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쓰는 로봇? 미래 PR 풍경
보도자료 쓰는 로봇? 미래 PR 풍경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7.02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략 수립은 홍보인 고유 역량, 로봇 도입은 보완재로

[더피알=안선혜 기자] 로봇이 쓴 기사를 보는 건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AP통신>을 비롯해 <LA타임즈>, <포브스> 등 해외 언론들은 알고리즘으로 작성된 기사들을 싣고 있다. (관련기사: 중장비 나르던 로봇 이제는 글 쓴다)

보고서를 포함해 PR산업의 경우 보도자료, 간단한 SNS 게시물 등은 로봇이 작성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관련기사: 초당 9.5개, 기사 쓰는 로봇이 만들 미래는?) 물론 전문가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은 사람이 해야 한다”며 “사람이 로봇이 만든 콘텐츠로만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란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텍스트를 생산해내는 로봇의 도입이 기자 직군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건 오산이다. 로봇이 가진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는 능력은 일반 기업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게다가 보도자료와 간단한 SNS 콘텐츠까지 로봇이 만들어낸다면? PR인들의 상상력을 동원해봤다.
 

국내 유명 PR회사 팀장

로봇을 PR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나.
정성적 작업이 거의 필요 없는 스트레이트 보도자료 등에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SNS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PR의 경우 팩트(Fact) 위주의 단순한 정보를 발생 시점에 가장 근접하게 배포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완벽한 대체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PR메시지를 가공하는 것은 취재원, 정보원과의 교감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팩트 위주의 스트레이트성 정보는 충분히 로봇이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고민과 교감이 수반되지 않은 PR 메시지, 취재와 분석 없는 언론 보도, 모두의 설 곳이 줄어드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

기업에서 낸 보도자료를 모두 로봇이 처리하게 된다면?
PR인과 기사 작성자 모두를 부끄럽게 만드는 오탈자만큼은 기가 막히게 잡아낼 것 같다.
로봇의 스펙에 따라 보도자료 혹은 기사 퀄리티가 많이 차이 난다면 좀 슬플 것 같다. 크리에이티브나 정성이 자본을 이기지 못하는 것 아닌가. 아, 그런데 그 로봇들(보도자료 작성 bot & 기사 작성 bot)에 술 마시는 기능은 추가 안 해도 되나?


디지털마케팅그룹 팀장


로봇 저널리즘이 도입되면?

업무에 변화가 생기긴 할 것 같다. 그래도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분명히 따로 있다. 로봇이 100% 다 하는 건 어려울 듯하다. 단순한 보도자료는 대체할 테지만, 홍보활동의 핵심 메시지를 찾아내고, 다양한 내부 의사결정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해 그들의 니즈를 파악해 그림을 그리는 일을 로봇이 할 수 있을까? 아주 먼 미래에는 가능할지 몰라도 지금은 힘들다고 본다.
어떤 부분에서는 서로 편해질 것 같기도 하다. 단순한 보도자료 형태를 로봇이 편하게 다 처리해준다니! 그런데 기자와의 네트워크 쌓는 일도 중요하고, 기자마다 선호하는 앵글이 다른데, 로봇이 맞춤형 영업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로봇과 맞설(?) 미래 홍보인은 어떤 역량을 강화해야 할까.
전략이나 키 메시지 짜는 능력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단순 보도자료 작성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 같다. 핵심을 파악하고, 크리에이티브 역량을 발휘하는 게 중요해 질 것이다.


대기업 PR팀 과장


로봇 저널리즘이 PR 영역까지 대체할 수 있다고 보나.

국문과나 신방과 나온 학생들일지라도 신입사원으로 들어오면 처음부터 다시 가르친다는 말이 있다. 보통 보도자료 쓰는 법부터 가르치는데, 이게 글을 잘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 일정한 틀이 있다. 보도자료 ‘양식 갖고’‘법칙에 따라’ 넣으면 된다고 가르치고 있는데, 로봇이 쓰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보도자료를 활발하게 쓰는 시기는 갓 입사한 시기부터 5년차 정도까지다. 말하자면 가장 쉬운 업무로 꼽히는 거다.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 업무 조율하고 풀어내는 게 훨씬 어렵다. 기자 개개인 입맛에 맞게 기획기사 피칭하는 것도 로봇이 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PR이란 업무 자체가 로봇이 들어온다고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PR에이전시의 경우 보도자료 작성보다는 컨설팅 영역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아마 옥석이 가려질 듯? 언론홍보 중심의 회사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질 듯하고, 전략 짜거나솔루션을 제공하는 곳이 경쟁력을 얻을 것 같다.

언론사에서 보도자료 처리는 모두 로봇에 전담시킨다면?
그것도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본다. 몇몇 언론사들은 보도자료를 토시 하나도 안 바꾸고 온라인뉴스팀 이름으로 올린다.


전직 IT기업 부장


로봇이 기사와 보도자료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을까.
보도자료는 제일 위에 담당자 연락처가 꼭 들어간다. 글쓴이가 어떤 자료를 기반으로 썼고, 자신의 관점과 회사의 관점 등 전체적인 맥락을 담는데, 그런 부분까지 로봇이 다 아우를 수 있을까? 글이라는 건 쓰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표현기법이 다양해진다. 문장 하나하나 끊어 팩트 위주로 쓰는 사람이 있고, 비교점을 끌고 와서 쓰는 사람도 있다. 그것까지 자동화를 바라기에는 시간과 기술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대체재보다는 보완재로 한정한다면 발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기사 작성에 있어 프리뷰 시간을 아껴주고, 다량의 정보를 획득하는 효율성은 뛰어날 것 아닌가. 다만, 이런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이를 관리하는 또 하나의 관리자가 생겨나지 않을까 한다.

‘봇PR’ 도입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
완성도가 신뢰할만하다면 인력에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에서는 효용 가치가 있을 것 같다. 대기업이야 예산과 인력이 풍부하니 문제가 없는데, 중소기업에서는 담당자 한 명이 전화 응대하고, 내부 사실 확인하고, 법적 이상 유무 확인하는 등 할 일이 너무 많다. 팩트 위주로 작성해 나간다면 이런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