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보단 재미, TV광고의 예능화
크리에이티브 보단 재미, TV광고의 예능화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6.0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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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티지 광고 늘어나…단기 승부 내야하는 매체 환경 변화 영향

[더피알=안선혜 기자] 이상한 영어와 일본어가 난무한다. 극 도중 갑자기 안무와 노래를 곁들이는 인도영화 특유의 설정도 등장한다.

tvN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류TV를 패러디한 광고다. SK텔레콤이 모르는 번호를 찾아주는 T전화를 알리기 위해 제작한 이 광고는 일본, 미국, 인도 삼국 의학드라마를 콘셉트로 엉터리 언어를 구사하면서 각국 드라마나 영화가 갖고 있는 특성을 살려내 웃음을 자아낸다.

삼광글라스는 올리브TV <오늘 뭐 먹지>에서 개그맨 신동엽이 선보였던 ‘마이너스의 손’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한 광고를 선보였다.

신동엽은 요리를 하기 위해 재료를 나르면서도 계속해서 용기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범한다. 그러나 단단한 글라스락 덕분에 깨지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유의 익살스런 표정으로 “단단하니까 좋지?”라며 캐릭터를 살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처럼 영화나 TV 프로그램 속 캐릭터나 상황을 활용해 연계 효과를 노리는 광고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른바 풋티지(footage) 광고로, 인기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광고에도 끌어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최근 선호되는 방식이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삼광글라스 글라스락 광고, lg유플러스 광고, 알바천국 광고.

풋티지 광고는 작품 속 한 장면을 그대로 따다 쓰는 것부터 상황과 캐릭터를 새로 편집해 광고에 접목시키는 방식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보다 노골적으로는 프로그램 속 장소나 물건을 그대로 갖다 쓰는 경우도 있다.

일반 대중들이 보다 광고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측면에서는 선호될 수 있으나, 크리에이티브보다는 빅모델을 앞세워 화제성만을 쫓는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광고계 한 관계자는 “B급 정서와 단발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광고가 많아지다 보니 광고의 기본인 크리에이티브는 오히려 떨어지는 모습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의 자조적 목소리에도 프로그램의 인기와 생명을 같이 하는 풋티지와 같은 단발성 광고들이 많이 집행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광고매체로서 TV가 각광받던 것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SNS 등으로 매체가 다변화된 미디어 환경 변화가 결정적이다.  

김성호 HS애드 부장은 “과거에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대형광고를 집행하곤 했지만, 요즘 같은 미디어 환경에서는 단기간 내에 광고 효과를 내야하는 상황이 겹쳐지면서 단발성 광고를 많이 집행하는 추세”라며 “모바일 시대 미디어의 분산이 심화되다 보니 크리에이티브보다는 소비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끄는 데 주력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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