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기자페이지’ 보는 다른 시선…“당연한 것” VS “의구심 들어”
네이버 ‘기자페이지’ 보는 다른 시선…“당연한 것” VS “의구심 들어”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7.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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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기자 기사 한 번에 확인 가능, 기자 브랜드화 기대 속 ‘역기능’ 우려도

[더피알=문용필 기자]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기자의 기사만 선택해서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이같은 뉴스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서비스를 내놓았다고 14일 발표했다. 특정 기자가 작성한 기사를 모아 볼 수 있는 ‘기자페이지’가 그것이다.

베타서비스 단계로 아직은 11개 언론사에 한정돼 있지만, 차츰 대상 언론을 확대해 간다면 기자 개개인의 브랜드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브랜드 저널리즘 시대, 기자에게 필요한 ‘브랜드’) 하지만 특정 기자에 대한 공격의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네이버뉴스의 '기자페이지'./사진:네이버

네이버의 기자페이지 서비스는 이미 운영되고 있었지만, 보다 많은 언론사들의 참여와 서비스 안정화 단계를 거쳐 이날 서비스 도입을 발표하게 됐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베타서비스 기간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현재 해당 서비스에 동의한 언론사의 기자 1200여명을 대상으로 기자페이지가 적용돼 있다. 참여 언론사는 IT동아, Jtbc, KBS, 게임동아, 뉴시스, 디지털데일리, 연합뉴스, 일간스포츠, 지디넷코리아, 코메디닷컴, 프레시안 등이다.

이들 언론사는 모두 네이버뉴스 상에서 기사 전문을 볼 수 있는 콘텐츠 제휴사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자페이지는) 네이버뉴스 안에서 보여지는 서비스다. 언론사 페이지로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검색 제휴사같은 경우에는 해당 서비스를 계속 구현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콘텐츠 제휴사에만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기자페이지는 네이버의 모바일 버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참여 언론사의 기사 하단에는 기자의 이름과 ‘기사 더보기’라는 탭이 존재하는데, 이를 터치하면 해당 기자의 기사만을 모아 볼 수 있다. 페이지 상단에는 기자의 프로필 란도 마련돼 있다.

프로필 내용은 각 기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상세한 자기소개와 사진을 함께 노출할 수도 있지만 기자의 이름만 명기되기도 있다. 사진과 이름만 노출하거나 사진 없이 자기소개와 이름만으로 구성될 수도 있다.

기자페이지를 운영하게 된 배경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뉴스) 이용자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뉴스를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는 중이다. 기자페이지도 그 일환으로 보면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해외에서는 워싱턴포스트, 국내에서는 오마이뉴스와 중앙일보 등에서 이미 적용하고 있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기자 개개인 브랜드화 도움” VS “특정 기자 공격 수단될 것”

뉴스 소비자가 선택한 기자 기사를 한꺼번에 모아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이같은 시도는 기자 개개인의 브랜드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어뷰징과 베껴쓰기 같은 국내 저널리즘의 고질적 병폐가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상황에서 독자로 하여금 뉴스의 ‘옥석’을 가리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견해가 있다.

이와 관련, 김성해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개인이 정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상황이 점점 많아지면서 이제는 개별 언론사의 네임밸류도 중요하지만 기자 개개인의 브랜드도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디지털 뉴스 생태계에서 기자에 따라 기사를 재분류하는 방식은 늦었지만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특화되는 것처럼 앞으로는 기자 풀(pool)이나 칼럼리스트 별로 따로 분류될 것이다. 이는 대세다. 이제 평범하거나 자신의 색깔이 없는 기사를 쓰는 기자들은 점점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보면서 “뉴스소비자들은 어뷰징과 진짜 뉴스를 구별할 수 있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서비스 초기단계인 데다가 뉴스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페이지에 참여한지 약 2주 정도 지났다는 모 언론사 기자는 “(아직까지) 특별한 반응은 없는 것 같다”며 “뭔가 달라진 부분은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언론계 내에선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또다른 언론사 관계자는 “일장일단이 있을 것”이라며 “인기 기사를 쓰게 되면 (기자의) 브랜드가 올라가기도 하겠지만, 해당 기자의 히스토리가 쫙 뜨게 되면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는 인터넷의 속성상 특정 기자를 향한 공격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매체 보다는 기자의 브랜드가 강하게 노출되는 것이니 어떻게 보면 언론사 입장에서는 안 좋을 수도 있다”며 아울러 “연예인도 아니고 이름이 알려진 기자도 그리 많지 않은데 과연 기자(이름)를 찾아서 들어가는 이용자가 몇이나 되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 관계자는 “솔직히 네이버가 언론사를 위해서 이를 (운영) 하는 것인지는 의구심이 있다”며 “기자 개인의 브랜드를 띄워서 수익사업 등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네이버는 베타서비스 기간 중 이용자들의 반응을 반영해 ‘기자페이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특정 기자의 기사를) 구독할 수 있는 기능도 검토하고 있고 그 외의 기능도 상황을 보면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일단 지금은 언론사 제휴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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