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허무는 플랫폼 진화…저널리스트 무대 넓힌다
경계 허무는 플랫폼 진화…저널리스트 무대 넓힌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6.0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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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서비스 속속 등장, 활용의 현실적 제약도

[더피알=문용필 기자] 1인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아직까지는 블로그나 포털 같은 전통적인 인터넷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지만(관련기사: ‘삼류기자’라도 좋다…1인 저널리즘 세상) 모바일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1인 저널리스트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는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트위터가 선보인 동영상 스트리밍 어플리케이션 ‘페리스코프’/사진:트위터 코리아

트위터가 올해 선보인 동영상 스트리밍 어플리케이션 ‘페리스코프(Periscope)’는 실시간 생중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관련기사: 1인 미디어 플랫폼 ‘페리스코프’, 안드로이드 출시)

물론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은 ‘아프리카TV’나 ‘유스트림’ 같은 기존의 플랫폼이 있지만 페리스코프는 트위터와 결합돼 영상과 텍스트기반의 저널리즘을 동시에 추구하고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SNS 공룡’ 페이스북에 비해 트위터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지만 여전히 강력한 전파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페리스코프를 기반으로 한 1인 저널리스트의 활동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판도라TV의 ‘아이앱(iAPP)’은 모바일 동영상 앱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판도라TV에 영상을 올린 후 ‘앱 만들기 버튼’을 누르면 생성되는 이 서비스는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에 등록 대행까지 해준다. 앱을 다운로드한 시청자와 콘텐츠 창작자가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블로그나 SNS 같은 다른 플랫폼을 따로 이용하지 않아도 앱을 통해 한 번에 접속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다. 판도라TV 최고 마케팅책임자 이장원 상무는 “현재는 PC에서만 아이앱 생성이 가능하지만 12월중 모바일 환경에서도 아이앱 생성이 가능해진다”며 “소셜 지향적인 인터페이스 개편도 동시에 진행해 글로벌 서비스에도 도전하겠다”라고 밝혔다.

모바일 블로그 플랫폼인 다음카카오의 ‘플레인’은 전문분야에 특화된 1인 저널리스트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플레인은 하나의 글에서 텍스트와 이미지, 링크, 영상 등 다양한 소스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최대 30장까지 여러 장의 사진을 한 번에 올릴 수 있도록 했다. ‘찾아보기’ 화면의 검색창에 태그와 글, 사람 등 다양한 분야의 관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해당 키워드가 포함된 유용한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울러 이용자별로 맞춤화된 추천태그를 활용하면 비슷한 취향의 플레인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자주 방문하는 플레인은 즐겨보기로 설정할 수도 있다. 마음에 드는 포스팅의 경우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등을 통해 공유할 수도. 다음카카오 측은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과의 연동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이성규 <블로터닷넷> 기자는 “(플랫폼이 다양화된다고 해서) 기존에 텍스트 기반 저널리스트들이 영상으로 옮겨 탄다거나 영상 저널리스트들이 텍스트 기반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기본적으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저널리즘의 문법을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기존의 블로그 플랫폼이 제공하지 못했던 모바일 최적화 문제나 이미지 활용범위 같은 것들은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좀 더 심혈을 기울여 작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블로그 플랫폼 ‘플레인’/사진:다음카카오

박주현 교수도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허무는 쌍방향 서비스의 제공과 미디어 접근성을 높인 디지털 기기의 보급이라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양가적 기반이 1인 미디어의 진화를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같은 편리한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1인 저널리즘의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현실적인 제약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콘텐츠 생산·미디어 운영의 현실적 제약

김익현 <지디넷 코리아>미디어 연구소장은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1인 저널리즘의 가능성은 상당히 넓어진 게 맞지만 1인 저널리즘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생업으로 가능한지, 수익성을 고민해야 한다”고 짚었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박사도 “생태계가 형성되려면 돈이 돌아야 하는데 (국내 1인 저널리즘은) 그런 부분에서 매우 제한적인 형태라고 생각한다”며 “지속 가능하려면 수입이 생겨야 한다”고 같은 의견을 전했다.

<아이엠피터> 임병도 씨는 취재와 콘텐츠 생산에서의 한계점과 어려움을 토로하긴 마찬가지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출입처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에 (기사에 대한) 반박문을 받기위해 전화를 하면 블로그라고 할 때 ‘뭔데 글을 쓰느냐’는 식으로 (답)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국회나 관청에 (취재를 위해) 들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혼자 하다 보니 데스킹이 안 된다. (기사상에) 문제요소도 있을 수 있는데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없는 한계성이 좀 있다”며 “그래서 출입처 부분은 정보공개 등의 방식으로 자료를 제대로 받으려고 하고 데스킹 같은 경우는 주위의 기자들에게 물어본다”고 전했다.

박주현 교수는 또 다른 차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 유통, 정보 편식과 파편화한 공론장, 무분별한 저작권 침해는 1인 미디어를 논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문제점과 한계”라면서 “특히, 확인되지 않은 정보 유통으로 인한 피해사례 증가는 1인 저널리즘 발전 가능성의 발목을 잡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 우리나라의 1인 저널리즘은 지난 2008년 촛불집회와 함께 성장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당시 열린 1인 저널리즘관련 세미나 ⓒ뉴시스

전규찬 교수도 “근거 없는 주장을 하거나 상대방을 비난하고 선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비슷한 시각을 피력했다.

또한 “언젠가 1인 저널리즘에 대해서도 수행성 평가가 따라올 것이라고 본다”며 “다시 말해 사실에 기초하는지 진실을 추적하는지에 대해 1인 저널리스트도 그 부담이나 책임에서 회피할 수 없는 처지가 된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최소수준의 양식과 윤리를 갖추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전 교수는 “1인 저널리즘은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진실을 쉽게 추적할 수 없지만 여론과 의혹을 제시할 수 있다. 이를 수렴해서 풀어내는 몫은 제도권 언론”이라며 “결국 1인 저널리즘이 발달하기 위해서라도 이와 밀접하게 연관된 주류 저널리즘의 복구와 실천도 매우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주현 교수는 “다양한 형태의 1인 미디어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블로그 형태의 플랫폼이 의제설정과 의제파급에서 영향력과 신뢰도를 얻고 있다”며 “1인 미디어 운영자들끼리 협력해 협업저널리즘을 구축하는 형태들도 눈여겨 볼만하다. 그런 맥락에서 아이엠피터나 미디어몽구 같은 이들이 언제까지나 1인 미디어를 고수할지, 아니면 협업을 통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지 관심거리”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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