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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위기관리 실패의 6가지 증상[정용민의 Crisis Talk] 수없이 반복되는 실수와 오류들, 반면교사 삼아야
  •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 승인 2015.06.1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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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정용민] 또 실패했다고들 이야기한다. 1년 전 세월호 위기관리로부터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한다. 이미 예견됐던 결과와 평가들이라 별로 놀랍지 않다. 모든 일은 과정을 보면 결과를 점치게 되는데, 과정이 없이 결과만 바뀌리라 상상하는 것이 더 이상한 것이다.(관련기사: 세월호 침몰, 10대 위기관리 실패 요인)

   
▲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서 드러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위기관리가 말 그대로 재앙으로 끝났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여러 개선안을 제시했었다. 그 대부분을 정부는 소화하는 듯했다. 새로운 위기 전담 컨트롤타워를 만들기도 했다. (관련기사: ‘재난 컨트롤타워’ 국민안전처, 기대와 걱정 교차) 그리고 계속 여러 전문가들을 불러 강의를 들었다.

시간이 지나니 마음 속으로 평화가 찾아 왔을 것이다. 무언가 많이 이뤄 놓은 듯한 안도감도 생겼을 것이다. 실제로 바뀔 수 있는 부분은 별로 없었는데도 말이다.

필자가 올해 초부터 연속으로 쓰고 있는 ‘위기관리 6대 실패공식’을 대입해서 이번 위기관리를 바라봐 보자. 위기관리에 실패하는 조직은 대부분 이 6가지의 커뮤니케이션 실패 증상들을 경험한다. (관련기사: 위기관리 실패 공식 ① 커뮤니케이션하지 않는다) 거의 예외가 없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질환)에도 증상이 있듯 우리 정부의 위기관리에서도 공통 증상이 나타났다.

첫 번째 증상,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처음 메르스 확진 환자가 나온 뒤 우리나라의 최고위 위기관리 컨트롤타워는 열흘 넘게 침묵했다. 방역당국은 처음부터 투명하게 밝혔어야 할 감염경로인 병원정보를 그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공표 않고 침묵했다. (관련기사: ‘메르스 공포’ 확산, 커져가는 의심과 논란) 처음부터 관리 가능하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생략했다.

정보의 공백을 그대로 일정 기간 방치하는 것은 말 그대로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셈이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대책본부는 아주 발 빠른 것 같았다. 하지만 유효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했다.

두 번째 증상, 늦게 커뮤니케이션 한다.

초기 커뮤니케이션 공백은 결국 감염경로 병원리스트 공개 시점을 늦추고 말았다. 서울시에서 압박해 부랴부랴 당겨진 모양새가 된 것은 물론, 이미 사후약방문이었다. (관련기사: ‘신뢰’ 못 심어준 靑-정부, 박원순만 탓하나) 매번 조직들은 사후 평가를 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다. “만약 나중에 했던 그 조치와 커뮤니케이션을 맨 처음인 초기에 했다면 어땠을까?” 이번에도 그랬어야 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일밤 긴급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관련 정보 공개를 촉구했다. ⓒ뉴시스

여러 대책들과 보상책들이 골든타임 20여일 후부터 쏟아지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왜 이런 걸 처음부터 하지 못했나?”며 묻고 있다.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그만큼 늦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VIP에 대한 첫 대면 보고 일시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소위 ‘뜸들이기’이라는 표현이 있다. 위기관리에 있어 늦게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도 이렇다. “병원 리스트 공개에 있어 왜 주저하며 이렇게 늦었는가?”하는 질문에 “국민적인 혼란을 우려했다”는 답변은 정답도 아니고 이해가 가는 답도 아니었다.

세 번째 증상,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는다.

감염자들에 대한 숫자도 정확하다 믿는 국민들이 드물다. 그 수천 환자들이 제대로 격리나 관리를 받고 있다 믿기도 힘들다. 컨트롤타워 스스로 정확하지 못할 뿐 아니라, 실제 현장을 그대로 반영해 커뮤니케이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뒤늦게 공개한 감염경로 병원리스트도 병원 소재지를 여럿 틀리는 실수를 했다. 언론에서 오락가락이라 부르는 이유다.(관련기사: ‘메르스 공포’, 땜질식 커뮤니케이션이 원인)

위기 시 매우 중요한 정보에 대한 실수는 또 다른 위기를 부른다. 세월호 위기관리에서 초기부터 실패 증상을 나타냈던 가장 큰 이유가 탑승자 수와 구조자 숫자에 대한 오류였다는 점을 기억해 보자. (관련기사: ‘세월호’ 대처, 국민 소통에도 실패했다) 위기 시 언론에서 ‘오락가락’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위기관리는 이미 산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다.

네 번째 증상, 전략 없이 커뮤니케이션 한다.

   
▲ 전국적인 메르스 여파로 초등학교 학생들이 전부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뉴시스
전체적으로 방역 관리 전략이 먼저 세워졌어야 그에 따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구현될 수 있는 법이다. 처음부터 방역당국은 “개미 한 마리도 빠져 나갈 수 없게…”라고 보증했었다. “3차 감염만은 막아야한다”고 마지노선을 스스로 설정했다. “공기 중 감염은 불가능하다”라는 확신도 커뮤니케이션 했다.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시간적인 조급함도 커뮤니케이션 했다.

아무 의미 없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었고, 그마저도 대부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관련기사: 메르스 사태 진단 “번지수가 잘못됐다”) 언론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은 “그렇게 주장하는 (과학적/의학적) 근거가 무엇인가요?”라고 묻는다. “그런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유효한 대응활동들을 하고 있는 건가요?”라고 묻는다. 이런 질문에 강력한 답변이 없는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위험하다.

다섯 번째 증상, 아무나 함부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창구 일원화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발견되는 창구들을 한번 세어보자. 뒤늦게 생겨난 컨트롤타워들도 대여섯 개로 나뉘어 있다. (관련기사: ‘때가 어느 땐데’…메르스 컨트롤타워 아직도 몰라) 세월호 때도 그랬지 않나. 세월호 이후 만들어진 국민안전처는 마치 자신의 역할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아 보인다.

방역 대응 개시 초기인 지난 2일 국민안전처에서는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했다. “지금 범국가적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심각한 단계는 아니다. 신종플루의 경우 전국으로 확산되고 300만명 정도 감염됐을 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지금은 가동할 때가 아니다.” 현장 기자들은 물론 국민들이 크게 놀랄 만한 이야기였다. 신중하지 않았다.

이에 더해 메르스 발병 17일 만인 6월 6일 현충일 오전 전국민에게 보낸 ‘손씻기’ 긴급재난문자는 당황스러움 그 자체였다. (관련기사: 메르스 정부 대응, 모바일 커뮤니케이션도 뒷북) 국가의 최고 VIP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신중하고 적절하게 커뮤니케이션해도 모자를 위기에 벌어진 해프닝이다. 무심도 하다.

   
▲ 18일 열린 서울-세종 메르스 대응 범정부 대책회의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 모두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마지막 여섯 번째 증상, 이해관계자들과 눈높이를 맞추지 않고 커뮤니케이션 한다.

이번 정부의 대응도 딱 이렇다. 국민들이 무엇을, 왜 우려하는지에 대해 눈높이를 달리 가져가고 있다. 초기부터 메르스와 함께 유언비어를 잡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는 정보를 통제하고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았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이 어떤 대응이고 어떤 커뮤니케이션 자세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인다. (관련기사: 정부가 봤어야 할 미국 CDC 위기관리 인사이트)

위기 시 위기관리 주체는 ‘핵심 이해관계자’가 원하는 것을 커뮤니케이션 하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가 생각하는 핵심 이해관계자가 우리가 생각하는 핵심 이해관계자와 달랐던 것은 아니었을까? 제대로 핵심 이해관계자의 소리를 듣고 있지 않아서였을까? 듣고는 있지만 눈높이를 맞추지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일까? 궁금한 걸 보면 아직도 눈높이는 정확히 맞춰지지 않았나 보다.

이런 여섯 증상은 지난 세월호와 이번 메르스 위기관리 이외에도 거의 모든 위기관리 실패 사례에서 공히 목격된다. (관련기사: 세월호-메르스, 위기관리 실패의 데칼코마니) 더 안타까운 것은 그런 증상들이 한번만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기가 발생하면 매번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증상들이라 매번 안타까울 뿐이다.

이번에도 메르스는 어떻게든 지나가겠지만, 이와 유사한 방역 대란은 앞으로도 계속 반복 될 것이다. 나아짐이 없으면 당연한 일이다. 세월호 위기관리 때와 같이 우리 기업들에게 메르스 위기관리가 주는 교훈은 이 부분이다. 제발 나아지자. 실패를 반복하지 말자.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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