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정부 대응, 모바일 커뮤니케이션도 뒷북
메르스 정부 대응, 모바일 커뮤니케이션도 뒷북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6.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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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긴급재난문자, 떠밀려 재개한 트위터 등 도마 위

[더피알=안선혜 기자] 정부의 메르스 초기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빗발치는 가운데, 대국민 직접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뒷북대응이 구설에 올랐다. 국민안전처가 지난 6일 발송한 ‘긴급재난문자’가 대표적이다. 

▲ 메르스 예방 관련, 지난 6일 국민안전처가 보낸 긴급재난문자.

해당 문자는 첫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5월 20일)한 지 17일만에 보낸 것으로, 내용 또한 ‘자주 손 씻기’ 등 일반적인 예방 수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날 국민안전처는 메르스 예방수칙으로 ▲자주 손 씻기 ▲기침·재채기 시 입과 코 가리기 ▲발열·호흡기 증상자 접촉 피하기 등을 선정해 4세대(4G) 이동통신 가입자 및 일부 3G 가입자에게 보냈다.

하지만 메시지 수신자인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온라인에서는 “뒷북 재난문자이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을 보름만에 보내서 어이가 없었다”거나 “메르스보다 재난문자 사이렌 소리에 놀라 쓰러지겠다”는 등의 냉소적 반응들이 이어졌다.

긴급재난문자를 받은 서울에 사는 한 30대 여성은 “정작 알고 싶은 정보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고 뻔한 내용을 뒤늦게 보내 생뚱맞은 느낌”이라며 “긴급재난문자라는 표현도 공포감을 조성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의 대국민 직접커뮤니케이션이 논란이 된 건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3일 질병관리본부에서 공식 트위터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면서 부실한 대응에 이어 소통 채널마저 닫아버렸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관련기사: ‘방역 일선’ 질병관리본부, 트위터 계정 왜 닫았나)

질병관리본부에서는 SNS 계정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던 상황인 터라 닫은 것이라 해명했지만,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 비공개 전환 이틀 만인 지난 5일 다시 계정을 오픈했다.

그러면서 질병관리본부는 “SNS에서도 질병 관련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드려야 했는데, 트위터를 비공개한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메르스 등 질병관련 정보들을 신속하게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후 질병관리본부 트위터에는 메르스 확진 환자 및 사망자 현황을 비롯해 향후 대처 방안 등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국민 커뮤니케이션을 등한시했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 질병관리본부가 트위터 계정을 재오픈하면서 올린 공식 사과문.


초기 대처 미흡, 반복되는 실수

정부 당국이 보여준 이런 일련의 늑장 대응과 관련해 위기관리 전문가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아직도 정부 차원에서 SNS라든가 온라인, MMS(Multimedia Messaging System) 등 뉴미디어를 관리하고 담당하는 체계가 정리돼 있지 않다”고 보면서 “아무래도 의사결정권을 쥔 윗분들이 기자회견 등 뉴스중심 대언론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신경을 쓰다 보니 상대적으로 (대국민 직접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뉴미디어는 등한시되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온라인 위기관리 전문가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컨설턴트도 뉴미디어가 확산되는 중심인 모바일에 대한 정부의 이해도가 부족함을 지적했다.

그는 “실제 대다수 국민이 모바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는데, 정부에서 제공하는 많은 정보성 콘텐츠들이 PC 형태 콘텐츠로 생성되고 있다”며 “최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만든 포스터만 해도 콘텐츠 내용 자체는 양질이지만, 웹으로만 보이는 맹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송 대표는 “당장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커뮤니케이션만 보더라도 정부 입장을 담은 콘텐츠 점유율이 지인 콘텐츠보다 훨씬 적다”며 “소셜미디어와 모바일에서 전파되기에 적합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안전처가 보낸 긴급재난문자 역시 플랫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보낸 시기의 문제도 있지만, 경고성 알람(alarm)에 적합한 문자메시지에 정보성 콘텐츠를 담다보니 메시지가 빈약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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