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안은 오리콤, 덩치 커지는데 시너지는 얼마나?
한컴 안은 오리콤, 덩치 커지는데 시너지는 얼마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7.15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사 합병으로 업계 순위 변동…광고인들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더피알=안선혜 기자] 광고업계 톱10을 오르내리며 순위 다툼을 하던 오리콤과 한컴이 한 지붕 아래 들어가게 되면서 양사의 향후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 간 첫 합병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두산그룹 계열 광고회사 오리콤은 한화그룹 계열 광고회사 한컴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 한컴의 지분 100%를 240억원에 인수했다. (관련기사: 오리콤, 한화 계열 광고회사 한컴 인수)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과 패러다임에 적극 대응하고, IMC 아이디어 그룹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종합 콘텐츠 그룹으로 발돋움 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양사의 합병 소식과 관련, 현업 광고인들 사이에선 그리 새삼스러울 건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몇 달 전부터 관계자들 사이에 소문이 났던 터라 놀랍지는 않다”며 “다만 양사 취급액을 합치면 연간 3000억원 정도로 규모가 커져 업계 순위는 뒤바뀌게 된다”고 전했다.

실제 2014년 기준 오리콤과 한컴의 취급액은 각각 1542억원과 1500억원 가량으로 양사 취급액을 합칠 경우 업계 8,9위에서 6위로 올라서게 된다. 톱5에 자리한 SK플래닛(취급액 3980억원)과도 격차를 크게 좁히는 수준이다.

오리콤이 한컴을 인수한 배경에는 서로 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광고계 다른 관계자는 “한컴 입장에선 일감몰아주기 이슈가 계속 불거지던 상황에서 이를 정리한 것이고, 오리콤은 최근 사세를 확장하던 터였기에 M&A가 좋은 수단이 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같은 맥락에서 또다른 관계자 역시 “한화는 주력 사업에 집중하는 상황이고, 오리콤에 깊숙이 관여하는 박서원 부사장은 이쪽(광고계) 출신이다 보니 더 전력을 보강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을 것”이라며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오리콤이 비슷한 덩치의 한컴을 인수하면서까지 공격적 비즈니스를 꾀하는 것은 오너 3세인 박서원 부사장의 오리콤 합류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B2B(기업대 기업간 거래)기업이다 보니 사실 광고에 투자할 이유는 크지 않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회사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건 역시 박서원 부사장 때문이 아닐까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박 부사장은 뉴욕 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후 지난 2006년 빅앤트인터내셔널(이하 빅앤트)을 설립·운영해오다 지난해 10월 오리콤 크리에이티브 총괄 CCO로 취임했다. 빅앤트가 지난해 초 법인 전환과 함께 공정거래법에 따라 두산 계열사로 편입된 것이 계기가 됐다.

박 부사장이 오리콤 CCO로 임명되면서 빅앤트는 광고사업을 제외한 디자인 특화 사업 및 아이디어 콘텐츠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번 인수 발표에서도 종합 콘텐츠 그룹을 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을 보면 박 부사장이 진두지휘하는 사업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다.

합병 시너지와 관련해선 긍부정 시각이 혼재한다. 앞선 관계자는 “오리콤과 한컴의 합병이 어떤 시너지를 가져올지는 아직 모르겠다”며 “지금 강조하고 있는 콘텐츠 비즈니스 사업이 어떤 모양새를 지닐지에 달려 있을 것 같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광고계 다른 관계자도 “한컴에 큰 광고가 많지 않아서 (비즈니스적으로) 어떤 상승효과가 직접적으로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또 다른 관계자의 경우 “시너지 효과보다는 현재로선 규모의 싸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간 인하우스 에이전시(대기업 계열 광고대행사)에서 독립대행사를 인수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인하우스끼리 합친 경우는 처음이라 향후 어떻게 운영할지가 관건”이라 바라봤다.

이와 관련, 오리콤 관계자는 “국내 광고업계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면도 있었지만, 미디어를 통한 광고 뿐 아니라 BTL·콘텐츠 사업 등을 통해 우리만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판단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각사 사명과 사무실을 그대로 유지한 채 독립적으로 경영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로써는 그외 별다른 인력 이동은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오리콤 관계자는 “동질성이 강한 집단이 합치다 보니 물리적 합병보다는, 각자 그대로 가면서 업무 제휴나 인적 교류를 하는 방향으로 운영될 듯하다”며 입장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