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없는 삶 향한 뜨거운 경쟁
지갑 없는 삶 향한 뜨거운 경쟁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5.08.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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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이슈]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각축전’

[더피알] 요즘 세계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하나같이 주창하는 것이 있다. 바로 모바일 간편결제다. 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신용카드 정보를 넣어 놓고 결제가 필요한 상황에서 간단하게 스마트폰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한마디로 결제 문화가 바뀌게 된다. 즉, 지갑을 꺼내 돈을 세어 건네주거나 신용카드를 긁는 지금까지 생활방식이 지갑 없는 삶으로 달라지는 것이다. 그만큼 모바일 간편결제는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관련기사: 핀테크 활성화, 기술 아닌 문화에 달려)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모바일 간편결제 진출을 선언한 기업들은 세계 최대 인터넷업체 구글부터 애플, 삼성전자, 네이버, LG유플러스, 다음카카오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세 군데는 삼성전자와 구글, 애플이다.

▲ 삼성전자는 모바일 간편결제시스템 '삼성 페이'를 한국에서 8월 20일, 미국에서 9월 28일 각각 출시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삼성 페이를 통해 갤럭시 s6 엣지+로 결제하는 모습. /사진제공: 삼성전자

삼성전자 VS 구글 VS 애플, 승기는 누가?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만큼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서 눈여겨봐야 할 강자다. 그런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8월 20일부터 국내에서 본격 상용화할 것이라 선언했다. 미국 서비스는 9월 28일부터 시작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8월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갤럭시 신제품 발표회에서 삼성페이를 8월 중순 이후 전세계에 순차 출시하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 플러스’에 기본 탑재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출시된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도 소프트웨어를 갱신하면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에서 휴대폰 사업을 총괄하는 신종균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삼성페이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가운데 최고의 범용성을 갖췄다”며 “이를 통해 지갑이 필요 없는 삶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는 얼마나 많은 가맹점과 신용카드사가 지원하느냐에 달렸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삼성카드, 신한카드, 국민카드 등 10개 카드사와 제휴를 맺었고 미국에서도 마스터카드, 비자 등 주요 카드사 뿐 아니라 주요 은행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페이를 이용하려면 우선 제휴를 맺은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등록해야 한다. 절차는 간단하다. 제휴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장착된 카메라에 갖다 대면 스마트폰이 신용카드 정보를 자동으로 읽어서 저장한다. 체크카드도 동일하게 등록할 수 있다. 여기에 결제할 때 필요한 비밀번호와 지문을 등록하면 준비가 끝난다.

이용 방법도 쉽다. 스마트폰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화면을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쓸어 올리면 삼성페이가 실행된다. 이를 신용카드 결제기기에 갖다 댄 다음 지문만 입력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삼성페이는 지원 기술에서 다른 업체들과 차이가 있다. 다른 업체들도 채택한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기본 지원하고 여기에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도 추가 지원한다. MST는 뒷면에 검은 자성 띠를 두른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 시 발생하는 고유의 자기장을 스마트폰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방식이다. 즉, 삼성페이가 이 자기장을 대신 만들어 내면서 신용카드 결제기기가 스마트폰을 신용카드로 착각하도록 만든다.

MST 방식이 유리한 점은 많은 나라에서 아직까지 마그네틱 방식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맹점 확보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별도의 모바일 간편결제를 위한 결제기기를 구입할 필요 없이 기존 신용카드 결제기기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어서 가맹점 입장에서도 부담이 없다.

▲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모바일결제시스템'애플페이'를 소개하고 있다. ⓒap/뉴시스

MST or NFC…관건은 각각의 취약점 보완

강력한 경쟁상대인 구글의 안드로이드페이와 애플의 애플페이는 NFC 기술을 사용한다. 교통카드 티머니와 같은 방식의 결제 기술인 NFC는 가맹점에 전용 결제기기가 있어야 이용할 수 있다.

대신 NFC는 스마트폰에 장착된 범용이용자식별모드(USIM) 카드에 개인 보안 정보를 심어놓기 때문에 해킹 위험이 적다. 구글은 10월에 자사가 직접 기획한 넥서스폰을 내놓으면서 안드로이드페이를 기본 장착할 방침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만큼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구글페이를 기본 보급할 경우 파급력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아울러 애플도 미국 영국에서 서비스 중인 애플페이를 연내 중국과 유럽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애플은 지난해 나온 아이폰6에 애플페이를 기본 탑재했다. 비자와 마스터카드, 미국내 이용자가 많은 아메리칸익스프레스카드 등이 애플페이를 지원한다. 보안은 아이폰에 기본 장착된 지문터치 방식을 이용하며 NFC 방식이다. 아직까지 애플은 애플페이의 한국 서비스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글로벌 신용카드사들과 제휴를 맺은 만큼 국내 서비스 확대도 예상된다.

따라서 전세계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삼성페이의 MST와 구글, 애플의 NFC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각각의 방식이 갖고 있는 취약점을 최대한 보완하는 것이다.

MST는 보안 문제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마그네틱 신용카드 정보를 디지털로 바꿔서 전송하는 만큼 정보 복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마그네틱 신용카드가 전자칩(IC) 방식으로 대체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당장 삼성페이를 보급할 때 편리하지만 장차 IC칩으로 바뀌면 세 확장에 불리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장래성이 낮다는 분석도 있다.

반대로 NFC는 지금 당장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들이 국내 기준 약 10%에 불과할 정도로 제한적이다. 또 NFC 결제기기도 수십 만원대여서 가맹점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간편결제 후발주자여서 차별화를 목표로 MST를 내세우는 전략을 택한 것”이라며 “하지만 삼성페이는 MST뿐 아니라 NFC도 지원하기 때문에 MST로 먼저 이용자를 확보한 다음 NFC를 앞세우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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