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과 공익 사이…그래도 광고는 계속된다
표절과 공익 사이…그래도 광고는 계속된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5.07.3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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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철도광고 표절 논란 있었지만…“검토 결과 아니다 결론”

[더피알=조성미 기자] 한 청년이 좌우를 살피고는 철길을 건너려 한다. 그 순간 코앞까지 빠르게 다가온 열차. 잠시잠깐 세상이 멈춘듯하고 기차에서 내려온 열차의 기관사는 “이렇게 무단횡단하시면 어떡해요?”라고 무언의 이야기를 한다.

이에 청년은 “죄송해요. 괜찮을 줄 알았어요”라고 대답하지만, 기관사는 “저도 멈추고 싶지만… 너무 늦었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열차로 돌아간다. 이내 멈췄던 세상은 원래대로 돌아온 열차는 빠른 속도로 청년을 덮친다.


코레일이 철도 사상사고 예방을 위해 제작해 지난 3월 공개한 영상의 내용이다. 사고의 순간이 영겁의 세월처럼 느껴지는 설정으로, 찰나의 부주의로 인해 벌어지는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강렬하게 일깨워준다.

하지만 이 영상은 호평과 함께 공개 직후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뉴질랜드 교통부가 선보였던 과속 방지 인식 개선을 위한 광고 캠페인 설정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해당 광고도 사고의 순간 세상이 멈추고 사고 당사자들이 과속을 후회하는 대화를 나누지만 사고를 막을 수 없다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아래 영상 참고)


하지만 표절 논란에도 불구하고 코레일 광고는 지금까지도 계속 집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 코레일 측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이러한 상황 설정이 영화 등에서 많이 사용돼 표절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사고를 예방하자는 공익적 목적이 있기에 계속해서 광고를 집행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익을 목적으로 한 광고의 표절 시비는 왕왕 있어왔다. 참여의 폭이 넓은 만큼 그 대상을 일일이 검토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네티즌 수사대’에 의한 의혹 제기로 논란이 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일례로 지난 2013년 대한민국 공익광고제 은상 수상작도 해외 광고와 흡사하다며 표절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관련기사: 계속되는 광고계 표절 논란, “표절도 전략?”) 최종적으론 표절이 아니라고 판명 났지만, 표절 논란이 일었다는 자체로 공익이란 취지나 대회 권위, 작품 신뢰성 등에 생채기를 남긴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공공광고의 잦은 표절 논란과 관련해 이희복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광고주가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거나, 공중 인식개선 및 공익 극대화라는 최우선 목표 아래 엄밀한 잣대를 들이밀지 못한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며 “광고의 콘셉트나 스토리텔링 아이디어가 좋다고 해도 논란에 휩싸이게 되면 광고에 대한 호감이 떨어지고 광고의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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