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의 ‘방사형 뉴스룸’, 언론계에 시사하는 바는
한국일보의 ‘방사형 뉴스룸’, 언론계에 시사하는 바는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6.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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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61주년 맞아 대대적인 혁신…디지털 시대 상징적 변화

“인쇄매체가 공룡처럼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매체 환경이 변했다. 이제 단편적인 뉴스는 실을 필요가 없다. 많은 사건과 정보들이 엮어서 만들어내는 모자이크 식으로 실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100년 전 한성성보가 하던 편집체제를 신문들이 그대로 하고 있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서정우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명예교수는 과거 <더피알>과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언론 취재와 편집의 한계를 꼬집으며 변화를 역설한 바 있다. (관련기사: 원로학자 서정우 교수가 말하는 언론, PR, 소통)

시시각각 달라지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독자들의 눈높이가 달라졌고 입맛은 한층 까다로워졌는데, 여전히 과거 관습에 갇혀 있는 국내 언론들을 향한 일갈이었다.

실제 사회 변화를 좇고 시대를 이끌어가야 할 언론들의 움직임은 더디기만 하다. 수십여년 간 고수해 온 지면 중심의 취재 관행, 기사 스타일, 편집국 조직문화는 디지털 시대에도 대부분 통용되고 있다. (관련기사: 혁신저널리즘, ‘정치논리’ 빼고 ‘시장논리’ 따라야)

▲ 한국일보는 창간 61주년을 맞아 '재창간'을 선언하며 ci와 지면혁신을 꾀했다. 사진: 한국일보의 ci.

이런 가운데 창간 61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변신한 <한국일보>의 시도가 눈길을 끈다.

1954년 6월 9일 첫 신문을 찍어낸 한국일보는 61주년을 맞은 지난 9일 ‘공존·통합·사람’이라는 핵심 가치 아래 “시대흐름에 맞춰 획기적인 디지털 언론환경을 개척하는 일에도 앞장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당장 외적으로 기업이미지(CI)를 개편하고 오프라인 지면 및 온라인 사이트 변화를 꾀했다. 이와 함께 조직 내적으로는 ‘슈퍼데스크’를 중심으로 방사형 구조의 통합 뉴스룸으로 바꿨다.

새 제호는 가로 형태에서 탈피해 상하구조의 사각형으로 디자인 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지면의 경우 1면에 주요 기사를 간추린 뉴스인덱스가 신설되고, 2면에는 사진을 통해 역사 속의 오늘을 되새겨보는 코너가 마련됐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라이프 콘텐츠들도 더욱 풍성히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변화의 핵심은 뭐니 뭐니 해도 뉴스룸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편집국 레이아웃 자체를 획기적으로 바꿔 방사형으로 둥글게 뻗어나가도록 배치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는 “각 매체의 편집국장, 수석 편집자 등 핵심 인사들은 개인별 방이 아닌 뉴스룸 한가운데 위치한 원 모양의 ‘슈퍼데스크’에 자리 잡는다”면서 “슈퍼데스크와 가까운 곳에 ‘레이더 데스크’가 위치해 실시간으로 새로운 기삿거리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활용해 해당 뉴스의 확산 가능성까지 분석 보고한다”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 한국일보는 ‘슈퍼데스크’를 중심으로 방사형 구조의 통합 뉴스룸으로 바꿨다. 사진: 한국일보 인터넷 화면 일부(http://bit.ly/1gxwifo)

한국일보의 이같은 일련의 시도에 대해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원은 “재창간을 모토로 혁신하고 있는 한국일보 입장에선 뉴스룸 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상징적 변화”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김 선임연구원은 “지금 한국일보가 처해 있는 상황에서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면 변화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그러지 않으면 죽는다”면서 “사세가 옛날처럼 큰 상황에서 지금처럼 통합뉴스룸으로 혁신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일보는 사주 고발과 편집국 폐쇄, 법정관리 등의 어려움을 딛고 올 초 동화그룹에 인수되며 새 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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