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광고 예산, ‘세일즈 효과’로 증명해야
홍보·광고 예산, ‘세일즈 효과’로 증명해야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5.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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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특별좌담]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도전과 미래 <上>

[더피알=강미혜 기자] <더피알>은 창간 5주년을 맞아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도전과 미래’를 진단하는 전문가 좌담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소셜과 스마트란 키워드가 가져온 근본적 변화에 다시 한 번 주목하면서 “철저히 소비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콘텐츠를 소비자 스스로가 유통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론 ‘소셜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희 샤우트 웨거너 에드스트롬 대표, 남상문 매일유업 홍보 담당 이사, 신훈주 KT 마케팅부문 IMC담당 상무, 심재부 더피알 공동대표(전 삼성디스플레이 커뮤니케이션팀 상무), 조병렬 GE코리아 커뮤니케이션·대외협력 총괄 전무가 자리했으며,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가 사회를 맡았다. 관련 내용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➊ 광고·홍보 예산, ‘세일즈 효과’로 증명해야
➋ 기업 리스크 관리, ‘소화력’이 관건
‘컨슈미디어’ 세상,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하라


사회 - 하루가 다르게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기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현 시점에서 각자가 생각하는 가장 큰 변화 내지 어려움은.

▲ 김재희 샤우트 웨거너 에드스트롬 대표
김재희 샤우트 웨거너 에드스트롬 대표(이하 김 대표)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다. 첫 번째는 기업 콘텐츠의 변화다. 전통적인 온드미디어(owned media, 홈페이지·SNS 등 기업 소유 미디어) 역할은 기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즉, ‘푸시(push) 콘텐츠’를 실어 나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면 아무리 푸시해도 먹히지 않는다.

이처럼 온드미디어의 역할이 급격히 바뀌면서 점점 새로운 콘텐츠의 타입, 유통경로 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됐다. 기업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물론 컨설턴트사에 있는 AE들도 모두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주체가 되는 동시에 그것을 증폭하고 유통시키는 매체 플래너의 역할까지 전부 소화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두 번째는 커뮤니케이션의 효과 문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경영진들로부터 성과에 대한 압박을 굉장히 많이 받기 시작했다. 광고나 홍보 예산을 묻지마식 또는 관습적으로 할당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내부에서 공격적으로, 부서 간 치열하게 예산 확보 싸움을 해야 한다.

경영진들이 결국 관심을 갖는 건 예산 할당에 따른 효과가 아니겠나. 광고나 홍보 등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세일즈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 매출에 어떻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증명해야만 한다.

최근 홍보·마케팅팀 등 커뮤니케이션 파트에서 회사에 보여줘야 하는 성과분석, 효과측정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게 사실이다. PR업계에서도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보팀이 내는 보도자료, 마케팅에서 진행하는 광고·프로모션이 기업 콘텐츠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그 형태가 워낙 다양해져서 업무적 변화가 뒤따르고 있다. 매일유업의 경우 건강과 직결되는 식음료라는 업의 특수성이 있는데,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변화가 있나?

▲ 남상문 매일유업 홍보 담당 이사
남상문 매일유업 이사(이하 남 이사) 
식품제조업체의 입장에서는 셀러(seller) 마켓에서 바이어(buyer) 시장으로, 유통채널이 중시되는 시장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SNS 등 멀티 채널로의 급속한 변화 속에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다양한 멀티채널을 통한 전파력과 소비자들의 관여도가 커지면서, 업계 속성상 식품안전 또는 블랙컨슈머에 대한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따라서 대고객 커뮤니케이션은 다양한 제품군에 따른 마케팅 중심의 전통적인 MPR은 물론이고, 외생변수로 시장과 제품에 대한 영향력이 큰 리스크 요인까지 함께 고려해야만 한다.

또한 출산 감소-인구 정체 내지 감소-중년 노년층 확대-시장의 구조적 변화 대처의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되면서 이같은 상황을 함께 타개해 나가기 위한 다양하고 복합적인 대외협력도 중요시되고 있다.

이런 모든 요소를 모두 고려해 고객에 대한 보다 넓고 세분화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고, 대고객 커뮤니케이션 또한 CS-CRM-마케팅과 연계해 보다 전략적인 판단과 시행, 피드백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콘텐츠 생산 방식이 바뀌면서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의 개념과 역할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나.

▲ 신훈주 kt 마케팅부문 imc담당 상무
신훈주 KT 상무(이하 신 상무)  마케팅커뮤니케이션(마컴) 담당자들의 역할은 고객들에게 세일즈나 마케팅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확산되게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소비자들, 우리 고객들 주변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끊임없이 관찰할 수밖에 없는데, 근래 겪는 변화는 너무도 확연하다.

예전엔 커뮤니케이션 흐름이 일직선이었다. 기업이 메시지를 만들어 4대 매체에 태워서 소비자에게 뿌리면 됐다. 어떻게 보면 마컴 일이 편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온라인, 특히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메시지 생산자(기업)와 소비자의 직선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소비자들이 메시지 생산의 주체가 됐고 메시지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인다.

그 안에서 미디어들은 어지러울 정도로 많아졌다. 온라인 시대만 해도 견딜만 했는데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매체가 4만, 4천만, 4억… 인구수대로 늘고 있다. 한 사람이 TV보다 더 강력한 메신저가 돼 기업의 이야기를 지원하기도 하지만 반대의 일도 빈번하다. 마컴의 헤게모니가 기업에서 소비자로 완벽히 이동한 사실을 정확히 이해하지 않으면 견뎌낼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소비자 수와 더불어 콘텐츠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기업 메시지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숱한 이슈들과 경쟁해서 이겨내야 사람들의 머릿속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메시지 자체가 대단히 매력적이지 않고선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기업 마컴의 경쟁자는 더 이상 경쟁사가 아니다. 소비자의 관심과 시선을 뺏는 주변의 재미있고 신기한 일들, 황당 이벤트 혹은 사건사고들이 소비자들의 손을 통해 콘텐츠화 돼 전달되는 것들이 진정한 경쟁자인 셈이다.

결국엔 소비자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콘텐츠와 그들의 취사선택 속에서 흐름을 같이 타지 않으면 기업의 메시지는 완전히 뒤처지거나 존재 자체가 무색해져 버린다. 돈만 낭비하는 마컴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한다.

콘텐츠 생산 못지않게 유통이 최대 관건이 되고 있다. 최근 <뉴스타파>가 피키캐스트(모바일 큐레이션 서비스)와 손잡은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뉴스타파의 12분짜리 동영상뉴스가 피키캐스트를 거치면서 30여장의 이미지와 수 초 분량의 동영상, 짧은 텍스트, 카툰으로 쪼개져 뿌려졌다. 젊은층에 매력적인 콘텐츠로 수술해 젊은층이 많은 플랫폼에 올라탄 것이다. 재미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떻게 유통시키느냐에 따라 콘텐츠 파워가 확연히 달라진다. 글로벌 기업에 있는 조 전무께선 이런 변화를 어떻게 보고 있나.

▲ 조병렬 ge코리아 커뮤니케이션·대외협력 총괄 전무
조병렬 GE코리아 전무(이하 조 전무)  앞선 분들의 말씀에 동감하면서, 좀 더 본질적인 측면을 이야기하고 싶다. 2008년 말 미국에서 GE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리더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당시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고 수많은 미국 기업들이 수난을 겪고 있던 때다.

기업의 명성과 신뢰에 대한 발표 도중, 미국 기업인들에 대한 평균적인 미국인들의 인식을 보여주는 얘기가 나왔다. 미국의 주요 드라마에 묘사된 기업인의 이미지는 범죄자, 거짓말쟁이, 사기꾼 등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이는 ‘기업인=사기꾼’이라는 인식을 미디어가 적극적으로 만들어내고 있으며, 동시에 기업인에 대한 미국인의 보편적 인상이 드라마에 반영된 것이었다.

어쩌면, 지금 한국의 기업과 기업인에 대한 대중 인식이 당시의 미국 상황과 유사하지 않을까?

기업 커뮤니케이션 역할의 본질이 뭔가? 기업 활동에 대한 내·외부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획득하는 것이라면, 우선적으로 비즈니스 운영 자체가 더욱 더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할 때 기업 커뮤니케이션도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글로벌 기업은 해당 국가에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선 이른바 ‘소셜 라이선스(social license)’를 획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정 국가에서 수행하는 사업이 해당 지역사회에 얼마나 유익한지를 보여주고 입증하며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국내의 많은 기업들이 한국 사회에서 비즈니스 정당성을 획득하는 데 근본적인 노력을 게을리 하고, 전술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에만 매달린다면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운영 자체의 패러다임을 지역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 내 커뮤니케이션팀의 역할 중 하나는 변화하는 외부 패러다임의 핵심을 기업내부에 전달하고 이를 경영 및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으로 반영하는 것이다.

조직의 아이덴티티를 아무리 잘 설정해 놓아도 리얼리티(실체)의 변화 없이는 아이덴티티가 구현되기 어렵다는 본질적 문제를 짚으셨다. 사회가 기대하는 바를 조직 내부에서 실제로 받아들이고, 이를 외부로 잘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역할의 중요성을 말씀하신 거라 생각된다. 삼성도 글로벌 기업으로서 커뮤니케이션 본질에 대해 고민이 많을 듯하다. 오랫동안 삼성에서 몸 담으셨던 심 대표께서 하실 얘기가 있으실 것 같다.

▲ 심재부 더피알 공동대표
심재부 더피알 공동대표(이하 심 대표)  국내에서 단일 단체로 사회에 가장 많이 공헌하고 기여하는 곳이 삼성이다. 그런데 그 부분을 사람들이 잘 모르고, 설령 알더라도 인정을 안 하려고 한다. 삼성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 측면도 있지만 이 문제는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논의의 범위를 좁혀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두드러진 변화를 꼽아본다면 한 마디로 ‘예측불가능성’이다. 미디어가 셀 수 없이 많아지고 콘텐츠가 넘쳐나면서 언제 어디서 어떤 이야기가 튀어나올 지 전혀 알 수가 없다.

과거처럼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개입 또는 통제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복잡다단한 프로세스상에서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그나마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이 어디냐, 바로 조직 내부다.

내부 리스크는 센싱(sensing)을 잘 하면 예측할 수 있다. 저도 현직에 있을 때 리스크 센싱 작업을 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효과를 보긴 어렵더라. 리스크를 안고 있는 담당자들이 내부에서조차 그 요인을 공유 안 하기 때문이다. 꼭 일이 터지고 나서야 말한다. 내부에서 정보 공유의 한계를 해소하고 리스크 센싱이 제대로 가동되면 지금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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