판되고 있는 웨어러블은 대부분 손목에 차는 시계나 밴드형에 국한돼 있다. 구글이 안경처럼 착용할 수 있는 ‘구글글라스’를 선보이긴 했지만 미국 외 국가에서는 아무나 살수 없었을 뿐더러 판매량도 극히 저조했다.

이에 구글은 올해 1월 구글글라스 판매를 중단했고 언제 다시 재개될지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옷이나 신발 같은 경우는 상용화된 케이스 보다는 대부분 개발,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웨어러블 센서·정보수집능력 주목

마케팅 플랫폼으로서의 웨어러블이 갖는 장점과 매력에 대해 전문가들은 웨어러블의 센서기능과 이를 통한 다양한 정보수집능력에 주목한다. 현재 상당수의 웨어러블에는 심박수와 걸음수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센서가 내장돼 있다. 또한 신체에 직접 착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보다는 사용자 정보에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IT 트렌드 분석 모임인 유비유넷의 심수민 운영위원은 “웨어러블은 서비스 및 가치 제안 면에서 기존 스마트폰과 다른 영역을 창출할 것”이라며 “사용자의 신체에 센서를 부착해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는 영역은 무한히 확장 가능하고, 이를 통해 기존 스마트폰이 담당하지 못하는 영역들을 서비스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웨어러블은 우수한 센싱 기능과 실시간 정보 수집 및 분석이 가능한 클라우드·빅데이터 분석 기능을 통해 사용자의 다양한 상황에 맞춤화된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 lg전자의 ‘g워치 어베인 lte’/사진제공: lg전자

이어 심 위원은 “상황별로 신체에 흐르는 땀을 측정하면 스트레스 지수를 파악할 수 있고 3축 자이로 센서를 이용하면 척추의 자세를 파악해 자세교정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며 “혈중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을 측정하면 몸의 피로도를 바로 파악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양한 신체부위에서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에 저장돼 빅데이터 분석을 가능하게끔 지원한다”며 “이렇게 분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위치, 스트레스 정도, 체온 및 체중변화 등에 맞춰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미리 예측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용수 인텔코리아 상무도 “(결국은) 센서인 것 같다. 활동량과 주로 움직이는 시간 등을 알 수 있다면 이에 적절한 광고를 할 수도 있다”며 “웨어러블은 센서를 이해해야 하하고 그 센서를 사용자가 얼마나 적절하게 생활에 도움 되는 쪽으로 사용하느냐, 그리고 마케터들은 이를 어떻게 분석해서 활용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정재훈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금까지는 (사용자가) 인터넷이나 모바일에 접속해서 모니터나 디스플레이에 집중하고 있을 때만 광고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데 웨어러블은 푸시로 전달할 수 있다”며 “디바이스를 착용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광고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접점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맞춤형 광고를 전달할 수 있어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O2O 서비스 접목, 패션 콜라보도 눈길

정 연구원은 “예를 들어 웨어러블을 착용하고 길을 걸을 때 가까운 점포에서 실시간으로 쿠폰을 발송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옴니채널이 각광을 받으면서 주목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웨어러블에 접목하는 형태다.

이와 관련, 심수민 운영위원은 “유통, 커머스 영역에영역에서는 비콘을 이용해 매장 내 상품정보를 스마트워치로 전송하고 결제를 지문과 심전도와 같은 생체정보를 통해 인증하는 프로세스가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웨어러블 기술을 마케팅에 접목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웨어러블용 앱을 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마케팅용 앱이라고 보기는 힘든 경우가 많다. 다만, 패션업계는 예외다. 기술력을 파고들지 않아도 신체에 착용하는 웨어러블의 특성상 다양한 연계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구글의 안경형 웨어러블 디바이스 ‘구글글래스’. ⓒ뉴시스

정 연구원은 “패션업계 많은 업체들이 IT기업 쪽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IT기업들도 패션업계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려는 고민이 많아 실질적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좀 더 활성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세계적 주얼리 업체인 스와로브스키와의 콜라보레이션을통해 기어S의 스트랩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페드로 로렌소와 함께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갤럭시 S5 & 기어핏 패션쇼’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심수민 운영위원은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성능을 담으려면 디자인이 제한되는 것이 아니라, 웨어러블이 확산되기 위해 다양한 디자인에 적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스마트 기능에 기존 패션 디자인을 액세서리 정도로 가미하기보다 기존 프리미엄 패션 시계 디자인에 스마트워치의 기능성을 용해해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현재 손목시계형 웨어러블의 기능은 초기에 비해 상당히 진일보한 상태다. 전화 송·수신이나 메시지 알림, 뮤직 플레이어 조정 등 스마트폰의 보조적 수단은 물론, 써드파티 앱을 통해 웹 브라우징도 가능하고 동영상까지 감상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대로 센서를 이용한 피트니스 기능은 웨어러블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삼성전자의 기어S나 LG전자의 G워치 어베인 LTE처럼 독자적인 통신 디바이스로 도 사용이 가능하다.

물론 아직까지 웨어러블이 본격적인 마케팅 플랫폼으로 존재하기에 여러 가지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디스플레이가 작거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비주얼로 승부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기에 한계가 있다. 텍스트에 기반한 광고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도 한계점이다.

김용수 상무는 “사실 웨어러블은 전통적인 마케팅 플랫폼으로서는 적절치가 않다”며 “기존의 휴대폰이나 태블릿PC와 연동하는 장치로써 써야지 단독(마케팅 플랫폼)으로 기업이 광고하기에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웨어러블이 가진 특수성을 고려해 여기에 맞는 적절한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정재훈 연구원도 “일반적으로 인터넷이나 모바일처럼 광고가 전개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를 극복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심수민 운영위원은 “스마트폰 보급 확산의 가장 큰 모멘텀은 기존 서비스의 융합과 재정의였다. MP3, 카메라, 휴대폰, PC의 기능을 하나로 합쳐 휴대성을 높이고 서비스의 프로세스를 대폭 간소화했기 때문”이라며 “웨어러블 워치의 사용자 경험은 스마트폰과의 서비스 차별화부터 정의하고 출발해야 한다. 소비자가 왜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심 위원은 “기존 스마트폰을 적용할 때 번거롭거나 불편한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일상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서 찾아야 한다”며 “사용자의 니즈를 만족하면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쪽으로의 정의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하드웨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의 핵심기술이 더 중요하다”며 음성·동작 인식 사용자환경, 상황인식, 보안기술, 빅 데이터 분석기술 등을 제시했다.

‘니어러블’과 함께 새로운 플랫폼으로

▲ 지난해 열린 ‘2014 웨어러블 x 페어’에 등장한 음주방지 웨어러블 웨어 ‘취중진담’. ⓒ뉴시스

아직까지는 한계점이 많다고 하더라도 차후 웨어러블이 모바일에 이은 또다른 마케팅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크다.

심수민 운영위원은 “비콘과 같이 기존 GPS의 한계를 뛰어넘어 사용자 위치를 정확히 감지해 상황을 분석하는 서비스를 ‘니어러블(Nearable)’ 이라고 하는데, 웨어러블은 이러한 경향과 함께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저는 이를 지능화된 사물 인터넷 이라고 정의하는데 사용자 내연의 정보와 사용자를 둘러싼 외연의 정보가 융합해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훈 선임연구원은 “장시간 사용자와 밀접하게 있으니까 (웨어러블 기반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본다. 광고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고객 접점이 늘어난다는 점은 장점”이라며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활용성 높은 푸시광고가 이뤄진다면 사용자나 광고주 입장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광고플랫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다만 “이로 인해 스팸성 광고가 들어간다면 그만큼 사용자의 짜증이 늘어날 것이고 그런 방식의 마케팅은 결국 외면 받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심 위원도 “현재의 비콘을 기반으로 한 실내 측위 정보시스템의 정확성이 기대보다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고객의 상황을 정확히 인지, 제안하지 못해서 오히려 공해로 작용해 서비스를 거부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며 “웨어러블이 보다 세분화되고 개인화되는 수요를 얼마만큼 정확히 감지해 분석으로 이어지는 지에 대한 경쟁력 확보가 우선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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