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과, 누가 믿겠나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과, 누가 믿겠나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7.0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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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이완구·홍준표만 기소, 권력실세 면죄부 논란

‘성완종 리스트’ 수사가 정권 실세들에게 대거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끝이 났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2일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과 발표에서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6명은 무혐의 처분했다.

▲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결과 발표 그래픽. ⓒ뉴시스
검사 13명, 수사관 19명이 82일간 매달린 것 치곤 초라한 결론이 아닐 수 없다. 성 회장이 4월9일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메모에는 ‘김기춘(10만달러) 허태열(7억) 홍준표(1억) 부산시장(2억) 홍문종(2억) 유정복(3억) 이병기 이완구’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검찰은 명확하게 정황이 드러난 두 사람만 소환 조사한 뒤, 나머지 6명에 대해선 한참이나 직접 조사를 미뤘다. 계좌추적은 시도도 안 했고, 서면질의로 끝내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특히 수사팀은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 수사도 어려운 상황에서 ‘곁가지’라 할 수 있는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로비 의혹까지 파헤쳤다. 결국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가 경남기업 측에서 5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시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검찰의 수사 의지가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며 “‘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국 ‘권력실세 면죄부’로 끝냈다”고 비판했고, 경향신문은 “대통령 지침 따른 성완종 수사 결과 발표를 누가 믿겠나”라고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중앙일보는 “수사팀은 ‘곁가지’인 특별사면 로비 의혹까지 파헤치느라 본건 수사를 부실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고, 조선일보는 “여권 핵심 인물들의 혐의는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이러니 죽은 권력에만 칼을 대고 살아 있는 권력은 적당히 넘어간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문무일 경남기업 특별수사팀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성완종 리스트’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뉴시스

<주요 신문 3일자 사설>

▲ 경향신문 = 대통령 지침 따른 성완종 수사 결과 발표, 누가 믿겠나/국회의장까지 거부한 대통령, 난장판 만드는 당 지도부/주목되는 생활임금의 민간부문 확산
▲ 국민일보 = 국민에 대한 예의도 책임감도 없는 집권세력/의혹만 남기고 흐지부지 끝난 성완종 리스트 수사/이적행위와 다를 바 없는 국방연구개발 부실관리
▲ 동아일보 =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국 '권력실세 면죄부'로 끝냈다/박 대통령의 분노, 국회 넘어 외교까지 흔들 텐가/중국에 역사탐방 나섰던 공무원들의 안타까운 죽음
▲ 서울신문 = 결국 빈손으로 끝난 '성완종 리스트' 수사 /방산 비리…제대로 작동하는 장비 하나라도 있나/50만원 받은 국장을 해임한 서울시의 '원칙'
▲ 세계일보 = 국민 억장 무너지게 하는 '분열의 정치'/成 리스트 '반쪽수사'로 부패 척결 말할 수 있나/방산 적폐로 뚫린 국방 구멍 어찌 메우려는지
▲ 조선일보 = '유승민 분란' 정치 順理에 맡기고 國政 정상화해야 /노건평의 特赦 개입 어이없고, 산 권력 피해간 檢도 한심 /武器 성능 시험 장비까지 엉터리라니 할 말을 잃는다
▲ 중앙일보 = 박 대통령, 당정협의 조속히 재개하라/정치 공방 불씨 된 미흡한 '성완종 리스트' 수사/'여초 시대'…여성친화적 사회를 고민할 때다
▲ 한겨레 = '눈치 검찰'의 왜곡 재현된 성완종 사건/박 대통령, 이젠 국회의장까지 따돌리나/긴축 프로그램의 한계 드러낸 '그리스 사태'
▲ 한국일보 = 또 부실로 끝난 성완종 수사, 결국 특검 갈 수밖에/급기야 막장 드라마로 치달은 여권 유승민 갈등/전세시대 종말, 공공주택정책 근본적 재정비를
▲ 매일경제 = 코스닥 창조경제 바람업고 투기판 안되게 해야 /막장드라마 같은 새누리 분란 빨리 수습하라/발길 돌린 遊客 유치에 정부ㆍ재계 함께 뛰어야
▲ 한국경제 = 면허사업 입찰에만 기업들이 북적대는 이 현실/하나ㆍ외환 통합, 금융위가 조건 달 셈인가 /외국인 투자 유치가 필요 없단 말은 아닐 것이다

중앙일보는 ‘정치 공방 불씨 된 미흡한 ‘성완종 리스트’ 수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과가 2일 발표됐다. 특별수사팀을 구성한 지 82일 만이다. 13명의 검사가 투입돼 오랫동안 수사를 했지만 결과는 초라하다.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불구속 기소했을 뿐 ‘리스트’에 오른 나머지 6명의 정·관계 고위 인사는 모두 불기소 처분했다”고 전했다.

중앙은 “검찰의 수사 의지가 미흡했던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2012년 대선자금을 줬다는 의혹을 제기한 정치인들에 대한 계좌 추적도 하지 않았다. 전·현직 청와대비서실장 3명 등 거물급 정치자금 리스트가 공개됐으나 이 중 검찰에 소환된 정치인은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뿐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사팀은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 수사도 어려운 상황에서 ‘곁가지’라 할 수 있는 성 전 회장의 특별사면 로비 의혹까지 파헤쳤다. 이는 수사팀 역량을 분산시켜 본건 수사를 부실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치적 시비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사 로비 의혹은 다른 수사팀에 맡기고 특별수사팀은 리스트 수사에 집중했어야 옳았다”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역시 ‘성완종 리스트 수사, 결국 ‘권력실세 면죄부’로 끝냈다’는 사설을 통해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가 정권 실세들에게 대거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끝났다. 이번에도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성 회장이 4월 9일 목숨을 끊으면서 남긴 메모에는 ‘김기춘(10만 달러) 허태열(7억) 홍준표(1억) 부산시장(2억) 홍문종(2억) 유정복(3억) 이병기 이완구’라고 적혀 있었다. 검찰은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며 여권 핵심 인사 6명을 모두 불기소 처리했다. 그러나 홍 의원만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을 뿐 나머지는 서면질의로 끝내고도 제대로 수사했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경향신문은 ‘대통령 지침 따른 성완종 수사 결과 발표, 누가 믿겠나’라는 사설에서 “이번 수사 결과는 4월28일 박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대국민담화’ 발표 때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당시 박 대통령은 ‘켜켜이 쌓아온 부패구조를 낱낱이 밝혀 새로운 정치개혁과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이 스캔들을 대통령 측근이 관련된 대선 비자금 사건이 아닌 정치권 전체의 부정과 비리 일반의 문제로 바꿔치기했다”고 전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성완종씨에 대한 연이은 사면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엉뚱하게 참여정부 시절 성 전 회장 사면의혹에 대한 수사를 주문했다. 검찰은 가이드라인에 충실히 부응했다. 2012년 대선자금 비리의혹은 밝혀내지 못했고, 노건평씨가 성 전 회장 사면에 개입했는지는 강도높게 조사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눈치 검찰’의 왜곡 재현된 성완종 사건’이란 사설에서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했는지 의문이다. 검찰은 빼도 박도 못할 정황이 드러난 두 사람만 소환 조사한 뒤, 나머지 6명에 대해선 한참이나 직접 조사를 미뤘다. 계좌추적은 아예 시도도 하지 않았고, 중간 전달자라는 새누리당 당직자 김근식씨는 한 달가량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은 그러면서 2007년 특별사면에 성 전 회장이 포함된 데 대해선 노건평씨를 상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공소시효가 지난 일이어서 결국 불기소 처리할 일이었는데도 보란 듯이 소환하고 수사 발표 때도 돋보이게 내놓았다. 청와대가 특별사면 경위에 대한 수사를 직접 주문한 것을 그대로 따른 ‘물타기’ 수사란 손가락질은 피할 길 없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成 리스트 '반쪽수사'로 부패 척결 말할 수 있나’라는 사설에서 “검찰 수사가 계속된다고 하지만 더이상 기대할 것은 없어 보인다. 검찰 수사가 면죄부로 끝난 이상 특검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민의 60% 이상이 성완종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선 특검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부패 척결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은 아직도 뜨겁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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