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길드’를 꿈꾸나
우리는 왜 ‘길드’를 꿈꾸나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7.0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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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보 사례②] 플랜얼라이언스- A to Z 분야별 전문성 결합

PR과 광고, 마케팅 등 영역 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생태계에 적응하는 키워드로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협업)이 떠올랐다. 전문성 있는 슬림한 회사들이 유기적으로 합종연횡 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CASE① 옐로디지털마케팅그룹 - ‘따로 또 같이’가는 디지털 연합군(←클릭)
CASE② 플랜얼라이언스 - 커뮤니케이션업계 ‘길드’
CASE③ 하이브아레나 - 꿈과 꿈이 만나는 창의적 커뮤니티

[더피알=강미혜 기자] 커뮤니케이션업계 ‘길드(guild)’를 표방하고 나섰다. 이름에서부터 강한 연대를 나타내는 ‘플랜얼라이언스(Plan alliance)’는 언론홍보, 스포츠마케팅, 디자인, SNS 마케팅, 이벤트 프로모션 등 PR을 중심으로 분야별 선수들이 뭉친 곳이다. 6월 1일자로 출범한 따끈따끈한 이 조직은 플랜 A부터 Z까지를 총망라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11~16세기 유럽 상인들은 길드를 만들어서 상업을 융성시켰습니다. 공동판매, 공동구매, 상호 간 권리를 보호하며 당시 경제·사회 구조의 중요한 일부를 이뤘죠. 플랜얼라이언스도 커뮤니케이션이 진화·융합하는 복잡한 이 시대에 길드와 같은 공동체 조직이 돼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습니다.”

▲ 플랜얼라이언스에 참여한 7개 회사 중 5개 회사 대표가 이날 인터뷰에 참여했다. (왼쪽부터) 장병수 유엑스코리아 대표, 박승호 램프커뮤니케이션 대표, 문경호 플랜얼라이언스 대표, 서영준 플랜j 대표, 노형준 엔즈커뮤니케이션 대표. /촬영: 성혜련 기자

문경호 플랜얼라이언스 대표의 야심찬 포부다. PR회사 미디컴 출신의 문 대표는 실력과 경험을 갖춘 ‘재야고수’들을 끌어들여 플랜얼라이언스 설립을 주도했다.

현재 참여한 회원사는 ▲오프라인 캠페인 및 이벤트 전문기업 ‘엔즈커뮤니케이션(Plan I)’ ▲언론홍보 전문기업 ‘플랜제이(Plan J)’ ▲디자인 및 인포그래픽 전문기업 ‘램프커뮤니케이션(Plan D)’ ▲디지털 마케팅 전문기업 ‘유엑스코리아(Plan T)’ ▲스토리텔링 마케팅 전문기업 ‘스토리엔(Plan E)’ ▲스포츠마케팅 전문기업 ‘브리온(Plan S)’ ▲임신출산육아용품 전시회 기업 ‘베페(Plan B)’ 등 총 7개다.

각 기업 특성이 반영된 알파벳이 부여됐으며 플랜A부터 플랜Z까지 26개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장은 업무적 결합이지만, 1년 정도 브랜드를 키운 뒤 회원사와 지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화학적으로도 연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PR 서비스 패키지화로 비용·시간 절약

플랜얼라이언스의 가장 큰 강점은 전문성의 결합이다. 각 분야에서 10년 이상 경험을 쌓은 기업들이 최적의 PR서비스를 놓고 고민하고 협업한다.

우선 문 대표는 의뢰받은 커뮤니케이션 과제를 진단, 큰 틀에서 전략 기획을 담당한다. 12년 이상 마케팅 캠페인을 실행해온 엔즈커뮤니케이션이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맡고, 미디컴 부사장을 역임한 서영준 대표가 이끄는 플랜제이가 언론홍보를 통해 이슈화를 진행한다.

디자인을 담당하는 램프커뮤니케이션은 온라인과 모바일에 최적화된 커뮤니케이션 거점을 구축해 콘텐츠와 인포그래픽을 생산하고, 기업 페이스북 분석 시스템 ‘빅풋’을 보유한 유엑스코리아가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분석한 후 디지털 전략 및 SEO 솔루션 제안, 빅데이터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스토리엔의 경우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수립하고 참여형 PR 프로그램을 담당하며, 브리온은 스포츠·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결합시킨 마케팅 서비스를, 베페는 80만 회원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10만 회원의 모바일 커뮤니티를 마케팅 콘텐츠의 유통채널로 활용하는 식이다.

문 대표는 “이렇게 PR 서비스를 패키지화하면 각 전문 업체에 외주(대대행)할 필요가 없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철저히 고객사가 원하는 KPI(핵심성과지표)에 근거해 유기적으로 역할을 분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소속 회원사들이 플랜얼라이언스라는 우산 아래에 모인 건 개별 전문기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다. 레퍼런스(reference)가 중시되는 PR업의 특성상 소규모 후발주자들이 ‘메이저리그’에서 입지를 다지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런 측면에서 ‘플랜’이라는 브랜드는 2군에서 1군으로 도약하는 데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될 전망이다.

▲ (왼쪽부터) 박승호·서영준·노형준·장병수·문경호 대표 / 촬영 : 성혜련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의 든든한 백그라운드

서영준 플랜J 대표는 “언론홍보 분야를 놓고 보면 이미 서비스 평준화가 이뤄졌다. 새로 세팅하는 입장에서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경쟁력이 없다”면서 “플랜얼라이언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서비스를 발굴하면서 자체적으로 퍼블릭어페어즈(PA) 분야에서 이슈메이킹을 특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내 7위 규모의 로펌인 법무법인 바른과 협업하는 입법 지원 시스템을 론칭했다.

장병수 유엑스코리아 대표는 무형의 노하우가 결합할 시너지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장 대표는 “개별 기업으로는 약한 부분이 있지만 서로 뭉치면 캐파(capacity·능력)가 훨씬 더 커진다”며 “각자(회사)의 장점을 믹싱해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 플랜얼라이언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고 봤다. 그러면서 “시장의 프레임을 바꿔놓고 싶다. PR 분야에서도 ‘미미박스(memebox)’ 같은 스타트업들이 자생적으로 나올 수 있는 토양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박승호 램프커뮤니케이션 대표는 디자인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서비스를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표는 “온라인PR 시장에선 주로 (전체를 기획하는 PR회사가) 외주 형태로 협업하기 때문에 디자인 회사는 고객사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할 일이 많지 않다”면서 “대행사 담당자를 거치다 보면 디자인 본질을 잃어버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제는 디자이너가 직접 PR쪽과 일하게 됐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중심으로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형준 엔즈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선택과 집중’에 따라 전문분야를 좀 더 내실화할 계획이다. 노 대표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개별 회사들로선 점점 더 많은 기능과 역할을 요구받게 됐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 오면서 PR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며 “부차적인 서비스는 플랜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의 도움을 받고, 그 여력으로 우리 전문성을 더 강화하려 한다. 제일 잘 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랜얼라이언스는 막 시작하는 단계인 만큼 계속해서 새로운 플랜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플랜 A부터 Z까지 다양한 전략들이 한 곳에 모인다는 기업명처럼 헬스케어, 파이낸스, 패션 등 여러 전문기업들의 추가 연대를 모색할 방침이다. 문 대표는 “각 회원사의 인적·물적 자원을 공동 활용해 경쟁 우위의 차별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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