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우며 ‘100년 기업’ 꿈꾼다
함께 배우며 ‘100년 기업’ 꿈꾼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5.05.2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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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교육프로그램 유형별 사례 탐구

[더피알=조성미 기자] 흔히 교육을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이야기한다. 먼 장래까지 내다보고 세우는 큰 계획이라는 의미에서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고 올바르게 키워내는 교육만큼 어울리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학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사내대학부터 소비자와의 소통을 위한 교육마케팅까지 함께 공부하는 회사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기업들이 구성원의 자기계발을 도우며 함께 성장하는 교육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비용이 지출되는 사내 교육 투자에 소극적 자세를 취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오히려 ‘사람’이라는 자산의 가치를 더욱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교육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고졸취업이 늘어나며, ‘선취업 후교육’에 대한 니즈도 높아지고 있다. 입사 전 충분한 교육을 받았다고 해도 기업에서는 현장에 맞는 재교육이 이뤄지기 마련. 때문에 다소 경력이 부족한 신입사원을 회사에 딱 맞는 맞춤인재로 양성하는 형태로 기업의 인식이 변하고 있는 것이다.

재직 중 학업을 병행, 학위취득까지 가능한 사내대학부터 맞춤 인재를 양성하는 기업대학은 물론, 파트너·가맹점주 등과 동반성장을 고민한 교육 프로그램과 재미있는 교육을 통해 소비자에게 기업의 철학을 전달하는 교육 마케팅까지… 기업별 취지와 대상에 맞춘 다양한 형태로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의 변화에 맞춰 정부에서도 직무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제도화하고 이를 장려하고 있다.

일하면서 학위 따는 ‘사내대학’

학업과 일을 병행해 근로자의 면학욕구 충족과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제도인 사내대학은 전문대학 또는 대학졸업자와 동등한 학력·학위가 인정되는 직무교육 과정이다.

설립에 있어서도 까다로울 수밖에 없는데, 사내대학을 만들려는 기업은 평생교육법 제32조 등에 의거해 설치계획서를 교육부장관에 제출, 심사 과정을 통해 인가를 받아야한다. 또한 사내대학은 종업원 200명 이상 사업장을 운영하는 법인이 주체가 돼 최소 학생 기준 50명 및 교원수와 시설규모 등에 있어서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 spc식품과학대학은 지난 2월 ‘2015년 학위수여식’을 통해 1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때문에 2005년 설립된 삼성전자 공과대를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 공과대·LH토지주택대·KDB금융대 등 대기업에서 주로 운영되며, 2014년 4월 기준으로 600여명의 학생이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이 가운데 우수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SPC식품과학대학은 SPC그룹 계열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과제빵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해 실무역량을 갖춘 핵심 인재를 육성하고, 국내 식품기술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SPC그룹이 설립한 식품산업 분야 최초의 2년제 사내대학으로 지난 2011년 설립됐다.

지난 2월 17명의 졸업생을 비롯해 5년간 총 6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올해 졸업한 김순자 학생은 “SPC식품과학대학에서 제공하는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 덕분에 현업 직무에 대한 이해도와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고숙련 교육으로 맞춤형 인재 양성

기업대학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소속 근로자 및 채용 예정자를 대상으로 일반 교육훈련이 아닌 고숙련수준의 교육훈련을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취지로 2012년에 제도가 도입돼 사업 3년차를 맞이했다. 2012년 10월 LG전자 등 4개 기업 22개 과정이 승인받은 이후 10차에 거쳐 총 21개 기업의 92개 과정을 승인, 점차 발전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반 기업들이 진행하고 있는 직원 대상의 사업주 훈련은 대부분 단기인 반면 기업대학은 6개월 이상의 중장기로 이뤄진다. 이런 이유로 업무에 공백이 생겨도 감당 가능한 인력규모와 교육 설비나 장비를 갖출 수 있는 중견기업 이상에서 추진되고 있다.

우수 사례로 꼽히고 있는 LG전자는 고숙련수준의 교육훈련이 연평균 1200명의 임직원 및 협력사 직원에게 수준별·단계별로 제공되는 기업대학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뛰어난 강사 풀과 철저한 성과관리로 정기적인 1:1 경력개발계획(Career Development Plan) 제도를 통해 기업 속의 평생직업능력개발 체제를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를 비롯해 올해 기업대학은 21곳의 기관에서 30개 기업대학으로 확대 운영된다. 기업대학의 운영 주체인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측은 “신규채용자들의 불필요한 스펙쌓기에서 탈피하고 직무에 꼭 필요한 교육을 함으로써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앞당기고 재직자에게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에 기반한 핵심인재양성 모델로 성장, 발전해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능력중심 사회의 핵심 모델로 확대·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언제 어디서나 불태우는 학구열

회사에서 마련된 정규 교육 과정을 통해 업무 숙련도를 높이는 방식은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스타벅스 커피 코리아는 이같은 점을 극복해 언제 어디서든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스타벅스 아카데미’를 영하고 있다.

▲ 스타벅스 아카데미 모바일의 구동화면.

5000여 임직원의 전문 지식 함양과 전사적인 지식 공유가 가능한 양방향 온라인 교육시스템으로 구축된 스타벅스 아카데미는 데일리 학습·e-BOOK 매뉴얼·백과사전·자율학습 코너 등 재미와 자발적 참여 가능한 콘텐츠를 통해 학습 만족도를 극대화했다.

우선 스타벅스에서 사용되는 모든 용어를 총망라한 용어사전부터 건강관리·시사 상식·커피 지식·에티켓 등 최고의 바리스타가 되기 위한 유용한 정보는 물론 전문 직무, 외국어, 컬처&라이프, 비즈니스 특강, 리더십 함양 등 파트너들의 자기 개발과 경력 개발에 유용한 콘텐츠를 갖췄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향후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과 업데이트를 통해 스타벅스의 다른 국가는 물론 관련 업계에서도 벤치마킹 하는 인재 육성의 새로운 롤 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문화 바꾸는 아카데미 현장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자영업자들의 가게 운영에 도움이 되고자 가맹업주를 대상으로 고객 응대 방법, 대박집 성공 비결 전수, 배달의민족 활용법 등의 정기 교육 프로그램 ‘배달 아카데미’를 시작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배달원을 위한 안전운전 교육 프로그램 ‘민트라이더’ 캠페인. 배달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배달원의 높은 사고율을 개선하고자 배달의민족이 가맹 업주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오토바이 안전운전 교육 프로그램이다.
 

▲ 배달의민족은 민트라이더 교육을 마친 이들에게 원하는 문구를 새긴 헬멧을 선물한다.

배달의민족은 민트라이더 교육 수료자에게는 안전교육 수료증 카드와 함께 자체 제작한 ‘민트라이더 헬멧’을 제공한다. 민트라이더 헬멧은 안쪽에 가족사진을 넣을 수 있고, 헬멧 뒷부분에 배달원이 원하는 문구를 새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회 차에 참가했던 수료자들은 ‘나는 가족의 자부심이다’, ‘오늘도 무사히’ 등을 새겼다.

당초 민트라이더 교육은 상·하반기 1회씩 매년 2회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기획됐지만, 지난 3월 5주간에 걸친 1회차 교육에 예상보다 많은 신청자가 몰림에 따라 추가 교육이 편성될 예정이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배달원의 안전 문제는 현재 배달 산업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돼야 할 사항 중 하나이기 때문에 민트라이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거리에 민트라이더 헬멧을 쓴 배달원이 늘어나 지금보다 훨씬 안전해진 배달 환경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사-가맹점-소비자 잇다

BBQ 치킨대학은 가맹점과 본사가 같이 살기 위해서는 품질향상과 교육, 그리고 끊임없는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미국의 맥도날드 햄버거 대학을 벤치마킹해 설립됐다.

▲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치킨대학의 전경.

제너시스 그룹의 구성원으로 입사를 하거나, 브랜드의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누구라도 이곳에 입소해 교육을 받아야만 하는 ‘경영개발원’은 현장 교육용 매뉴얼 제작 및 현장 근무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1995년 첫 교육을 시작으로 2011년 500기 수료식을 거쳐 2013년 4월에는 치킨대학 BBQ 단일 브랜드로 1만번째 수료생이 탄생하는 등 치킨 교육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치킨대학 가려면 몇 등급 받아야 함?’이라는 농담이 등장할 정도로 온라인에서 ‘치대’의 인기는 매우 높다. 때문에 BBQ는 치킨대학을 통해 본사 직원과 가맹점주는 물론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치킨캠프도 진행하고 있다.

치킨캠프는 직접 치킨 조리 체험의 즐거움과 소중한 추억을 선사하는 체험의 장으로 가족단위 고객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으며, 유아동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가 중국에서 열풍을 일으켜 중국인 관광객들의 관광 코스로 각광 받기도 했다.

오감으로 기업가치 전달

바른먹거리 캠페인 교육은 풀무원이 지난 2010년부터 어린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바른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실시하고 있는 무료 교육 프로그램이다.

풀무원은 지난해 1만여명 등 5년 동안 1404회에 걸쳐 3만1745명에 대해 교육을 실시했고, 2020년까지 10만명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조기 식생활교육으로 자리잡은 풀무원의 ‘바른먹거리 캠페인’ 교육 모습.

모든 교육은 이론과 더불어 오감(五感), 소통, 재미를 바탕으로 바른먹거리를 쉽고 재미있게 접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올해 6년차를 맞은 풀무원의 ‘바른먹거리 캠페인’ 교육은 이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조기 식생활교육으로 자리를 잡았다”며 “풀무원은 매년 1만명 이상씩 교육해 2020년까지 10만명 이상의 바른먹거리 지킴이를 양성함으로써 한국의 식문화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교육을 확대해 나가는 것과 함께 학부모와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한 신규사업도 진행한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지구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생활방식을 뜻하는 로하스(LOHAS)식생활 개념과 실천을 위한 ‘로하스식생활 교육’ 사업을 진행한다. 또 저소득층 어린이를 위해 신설된 ‘바른먹거리 드림(Dream)’ 사업은 먹거리에 있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저소득층 어린이의 영양불균형 해소를 위해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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