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아니라 ‘스토리텔링’
‘스토리’가 아니라 ‘스토리텔링’
  • 루 호프만 (admin@the-pr.co.kr)
  • 승인 2010.11.0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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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을 즐겁게할 것인가?지루하게할 것인가?

미국 뉴욕타임즈와 CBS가 1999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3%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경계와 긴장을 늦추지 않으며 37%는 상대가 기회만 주어진다면 자신을 이용하려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85%가 자신이 아는 사람들에게는 되도록 공정한 태도를 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대답해 상대에 대한 이해가 신뢰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이 오래된 설문조사가 ‘기업 신뢰와 고객 충성도가 기업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는 비교적 최근의 인식 전환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만약 “나는 훌륭한 아빠고, 내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합니다”라고 나를 소개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흠…, 일에 바쁜 CEO라 아이들과 지낼 시간이 없어 미안해하는 군’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일주일에 한번 세 아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준비합니다. 지난주에는 인기 요리 프로그램의 메뉴를 시도했는데, 음식이 너무 맛없어 곤란했지요”라고 한다면 내 가치관을 더 이해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이다.

전달방법에 따라 감동·재미 천차만별
이야기를 통한 인지 과정은 어떤 윤리책보다 강력하다. 이야기는 감동과 재미란 두 가지 모순적인 힘을 동시에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이야기라 하더라도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재미는 배가 되기도 하고, 반감될 수도 있다. 이는 스토리는 같으나 스토리텔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더 엄격하게 말하면 우리에게 인지를 심는 것은 ‘스토리’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이야기하느냐, 바로 ‘스토리텔링’인 것이다.
얼마 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스토리텔링에 관한 컨퍼런스에 참석했을 때 받았던 질문이 떠오른다. “스토리텔링이 기존 미디어와 소셜미디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또 기업과 경영자들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미디어가 변화했다”는 지나치게 단순하게 들릴 수 있는 말로 운을 뗐다. 과거 미디어는 정보를 제공하고 때에 따라서는 교육을 수행하는 주체로서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뉴스뿐 아니라 모든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미디어 또한 눈에 띄기 위해서는 즐거움을 제공해야만 한다.
“육하원칙의 틀에 사고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 배경과 인물, 플롯, 대립과 화해, 클라이맥스, 주제를 가진 이야기의 관점에서 생각하라”는 저널리스트를 위한 한 웹사이트의 권고는 이러한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춰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
그렇다면 스토리텔링을 위한 테크닉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대화체를 유지해야 한다. 평소 흥미로운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 비즈니스 정장을 입으면 갑자기 딱딱하고 지루해지는 것에 안타깝기만 하다. 둘째,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 차이가 클수록 효과가 배가되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셋째, 관련된 사례를 인용해 생동감을 더한다. 좋은 예일수록 단순한 재미를 넘어서 스토리에 현실감을 부여한다.

“The media has changed. This means public relations professionals should be developing content that encapsulates the elements of storytelling, which in turn enables the journalists to write a narrative. With that said, we’re proponents of applying the techniques of storytelling to all communications (not just media relations).
Three thoughts on these techniques-First, communicate in conversational language. I don’t know why reasonable and interesting people put on a business suit and all of the sudden their language becomes stiff and boring language. Keep it conversational.
Also, you can create drama by simply showing the contrast between the old way and the new way. The way I explain this in storytelling workshops is the difference between ‘what was’ and ‘what is’. The greater the difference, the greater the drama.
And third, the power of anecdotes brings life to any communication. More than entertain, an anecdote shows a certain realness in the communication.”

‘진지하고 심각한’ 고정관념 떨쳐내야
이 같은 테크닉은 소셜미디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예를 들면 비즈니스 인맥을 중심으로 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링크드인(LinkedIn)의 초청메일을 보면 90% 이상이 기본 형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당신을 나의 링크드인 프로페셔널 네트워크에 더하고 싶다(I’d like to add you to my professional network on LinkedIn)”는 초청메일의 문구에서 감동을 느끼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 메일을 개성있게 고치는 데에는 1분 정도 걸리지만 그 차이는 크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개성을 나타내야 사람들로부터 관심과 호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개성을 갖기 위한 노력에 지나치게 몰두한 나머지 이러한 개성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비즈니스는 진지하다는 고정 관념에 갇혀 지루하고 무미건조한 방법으로 개성을 전달하는 것이다.
우리는 애플이 특별한 개성을 지닌 회사라고 생각하지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없이도 자신만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 최근 구글에 인수된 범탑(BumpTop)은 3D 컴퓨터 운영체제를 개발한 기술 중심의 회사다. 그러나 회사 웹사이트 상에서 기업 소개 자료를 담고 있는 ‘Press Room’을 대신해 ‘Love for Bumptop’을 사용하는 등 창립 초기부터 틀에 박히지 않은 표현과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이제 결정은 우리의 몫이다. 우리의 관객을 즐겁게 할 것인가? 아니면 지루하게 할 것인가ㆍ

루 호프만 대표는…
글로벌 홍보회사의 CEO로서 무엇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내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2003년 ‘테크놀로지 마케팅(Technology Marketing)’지에 “뭐 재미있는 이야기 없나요?(Heard a Good Story Lately?)”란 칼럼을 게재한 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요소들에 더욱 흥미를 갖게 됐다. 기업들이 커뮤니케이션의 기반이 되는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비즈니스 시각에서 본 스토리텔링 기법(The art of storytelling through a business prism)’에 대한 블로그와 ‘이쉬마엘의 코너(Ishmael’s Corner: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 서술자)’를 운영하고 있다.

호프만 에이전시는…
호프만 에이전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글로벌 PR회사. 1987년 설립된 이후 포춘 500대 기업에서부터 벤처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에게 PR 및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PR회사로서는 최초로 1996년 아시아에 진출, 아태지역본부인 홍콩을 중심으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각국 지사들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기업의 국내 진출은 물론,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지원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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