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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사과가 주는 의미[최영택의 PR3.0] PR대상의 마음 읽고, 그들이 원하는 메시지로 감동시켜야

[더피알=최영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3일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러분께 큰 고통과 걱정을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머리 숙여 사죄했다. (관련기사: 이재용 부회장 “메르스 사태, 머리 숙여 사죄”)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3일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했다. ⓒ뉴시스
사회적으로 엄청난 이슈이고 진원지 중 하나가 삼성서울병원이므로 오너가 직접 나서 책임지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머잖아 그룹 경영권을 승계할 마당에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타이밍상 괜찮았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번 메르스 사태의 2차 진원지로서 미숙한 대처로 가장 많은 확진자를 발생시켜 온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의료진의 감염과 병원 부분폐쇄에 따른 손실, 대외이미지의 추락 등 최대 피해자기도 하다. 차제에 위기대응 시스템에 대한 혁신과 이미지 회복을 위한 노력을 펼쳐 다시금 1등 병원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사과에 인색했다.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는 야당의원들의 사과촉구에 “대통령께서 모든 상황을 종합해 그렇게 하실 것”이라면서도 “대통령께서 국정 모든 일에 다 개입할 순 없다”며 대통령을 두둔했다.

이는 국민정서와 괴리된 판단이었다. 지난달 25일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 74.4%가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가급적 빨리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응답자 전체의 56.5%로, ‘메르스 사태 해결 후에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17.9%)의 3배를 넘었다. 반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반대 의견은 19.8%에 불과했다.

사과는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라 가장 나중에 하는 것이지만, 타이밍을 놓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특히 SNS를 통해 모든 정보가 삽시간에 공유되고 전파되는 최근의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선 법적인 면을 떠나 국민의 정서법 차원에서라도 의사결정자가 사과하는 경우를 민간기업의 위기관리에서 자주 본다. (관련기사: 사과인듯 사과아닌 사과문의 오류)

물론 이번 메르스 사태의 원인은 초기대응에 실패한 의료방역시스템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감염병원 미공개로 국민들에게 불신과 공포감을 증폭시킨 정부의 대국민 커뮤니케이션 실패에 있다. (관련기사: 메르스 대책, ‘소통법’부터 배워야)

   
▲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를 찾은 모습. ⓒ뉴시스

작년 세월호 때와 마찬가지로 컨트롤타워 부재와 늑장대응, 정보의 비공개로 인한 혼란, 위기관리 매뉴얼을 따르지 못하고 우왕좌왕한 장관 등 당국의 위기관리시스템, 위기커뮤니케이션 부재가 사태를 키웠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세월호-메르스, 위기관리 실패의 데칼코마니)

과정상 청와대의 대통령 PI도 아쉬운 대목이다. 홍보수석에서 대변인에 이르기까지 주변 참모 중 위기관리나 위기커뮤니케이션 전문가가 없는 것이 늑장대응을 불러왔다. 사태를 지켜보다 뒤늦게 커뮤니케이션하다 보니 위기관리에 실패한다. 그 결과는 지지율 하락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청와대의 프로답지 않은 홍보 전략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대통령이 메르스 관련 종합대책본부와 병원도 방문하고 미국 순방일정도 연기했지만, 자화자찬식 청와대 브리핑은 되레 역효과를 불러왔다. (관련기사: 대통령의 PI, 프로답지 못하다)

진정성 있는 PR을 하려면 대통령, CEO의 기분보다는 PR대상자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원하고 그들을 감동시키는 행동을 펼쳐야 할 것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일주일에 한번 꼴로 무게와 권위를 내려놓고 국민들과 소통한다. 코미디언의 차고에서 팟캐스트에 출연하거나,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에서 연예인을 등장시켜 자신의 속마음을 대변하는 등 자연스런 PI를 보여준다. 박 대통령도 국민을 감동시키는 그 ‘무엇’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영택


The PR 발행인
동국대학교 광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前 LG, 코오롱그룹 홍보담당 상무

 

 

최영택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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