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시대 ‘맷집’부터 길러라
위기의 시대 ‘맷집’부터 길러라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7.1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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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턱> 위기관리를 위한 전략 바이블

#. 1980년대 중반 독일 자동차 회사 아우디는 ‘급발진’ 의혹 보도로 큰 진통을 겪었다. 어떤 과학적이고 정밀한 증거도, 미디어 전문가들도, ‘피해를 입은 선한 사람들’ 대 ‘대형 자동차 회사’의 프레임을 이길 수는 없었다.

#. 2013년 9월 의료 매장 루 21에서 일하던 한 종업원이 14세 손님에게 “너무 뚱뚱하다”는 이유로 나가달라고 요청했다. 어린 소녀 셸비 버스터는 즉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사건에 대해 올렸고, 인터넷은 삽시간에 뜨거워졌다. 루 21은 온라인에 사건의 진위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올려 응수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버스터를 거짓말쟁이로 간주한 것’이라고 해석됐다. 회사 측은 “어떤 형태로건 차별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온라인 싸움의 승자는 어린 소녀가 됐다.

▲ 지은이: 에릭 데젠홀/출판사: 더난출판/가격: 1만4000원

[더피알=안선혜 기자] 위기관리 전문가 에릭 데젠홀은 통제 불능하고 확산 속도가 빨라진 SNS 시대 기업 및 셀러브러티들의 위기관리 현실을 재미난 시각으로 풀어낸다.

겉보기에만 크고 단단할 뿐 맷집이 허약해 쓰러뜨리기 쉬운 상대를 권투에서는 ‘유리턱(Glass jaw)’이라 하는데, 기업 위기관리에서도 역시 작은 스캔들 한 방에 맥없이 나가떨어지고 마는 유리턱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 조급한 생각에 또는 항간에 떠도는 속설만 믿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고객과 설전을 벌이며 스스로를 유리턱으로 전락시킨다. 때론 자기변명을 뒤섞은 ‘사과 같지 않은 사과’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기도 한다.

저자는 이같은 잘못과 동시에 ‘스캔들이 진짜 죄악이나 부정 때문이 아니라 ‘취급 방식’ 때문에 통제 불가능하게 됐다’는 착각을 꼬집는다. 스캔들의 장본인 혹은 당사자가 여타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논란의 결과를 조종하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 또한 흔히 발견되는 잘못된 인식이다.

때로는 PR전략의 바이블을 따라 특정 행위를 하기만 하면 상황이 잘 해결될 거란 생각을 가진 이들도 있는데, 이 역시 허황된 믿음이라는 지적이다. 뭐가 어찌됐건 통상적인 해결책이 존재한다는 믿음 역시 배신당하기 쉽다.

저자는 기업들이 유리턱이 된 원인을 진단하고, 위기관리에 관한 8가지 착각, 스캔들을 좌우하는 11가지 등을 소개한다.

곳곳에 만연한 위기관리의 잘못된 통념들을 조목조목 짚어보는 것으로 시작해 성공적이었던 위기관리 사례까지 언급돼 위기관리에 관한 현실적이고 총체적인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대중 욕구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저자의 명쾌한 시각과 현실적인 목표 등이 돋보이는 가이드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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