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ity, Identity 그리고 Image
Reality, Identity 그리고 Image
  • 강대선 (admin@the-pr.co.kr)
  • 승인 2010.11.0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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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선의 재미있는 CSR 커뮤니케이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한 국제표준(ISO26000)이 최종 확정됐다. 지난 9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국제 표준화 기구(ISO)가 최근 77개 참여국들이 모여 93%의 찬성으로 ISO26000최종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다행히도 ISO참여국들은 표준안의 규정집 첫머리에 새로 마련된 표준을 무역장벽에 이용하거나 인증을 의무화 하지는 않기로 명문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결국 이번 합의로 각국이 무역조건에 ISO26000 조항을 무역장벽으로 이용할 수는 없게 된 것이다. 준비가 미흡한 한국으로서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CS컨설팅&미디어가 조사한 우리나라 CSR보고서 발간 현황을 보면 한국의 30대 기업 중 한번이라도 CSR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18개 기업에 불과하다. 16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형태로, 다른 2곳은 사회환경보고서와 사회책임보고서 형태로 발간됐다. 아직까지도 CSR보고서를 발간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의지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경영마인드는 칭찬할 만하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담당한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발간된 보고서의 대부분이 잘하고 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보고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거나 숨기거나 언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 내부에서도 CSR보고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해관계자와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전개하여 소통의 물꼬를 트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투명한 CSR보고서가 신뢰도 높여
전문가들은 CSR보고서 작성의 두 가지 덕목으로 ‘정직’과 ‘경청’을 들고 있다. 환경, 사회, 공정하고 윤리적인 공급망 관리 등 CSR에 대한 데이터를 정직하게 공개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잘하고 있는 것뿐 아니라 부족한 것도 투명하게 보고할 때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보완과 개선의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건강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소통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없이 자신의 활동만을 열거할 것이 아니라 관련자료, 사회적 상황, 회사입장 등을 충분히 정리해 사전에 이해관계자에게 전달하고 대화를 하는 ‘경청’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역시 상호 이해의 핵심은 소통이고 소통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다. CSR보고서 발간의 목적은 기존 사회책임 활동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해 존경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핵심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이 필요하고 CSR보고서는 이를 위한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의 입장에서 보면 정직하게 알리는 것도 체계가 있다. 기업은 사회적 존재이자 객관적 실체로서 Reality를 갖고 있다. Reality는 존재 그 자체로서 자신이 알고 있는 실체다. 기업의 재무제표 같이 무미건조하지만 존재의 목적과 과거의 이력, 그리고 일정 시점의 상황을 반영하는 객관적인 실체다. 이에 반해 Image는 외부에서 바라본 기업의 모습이다. 조사분석 기관의 보고서나 애널리스트의 분석자료, 신문기사의 기업평전 같이 외부에서 바라 본 기업의 모습이다.

세 개념 차이 줄이는 소통·커뮤니케이션
이해관계자가 바라본 기업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으며 기업의 행위에 따른 결과적인 개념이며 다분히 실체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Identity는 Image와는 반대의 개념으로 기업이 고객의 마음속에 심어 주고자 하는 기획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내부에서 작성된 브로슈어나 홍보물 같이 기업의 입장이 반영된 모습이라고 하겠다. 단적으로 말하면 외부에서 기업을 이렇게 바라봐 줬으면 하는 모습이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세 가지 개념은 같이 공존하지만 일치하지는 않는다. 제대로 일치하지 못하는 부분도 존재한다. 이 세 가지 개념은 반드시 일치할 필요도 없고 또 할 수도 없지만 이 차이를 줄여가는 것이 바로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이다.
Reality에 비해 Identity를 과장되게 커뮤니케이션한다거나 일치하지 않는다면 이해관계자로부터 신뢰를 잃을 것이다. 어느 정도 Reality에 근거를 두고 Identity를 논해야 할 것이다. Reality보다 Image가 훨씬 과장돼 있다면 이해관계자들이 언젠가는 실체를 인지할 때 실망을 하게 될 것이고 반대로 Reality가 Image보다 보잘것 없다면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Identity와 Image가 불일치하고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의 내용과 방법이 잘못됐다는 반증일 것이다.
정직과 경청을 덕목으로 하는 CSR보고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떠해야 할까? 기업의 실체를 알려야 하는 것 일까, 아니면 Identity나 Image를 알려야 할까? 최근의 경향을 보면 CSR보고서는 기업의 홍보수단이라기 보다는 기업의 경영전략을 보고하는 책자로 전환되는 경향이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업의 재무정보와 CSR정보를 통합해 통합형 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CSR보고서의 통합은 기업의 Realty와 Identity, 그리고 Image를 통합하는 형태의 보고서이며 통합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통합형 보고서는 기업이 정직과 경청을 추구하는 과정의 산물이며 Reality와 Identity, Image의 통합을 추구하는 소통의 노력, 커뮤니케이션의 결과일 것이다.


강 대 선

STX그룹 홍보실장

광운대 경영학과 졸업

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서강대 언론대학원 석사

前 하나대투증권/SK텔레콤 근무

前 서울여성가족재단 홍보위원

前 Creative Marketing Club회장

스카이72 Marketing Consulting Committee 위원

한국PR협회 운영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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