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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뛰는 사이비언론, 깊어지는 홍보의 딜레마
날뛰는 사이비언론, 깊어지는 홍보의 딜레마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7.06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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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언론 문제 진단③] 예산은 줄어드는데…‘보험료’ 요구 빗발

신문을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런 의문이 들 수 있다. 왜 한국엔 망하는 언론사가 없을까? 생각을 확장하면 이런 의심도 가능하다. 그 많은 신문은 뭘 먹고 살까?
이러한 궁금증에 대해 설명하려 한다. 무너진 광고시장과 시장논리에 반(反)하는 언론의 광고·협찬 관행을. 문제를 알면서도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는 홍보의 딜레마를.

그 많은 신문들은 뭘 먹고 살까? (←클릭)
‘조폭식 영업’, 주류 언론도 예외 없다 (←클릭)
③ 날뛰는 사이비언론, 깊어지는 홍보의 딜레마
④ 포털뉴스 개편과 사이비언론 퇴출

[더피알=박형재 기자] 사이비언론은 기업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의 악의적 보도를 막기 위해 기업들은 전체 광고예산의 10%가 넘는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광고주협회가 국내 100대 광고주의 광고·홍보 담당자를 설문조사해 지난 1일 공개한 ‘유사언론행위 피해실태’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유사언론으로 인해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기업 90% “유사언론 행위 심각”)

▲ 최근 주요 언론을 중심으로 사이비언론 문제와 관련된 비판 보도가 줄을 잇는다. 사진: 언론사 보도 화면 캡처.

광고주협회의 지난 5월 조사에선 이들 기업이 유사언론의 악의적 보도를 막기 위해 광고 효율과 무관하게 집행한 비용은 전체 광고예산 대비 평균 10.2%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건설·제약·식음료 기업의 지출이 다른 업종에 비해 많았다.

응답자들은 유사언론의 보도 유형으로 기업 관련 왜곡된 부정기사(선정적 제목) 반복 게재(87.4%), 기업 경영층 이름(사진)의 인신공격성 노출(79.3%), 사실과 다른 부정이슈와 엮은 기업기사(73.6%) 등을 꼽았다.

사이비언론이 기승을 부릴수록 일선 홍보인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기업 출입기자가 정해져 있어서 홍보팀이 주요 언론만 관리하면 됐다. 지금은 매체가 워낙 많고 포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인터넷 매체들의 발언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상대할 적은 많아지는데 실탄은 점점 줄어드니 몸으로 때워야 할 판이라고 홍보인들은 하소연한다. (관련기사: ‘악성기사’로 몸살, 곤혹스런 ‘동상이몽’) 언론사들의 구독요청, 기획특집 요청, 각종 프리미엄 서비스 가입 요구가 빗발치는데 불경기에 홍보예산부터 삭감돼 대응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 (자료사진) 사이비언론이 기승을 부릴수록 일선 홍보인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B과장은 “기업 예산은 한계가 있는데 언론 압박은 점점 더 심해진다. 윗분들은 ‘왜 홍보효과도 없는 걸 계속 집행하냐’고 쪼아대고, 언론은 ‘보험료 달라’고 날뛰는 통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했다.

최고경영자의 마인드도 홍보인에겐 서운할 때가 많다. 오너들은 제품 출시나 프로젝트 진행 시 문제없이 진행되면 “홍보팀이 별로 할 일이 없네”라고 생각한다. 시끄러운 일 터지고 홍보팀이 나서면 그제서야 “수고한다”는 말 한마디가 돌아온다.

C홍보인은 “문제 생기고 틀어막는 건 하수(下手)고,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진행되는 이면에는 홍보인들의 노력도 있는데, ‘잘되면 회사탓, 안되면 홍보탓’하는 경우가 있다”며 “홍보 조직이 주류가 아닌 주변인이란 인식이 내부에 있는 상황에서 사이비언론의 공격까지 막아내기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고질적인 문제는 사이비언론의 약탈적 광고·협찬 요구를 막을 뚜렷한 해법이 없다는 점이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기업들의 홍보·마케팅 예산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반면 매체수는 급증하는 기형적 구조가 수년째 지속됐다.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하다 보니 매체 간 생존경쟁과 협찬 요구는 갈수록 격화되는 양상이다.

홍보인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공정위 등 정부가 나서야 한다”거나 “시민단체와 기업들이 뭉쳐서 나쁜 언론을 한번 박살내야 한다”, “어디선가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을의 입장에서 꿈같은 얘기”라고 한계를 인정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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