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52주 발명 프로젝트’, 취지는 좋은데 방식이…
‘이마트 52주 발명 프로젝트’, 취지는 좋은데 방식이…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8.0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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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마트 발명” 표방…동기부여 혜택·의사결정 체계 아쉬워

[더피알=안선혜 기자] 6일 주요 조간신문에 ‘이마트 새로운 마트를 발명하다’라는 타이틀을 단 전면 광고가 일제히 실렸다. 이마트의 전사 혁신 캠페인인 ‘52주 발명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 8월 6일자 일간지에 실린 이마트 광고 이미지.

‘가격 할인’ 경쟁에서 벗어나 ‘생활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지향점을 가진 이 프로젝트는 쉽게 말하자면 직원 아이디어 공모전과 유사하다.

점포별, 팀별로 전 임직원이 고민한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발명 위원회’에서 타당성을 검토해 실제 상품 혹은 서비스로 구현되도록 한다는 것.

직원들의 창조적 아이디어 구상을 돕는 공간도 마련된다. 이름하여 ‘이마트 비밀 연구소’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이 쉬거나 연구를 하면서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활의 가치를 찾아내도록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전사 차원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젝트인 만큼 이를 알리는 광고, 홍보 활동에도 열심인 모습이다. 지면 광고를 비롯해 영화관, 케이블 TV, 매장 내 광고 등 가능한 모든 매체를 활용해 전방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비밀 연구소만의 별도 홈페이지도 제작했으며, 이 연구소의 특징을 유머러스하게 담아낸 온라인 영상 또한 만들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까지 나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영상과 홈페이지를 공유하기도.

특히 영상에는 정 부회장의 페이스북 아이디인 ‘YJ Loves’가 새겨진 명함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는 독특한 능력을 지닌 주인공들을 불러 모은 마스터J로 소개되는데, 프로젝트에 대한 정 부회장의 관심과 기대가 크다는 점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마트의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52주 발명 프로젝트가 이마트에 기대만큼의 혁신을 가져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취지는 좋은데 실행방식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우선 전 직원에게서 아이디어를 모으는데, 기존의 수직적 의사결정 체계와 크게 다르지 않은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이마트 측에 따르면 52주 발명 프로젝트는 각 개인이 아이디어를 제출하기는 하나 점포별, 팀별로 이를 취합해 괜찮은 아이템을 선정, 정해진 양식에 맞춰 프로젝트 기구에 제출한다.

개별 직원의 아이디어가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발명 위원회’로 바로 전달되지 않고, 중간 관리자를 거쳐 최종 결정권자에게 올라가는 식이다.

발명위원회 구성도 기존 의사결정권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위원장은 이갑수 이마트 대표가 맡고, 임원 및 본부장들이 위원회 멤버로 소속될 예정이다.

아이디어를 제출해 채택된 임직원에게 주어지는 포상도 아직 미비한 상태다. 이마트 관계자는 <더피알>과 통화에서 “다 같이 회사가 잘 되자는 취지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별도로 혜택이 있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아이디어 응모 방식과 관련해선 “구성원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개별 아이디어를 다 취합하기에는 이마트 전체 임직원 수가 너무 많다”며 “동료 혹은 팀장들과 상의하는 과정에서도 다양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기업 관계자는 “보통 아이디어를 찾기 위한 사내 공모 진행 시 직원들에게 합당한 포상이 따르기 마련인데 이마트 케이스는 다소 특이하다”고 봤다.   

프로젝트 진행 방식에 있어서도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기업에서 내부 TF를 구성해 각 직원들이 이 TF에 직접 아이디어를 접수하도록 하고, 평가에 있어서만 사원협의회서부터 경영진, CEO 등으로 올라가는 구조를 취하곤 한다. 보다 활발한 직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며 “기업문화가 달라 그럴 수도 있지만 일반적이진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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