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유감] 홍보위원장엔 왜 홍보인이 없는 걸까?
[시대 유감] 홍보위원장엔 왜 홍보인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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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0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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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홍보인의 이유 있는 辯, 신동광 LS-Nikko동제련 홍보 과장

[더피알=신동광] 최근 모 정당의 홍보위원장으로 손혜원 씨가 임용됐다. 브랜드 분야에서 아주 유명한 인사다. 그런데 홍보인 출신이 아니다. (관련기사: 정치권, ‘광고·브랜딩’ 전문가 잇단 영입…왜?)

‘처음처럼’, ‘종가집’, ‘엑스캔버스’ 같은 대단한 히트상품들의 이름을 지어냈다지만, 미디어 홍보에 대한 경력은 들어보지 못했다. 시대를 대표하는 브랜드 전문가는 맞는데, 홍보인 같지는 않다.

다른 정당의 홍보위원장을 맡았던 조동원 씨도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란 카피를 만들어낸 광고인 출신이다. 이들이 과연 홍보인일까?


손혜원 씨가 홍보인인지 아닌지에 대해 이야기 하기에 앞서, 홍보의 사전적 의미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홍보(弘報), 널리 알린다는 뜻이다. 이분은 기업이 만든 제품에 컨셉과 특장점을 내포하는 이름을 붙여, 차별화된 경쟁력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홍보가 맞다. 

그렇다면 왜 홍보인들은 손 위원장을 홍보인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걸까? 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홍보를 한 경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홍보인을 대표하는 듯한 타이틀을 차지했다. 태극 1장도 모르는 사람이 국기원장으로 뽑히고, 소총 사격 한 번 안 해본 사람이 육군사무총장에 선정된 것 같은 느낌이다. 경력이 오래된 홍보인일수록 마음의 불편함도 더 크리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대한민국 홍보란 건 얼마나 쉽고 단순하길래, 홍보인 경험 없는 기자들이 홍보실장으로 오고, 보도자료 한 번 안 써본 광고인들이 정당과 기구의 수장으로 가게 되는 걸까? 홍보인들은 그 이유를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첫째, 언론홍보는 홍보의 일부일 뿐이다.

대부분의 홍보인들은 홍보가 언론홍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언론 보도 추진과 미디어 위기관리는 홍보의 아주 중요한 기능이다.

하지만 대중은 홍보란 단어에서 언론홍보를 떠올리지 않는다. 그저 널리 잘 알리는 게 홍보라고 생각한다.

정당이나 기관이 원하는 홍보전문가는 보도기사 잘 뽑아내는 언론홍보 전문가가 아니라, 매력적인 볼거리와 스토리로 대중의 마음을 훔치는 이야기꾼이다.

둘째, 주도적으로 창조하고 있는가?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언론홍보 담당자라 가정하고 묻는다. 대중을 매료시킬 기발한 컨텐츠를 만들어 봤는가? 이 창작물들을 알리려고 어떤 채널들을 활용할지 고민한 적 있나? 대중의 마음을 읽고 더 가까이 끌어들이는 프로젝트를 기획해 봤나?

혹시 마케팅실이나 기획실에서 만든 이벤트나 소스에만 의존해, 보도자료 쓰는 데만 급급하지 않았나? 뭔가 대단한 걸 만들려고 동분서주하기보다는 괜찮은 보도 아이템 떨어지기만 기다리기만 하지 않았나?

우리는 홍보인이라고 자부하지만, 실제로는 언론홍보에 국한된 절름발이 홍보에 매몰돼 있다. 그 외의 새롭고 창의적인 일들은 좀처럼 하기 어렵다.

조직이 작아서, 전문인력이 없어서, 그 일을 다른 팀이 맡고 있어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라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환경 탓만 하고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별볼일 없는 직장인으로 은퇴를 맞이하게 될 거다.

그래서 항상 꿈꾸고 준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홍보의 역사를 써보고 싶다는 포부와 세상을 바꾸려는 열정이 있다면, 지금 바로 준비하자.

기업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미친 듯이 공부해 보자.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구체적인 이벤트와 프로젝트로 기획해 보자. 그리고 기회를 기다리자.

지금의 안타까운 시스템에 너무 서러워하지는 말자. 언젠가 기회는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그렇게 새로운 시도와 성과가 모여 하나 둘 꿈들이 이뤄지게 된다.

그 꿈들이 모여 위대한 신화가 이뤄지는 날, 진짜 홍보인이 인정받는 홍보의 시대가 오는 그 날을 고대한다.
 



신동광


LS-Nikko동제련 대외외협력팀 홍보 담당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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