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최전방에서 헌신한 대가가 낙인이라니
메르스 최전방에서 헌신한 대가가 낙인이라니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6.1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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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의료인과 그 가족까지 피해, 환자는 진료거부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의료 공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하루 내원객이 8000명에 달하는 삼성서울병원의 부분 폐쇄는 의료 현장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메르스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전 건양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전국 40여 병원이 응급실 진료를 중단하면서 위급한 환자들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삼성병원 일부 퇴원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다 거부당했다. ‘삼성서울병원 환자’라는 낙인이 찍혀 옮길 병원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료진의 피해가 느는 것도 의료 대란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 154명 중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은 26명으로 17%에 달한다.

일부 학교에서는 의료인 자녀를 ‘왕따’시키는 몰상식한 행위도 발생했다.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는 최근 이대목동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치료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이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 자녀 10여명을 귀가 조치했다. 다른 병원 직원도 “자녀들이 학교에서 따돌림당한다”고 호소했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메르스 사태가 제동이 걸리지 않으면서 최일선 의료인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들은 환자들과 한 배를 타고 목숨 건 채 현장을 지키는데도, 이들을 왕따시키는 사회는 비참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 “부분 폐쇄되거나 기능이 중단된 병원들이 늘어나면서 의료 차질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한 당국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16일 서울 노원구 원자력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뉴시스

<주요 신문 17일자 사설>

▲ 경향신문 = 박 대통령, 일상 복귀론 펼 때 아니다/나는 메르스, 기는 보건당국/정부는 가뭄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나
▲ 국민일보 = 메르스 정보는 겉돌고 시민의식은 미흡하기만/최악의 가뭄, 절수 등 수요관리가 우선돼야/IMF도 낙수효과 부정… 저소득층 중심 성장정책을
▲ 동아일보 = 令이 서지 않는 문형표 장관 두고 메르스 잡을 수 있겠나/역병에 가뭄까지… 4대강 후속 治水대책 시급하다/북한군 '1박 귀순'이 드러낸 뻥 뚫린 휴전선 최전방
▲ 서울신문 = 메르스 토착화ㆍ장기화에 대비한 방역망 새로 짜야 /메르스와 사투 벌이는 의료진에 물심 지원 쏟아야/총 들고 대화하자는 北, 진정성부터 보여야
▲ 세계일보 = '메르스 낙관' 버리고 3차 유행 저지에 전력 다해야/감염에 취약한 問病문화, 이참에 고쳐보자/남북 당국 간 대화 창구는 열어놓아야 한다
▲ 조선일보 = 추경 예산 짜려면 경기 침체 逆轉시킬 만큼 대담하게 하라/메르스 막는 데 앞장선 시민들이 밝히는 '희망의 불'/野, 언제까지 군색한 핑계 대며 총리 인준 표결 미룰 건가
▲ 중앙일보 = 정부, 메르스발 의료혼란 막을 대책 내놔야 한다/메르스 의료진 왕따시키는 나쁜 사회/4대 강 물을 가뭄지역으로 보낼 방법 찾아야
▲ 한겨레 = 남북관계 개선, 적극적 의지가 중요하다/'메르스 걸리면 돈으로 보상하겠다'는 관광 대책/거부권으로 나라 꼴 더욱 엉망 만들 텐가
▲ 한국일보 = 잇단 병원 폐쇄 따른 의료공백에도 대책 있어야/北 대화제의, 진의 의심되나 계기 삼을 만하다/국토부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 철회는 다행
▲ 매일경제 = 남북교착 풀기위해 特使활용 해볼만하다/응급실 폐쇄 급증 일반환자 '의료대란' 문제없나/국회ㆍ청와대, 국회법 충돌 피할 제3의 길 찾아야
▲ 한국경제 = 국회는 졸속법안 남발 말고 경제활성화법부터 처리하라/클린턴 vs 부시, 민주주의도 가족사업 되었나/일본 수산물 수입 질질 끌어보겠다는 게 말이 되나

매일경제는 ‘응급실 폐쇄 급증 일반환자 ‘의료대란’ 문제없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삼성서울병원이 15일부터 부분 폐쇄에 들어간 가운데 응급실을 폐쇄하는 병원이 늘고 있어 ‘의료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매경은 “메르스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대전 건양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전국 40여 병원이 응급실 진료를 중단하면서 위급한 일반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중증 환자들이 메르스에 노출된 병원을 피해 여기저기를 난민처럼 떠돌다보면 의료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삼성서울병원은 하루 평균 응급환자 200여명, 외래환자 8500명이 찾고 205건의 수술을 진행해온 만큼 업무 중단으로 인한 의료계 파장이 만만찮을 수 밖에 없다. 의료진의 피해가 늘고 있는 것도 의료 대란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 154명 중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은 26명으로 17%에 달한다”고 우려했다.

한국일보
는 ‘잇단 병원 폐쇄 따른 의료공백에도 대책 있어야’라는 사설을 통해 “메르스 걱정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이 줄어들면서 시민들의 불편은 한층 커졌다. 일반 환자들도 메르스 확산 탓에 애꿎은 피해를 보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의료기관과 시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혼란을 막기 위한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서울병원 일부 퇴원 환자들은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다 거부당했다. ‘삼성서울병원 환자’라는 낙인이 찍혀 옮길 병원을 구하지 못해 그대로 남거나 아예 귀가하는 환자도 있다. 인근 대형 병원들은 전원(병원 옮김) 거부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
은 ‘메르스와 사투 벌이는 의료진에 물심 지원 쏟아야’라는 사설에서 “대전 건양대병원 간호사가 메르스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30대 간호사는 심폐소생 중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한 시간 넘게 환자 곁에서 사투(死鬪)를 벌였다. 안타까운 소식에 쾌유를 비는 국민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메르스 사태가 제동이 걸리지 않으면서 최일선 의료인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의사, 간호사, 병·의원과 보건소 등의 의료 관계자들은 환자들과 한 배를 타고 목숨 건 채 현장을 지킨다. 메르스 퇴치에 24시간이 모자라는 데다 가족 감염을 우려해 집 밖에서 몇 날 며칠 쪽잠을 자며 견디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는 ‘메르스 의료진 왕따시키는 나쁜 사회’라는 사설을 통해 “많은 의료진이 메르스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 일부 학교에서 의료인 자녀를 ‘왕따’시키는 몰상식한 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는 최근 이대목동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인 자녀 10여 명을 귀가 조치했다. 이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치료 중이라는 사실이 공개되면서다. 다른 병원 직원도 ‘자녀들이 학교에서 따돌림당한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중앙은 “메르스가 주로 병원 감염으로 전파돼 병원이 가장 위험 지역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메르스를 차단하고 치료하는 곳 역시 병원이다. 메르스 방역전쟁의 최전방에 있는 진료·치료 병원의 의료진이 무너지면 국민들은 더 큰 위험에 빠진다. 그러잖아도 메르스 의료진은 사태가 길어지면서 피로가 누적되고 있다. 이들을 응원하지는 못할망정 메르스 낙인을 찍고 왕따시키는 것은 의료진의 사기마저 꺾는 일이다”라고 비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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