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일선’ 질병관리본부, 트위터 계정 왜 닫았나
‘방역 일선’ 질병관리본부, 트위터 계정 왜 닫았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6.0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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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 “귀막고 입닫는게 해결책?”…본부 측 “SNS보다는 홈페이지”

[더피알=안선혜 기자] 3차 감염자 발생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가운데 주관부서인 질병관리본부가 트위터 계정을 돌연 비공개로 전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관련기사: ‘메르스 공포’, 땜질식 커뮤니케이션이 원인)

질병관리본부는 3일 공식 트위터 계정(@KoreaCDC)을 프로텍트(계정 비공개) 상태로 전환, 기존 팔로워인 1628명 외에는 질병관리본부 공식 트위터에 접근할 수 없다. 

▲ 질병관리본부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접속하면 비공개라는 메시지가 뜬다./사진:질병관리본부 트위터 캡쳐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돌려놓으면 승인한 팔로어에게만 트윗이 전달되고, 팔로잉(특정 트윗 계정을 구독하는 행위) 또한 이용자의 허가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정부를 향해 메르스 관련 정보 공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메르스 관리상황과 대처법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불안감 확산을 차단해야 하는 방역당국이 오히려 소통 채널 하나를 닫은 셈이다.

누리꾼들은 질병관리본부의 대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국민들은 어디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건가요”라는 의견부터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 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는 건가 보다”는 풍자까지 나왔다.

한 누리꾼은 “질병관리본부의 셀프격리”라고 평한 가운데, “이러면서 유언비어 엄단한다는 건 오락프로 소재 제공 플레이인가요”라며 실소를 보내기도 했다.

“역시 좋은 해결책은 입 닫고 귀 막는 것이라는 점을 몸소 실천하십니다. 아몰랑(아! 몰라의 인터넷식 표현) 트위터 공개 안 할 거야. 알아서 정보 찾고 살아남아”라는 조롱 섞인 글도 엿보인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 측은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관리가 미흡했던 터라, 담당부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어떻게 운영을 할 것인지 검토 중”이라며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운영 중인 메르스 관련 홈페이지에 더 많은 정보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서 그곳이 더 신속 정확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의 공식 트위터 계정은 지난해 8월 8일 에볼라 관련 포스팅을 마지막으로 트윗이 작성되지 않고 있다.

업데이트되지 않은 내용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없어 정보를 한 곳으로 모으겠다는 게 질병관리본부의 입장이지만, 정보의 확산력과 일반 대중의 접근성 차원에서 홈페이지의 활성화에 의문 부호가 찍힌다.

근본 문제는 준비 없는 위기관리

질병관리본부의 이같은 대처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전문회사인 에스코토스의 강함수 대표는 “지금처럼 정보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본인들이 갖고 있는 메시지를 하나라도 더 전파시키고 이야기해야 한다면 (SNS) 채널을 활용하는 게 맞지만, 아마 내부적으로는 이걸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이나 자원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고 봤다.

트위터 계정을 통해 들어오는 메르스 관련 질문들에 적절한 대응이 어려워 아예 운영하지 않는 방편을 택한 것이란 견해다.

강 대표는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가 어떤 의사 결정을 할 것이고 이해관계자별로 어떤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며 채널을 어떻게 활용할지 계획이 세워져 있어야 했지만, 이런 준비가 없었다는 게 드러난 것”이라며 “세월호 당시부터 지적됐던 정부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점들이 하나도 개선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방향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홈페이지 이용을 안내하고 있다”며 SNS 채널 활용에는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현재 질병관리본부에서 운영 중인 홈페이지에는 보도자료를 비롯해 메르스 개요, 여행자 주의사항, 의심환자 진단신고기준 등이 게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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