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타깃팅에 꽂힌 모바일, 당신을 관찰한다
실시간·타깃팅에 꽂힌 모바일, 당신을 관찰한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8.24 09: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털 품은 카카오톡, SNS 안은 네이버

모바일은 이미 우리가 세상을 접하는 주요한 통로로 자리 잡았다. 구글이 전 세계 소비자 인터넷 사용 행태를 분석한 ‘컨슈머 바로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의 60%가 PC보다 스마트폰을 더 자주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에서 한국은 모바일 검색 사용률 1위 국가로 꼽혔다. 매주 모바일에서 검색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88%에 달했다.
모바일 이용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모바일 서비스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SNS까지 품으려는 포털과 검색 포털로 변신을 꾀하는 SNS. 이를 관통하는 건 각 이용자의 관심사를 추적해 개별 맞춤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큰 맥락이다.

① 포털 품은 카카오톡, SNS 안은 네이버
② SNS의 미래는 검색 포털?
③ 해시태그, 모으고 전하고 즐기고

[더피알=안선혜 기자]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톡 안으로 검색 서비스를 불러들였다. 포털 네이버는 사용자의 관심사를 추적하고 실시간 이슈를 반영할 수 있는 검색 서비스 제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모두 모바일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한 승부수다.

시장조사업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모바일 검색 시장에서 네이버는 76.1%, 다음은 12.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PC 검색 시장에서 펼쳐졌던 네이버의 독주가 모바일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오늘의 승자가 반드시 내일의 승자라는 보장은 없는 법. 도전자인 다음카카오는 회심의 칼을 빼들었다. 샵(#)검색과 채널에 삽입한 카카오검색을 통해서다. (관련기사: 샵(#) 버튼 단 카카오톡, ‘카카오검색’ 시대 개막)

▲ 사진출처: 다음카카오 블로그.

샵검색은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합병 이후 최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던 서비스로, 다음의 주 사업인 검색과 카카오의 주 사업인 카카오톡을 융합시킨 결과물이다.

카카오톡 대화 입력창에 있는 샵(#) 버튼을 누르고 원하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바로 검색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기존 세로 스크롤이 아닌 뉴스, 사이트, 블로그 등 각 카테고리를 카드 형식으로 구성해 옆으로 넘겨가며 보는 형태다. 모바일 최적화와 손쉬운 공유를 노린 UI(User Interface)다.

같은 날 공개된 채널 서비스는 연예, 스포츠, 패션·뷰티, 동영상, 웹툰 등 다양한 관심사 기반 콘텐츠를 한 데 모아 보여주는 것이다. 포털사이트 메인화면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최상단에는 검색창도 추가돼 카카오톡이 포털을 품었다고 해도 무방해 보인다.

카카오톡에서 이뤄지는 검색은 이름대로 카카오검색으로 불린다. “기존엔 블로그, 뉴스 등 컬렉션 별로 나눠 검색 결과를 보여줬다면, 카카오검색은 모든 검색 결과를 통합해서 보여줌으로써 작은 화면에서 필요한 많은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게 다음카카오 관계자의 설명이다.

채널에는 다음에서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를 비롯해 최근 다음카카오가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글쓰기 콘텐츠 플랫폼 브런치 게시물 등이 노출되고 있다. 최근 도입한 ‘루빅스’ 추천 시스템을 통해 개인 맞춤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 아직은 뉴스 등 일부 카테고리에만 적용됐으나 연내 모든 콘텐츠를 루빅스를 통해 추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이주현 에델만디지털코리아 전무(박사)는 “플랫폼 입장에서 샵검색을 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원하는 관심사를 캐치하기 위함이라 본다”며 “샵검색을 통해 쌓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언제 어떤 맥락에서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알아내 노출 전략을 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향후 이 서비스가 직접적 매출과 연계된 모습을 띌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병상 샤우트웨거너에드스트롬 IMC본부 상무는 “단순히 모바일 메신저 하면서 검색한다가 아니라, 가격 비교가 됐든 구매가 됐든 쇼핑 관련 서비스가 연동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정답형 대신 관심사 추천하는 모바일 검색

네이버는 검색 엔진 업그레이드로 다음카카오의 공세에 맞서고 있다. ‘지역 검색’, ‘태그 검색’, ‘실시간 검색’에 이어 ‘멀티미디어 검색’ 등을 연달아 내놓으며 모바일에 적합한 검색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새롭게 내놓은 지역 검색과 태그 검색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관심사’다. 지역 검색은 이용자가 검색하는 지역과 관련된 관심사를 자동으로 추출해 마치 여행 가이드북처럼 갈만한 곳과 맛집 등을 추천해준다.

지역성 키워드는 검색창에 입력되는 전체 검색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그 가운데 ‘맛집’, 위치’ 등이 포함된 키워드는 PC 대비 모바일 비중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7배가량 높을 정도로 모바일에서의 검색 요구가 컸다는 설명이다. 

▲ 네이버 태그검색 이미지.

베타테스트 중인 태그 검색은 ‘정답형 정보’ 중심의 검색 서비스를 관심사 기반의 ‘정보 추천’ 방식으로 확장하기 위한 프로젝트에서 비롯됐다. ‘좋아요’ 등 검색 이용자들의 참여에 따라 연관 태그, 검색 결과 등을 개인에게 최적화시켜 제공한다. 현재는 블로그를 비롯해 폴라, 포스트, 카페 등 네이버가 보유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들이 검색 결과로 노출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모바일에서는 정보 검색 외에 SNS 등 다양한 정보 채널을 통해 나와 지인의 관심사를 중요한 정보로 획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정답형 정보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중심으로 추천되는 정보가 더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실시간성 정보에도 눈을 돌렸다. 연예 및 스포츠 관련 뉴스에 한해 실시간성으로 올라오는 댓글을 추출해 검색 결과에 반영시킨 것. 최신순이 아닌 추천·반대 등 이용자들의 반응을 중심으로 배치된다. (관련기사: 네이버 검색, 실시간성에 무게 중심 둔다)

이번 댓글 반영을 시작으로 하반기 중에는 해당 시스템들을 모바일 검색에 모두 적용한다는 계획. 이를 통해 블로그, SNS, 뉴스, 이미지 등으로부터 일반적인 트래픽 범주를 넘어서는 특이사항이 발생한 것을 실시간 이슈로 탐지, 검색결과로 제공하고 이용자 반응도 실시간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 24일 공개한 멀티미디어 검색은 이미지 및 동영상을 종류대로 분류해 의미 있는 결과끼리 묶어서 보여주는 서비스다. ‘맛집뷰(베타)’부터 적용된 이 기술은 가령 음식점 검색 시 음식과 식당인테리어, 메뉴판 이미지 등이 자동 분류돼 나열된다. 이 역시 이미지와 동영상 콘텐츠들이 보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모바일 환경을 고려해 도입됐다.

모바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포털의 이 같은 변화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개인에 맞춤화된 정보를 주려 한다는 것과 시간 점유율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측면이다. 다음카카오도 아직은 한정적이지만 루빅스를 도입해 개인에게 맞춤화된 정보를 제공하려 하고, 네이버 역시 관심사 기반의 추천 방식 정보를 위해 다양한 시도를 감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진용 아이프로스펙트 대표는 “모바일은 국한된 스크린을 갖고 있기에 보다 친절해야 한다”며 “PC처럼 방대한 정보를 제공하기보다는 개인에게 맞춤화된 정보를 줘야 더 오래 머무른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장은 “이제는 포털이 시장 점유율 싸움에서 체류시간 점유율 싸움으로 가는 게 아닐까 싶다”며 “옛날에는 검색이라고 하면 클릭해서 외부로 연결하는 중간 정거장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메신저, 포털, SNS 등을 모두 끌어들여 그 안에서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는 듯하다”고 바라봤다.

다만 선택과 집중하는 플랫폼에는 차이가 있다. 다음카카오의 경우 카카오톡이 모바일에서 더 잘 나가니 그 안으로 여러 서비스들을 끌어들이는 데 비해, 네이버는 포털의 힘이 강하다보니 포털로 서비스들을 결집시켜 띄우려 한다는 분석이다.

▲ 검색 시장이 이용자들의 실시간 관심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점점 개편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에도 전략 수정이 요구된다.

포털이 개인 맞춤형 정보 제공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마케팅 대상 설정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해졌다. 과거 소비자를 나이·성별·직업·수입·교육수준 등으로 파악(데모그래픽 방식)했다면, 이제는 행동(behavior) 패턴을 분석해야 한다.

가령, 스포츠와 자동차 관련 정보를 많이 보고, 페이스북 어플리케이션(앱)을 자주 이용하는 등의 행동패턴을 파악한 후 타깃으로 삼아 맞춤형 정보와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 요즘의 추세다.

최진용 대표는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검색광고는 효율성을 더 많이 고민하게 됐다”며 “이제는 단순히 어떤 사이트에 언제부터 언제까지 광고를 집행하겠다는 식의 접근이 아니라, 정확한 타깃에 맞춰 실시간 경쟁구매(RTB, Real-time Bidding)를 통해 광고를 집행하고 퍼포먼스(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검색광고 회사들도 서비스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퍼포먼스 마케팅을 적용하면 같은 플랫폼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광고를 보게 된다. 정확한 타깃에 한정해 광고를 집행하기에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도 있다. 물론 타깃 분석, 그리고 고객의 액션을 하나하나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일이다. 업계는 네이버와 다음 역시 내부적으로 해당 기술을 만들어서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광고도 실시간성, 개인 맞춤형으로

최근 포털의 움직임 중 눈에 띄는 또 다른 부분은 자체 콘텐츠 확보에 상당히 공을 들인다는 점이다. 양사 모두 지난해 스마트미디어렙(SMR)과 제휴를 맺으면서 지상파 방송을 비롯해 종편 및 인기 케이블 채널의 콘텐츠를 자사 동영상 플랫폼으로 가져온 데다, 그 밖의 제휴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에도 열심이다.

특히 SMR이 네이버TV캐스트와 다음TV팟에만 콘텐츠를 제공키로 하면서 국내에서 월등히 높은 체류시간을 기록하던 유튜브를 일정 부분 견제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 네이버 모바일홈의 개편된 동영상 판 화면.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 동안 국내 사용자들의 유튜브 총 체류시간은 PC웹과 모바일 웹에서 지난해 5월 대비 각각 3%와 41% 성장하는 데 그친 반면, 네이버 TV캐스트는 PC웹과 모바일 웹에서 전년 대비 각각 268%, 249% 급증했다. 다음카카오의 TV팟 역시 각각 36%와 239%나 체류시간이 길어졌다.

물론 여전히 유튜브가 동영상 채널로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DMC미디어가 지난 5월 만 19세~59세 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동영상 서비스 이용 부문에서 유튜브는 40.3%, 네이버 TV캐스트는 14.1%, 다음TV팟은 6.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시장은 네이버 TV캐스트의 선전과 지난 6월 출시된 카카오TV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들 플랫폼은 단독 제휴 콘텐츠들을 늘려나가고 있는데, 네이버의 경우 카카오TV 출시보다 조금 앞서 모바일홈 동영상 판에 단독 제휴 콘텐츠를 소개하는 ‘네이버 오리지널’과 이색 소재 영상을 소개하는 고정 영역을 신설했다. 웹애니메이션, 웹드라마, 72초TV, 다큐멘터리 등 실험적이고 다양한 영상들이 이곳에 실린다.

그중 지난 5월 첫 연재를 시작한 72초TV 시즌1은 네이버 TV캐스트에 공개된 후 한 달도 채 안 돼 총 재생 수 190만건, 회당 평균 재생 수 28만건을 기록했다.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7월 20일부터는 에피소드별로 뮤지컬과 휴먼다큐, 뮤직비디오, 광고패러디 등 여러 장르를 도입한 시즌 2가 시작했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6월 중순 모바일에 특화된 소셜 영상 서비스 카카오TV를 출시했다.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대화와 동시에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화면 크기를 이용자가 자유롭게 설정할 수도 있다.

▲ 카카오tv를 카카오톡 대화창에서 구동시킨 모습.

다음카카오는 카카오TV에 짧은 방송 클립뿐만 아니라 무료 영화 VOD, 웹드라마, 라이브 방송까지 다양한 영상 콘텐츠들을 흡수했다. 엠넷 디지털 랩과는 독점 제휴를 통해 ‘EDM’과 콩트의 재밌는 만남 콩트+EDM 콜라보레이션 ‘디제잉의 명수’ 등을 지난 7월 1일부터 공개했다.

카카오TV 역시 ‘개인별로 맞춤화된 영상 콘텐츠’ 이용에 방점을 찍는다. 이용자의 감상 패턴에 따라 좋아할만한 동영상을 추천해주고, 나와 내 카카오톡 친구들이 영상에 남긴 덧글과 ‘공감’ 등의 표현이 반영된 영상들을 우선 노출해주는 방식이다. 조한규 다음카카오 콘텐츠 사업팀장은 카카오TV 론칭 당시 “모바일 시대의 핵심인 소셜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을 접목시킨 서비스”임을 밝힌 바 있다.

콘텐츠 화수분 꿈꾸는 포털…체류시간 점유율 싸움

포털들은 모바일에 특화된 SNS 콘텐츠를 확보하는 데도 힘을 쏟는 중이다. 다음카카오가 글쓰기에 최적의 환경을 선사하는 콘텐츠 퍼블리싱 플랫폼 ‘브런치’ 베타 버전을 선보였고, 네이버는 관심사 기반 이미지형 SNS 폴라를 올해 4월 정식 출시하고 마이크로 블로그 형태인 포스트에 대한 지원도 지속하고 있다. 양사 모두 자사 플랫폼에 이들 콘텐츠를 자주 노출시키면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김철환 소장은 “국내 포털은 구독 중심보다는 검색 중심 콘텐츠 소비가 강한 경향이 있는데, 모바일에서 사람들은 검색보다는 구독해서 정보를 받아보고 그 안에서 노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쓴다”며 “각 사가 SNS 서비스를 키우려하는 것도 결국 시간 점유율을 키우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반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만들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공간에서는 무엇보다 이들의 일상 대화에 자연스럽게 끼어들어가는 방식이 요구된다. 김 소장은 “언드(earned) 미디어 중심으로 생각하라”면서 “사용자의 대화에끼어들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되, 우리 입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사용자들이 우리 브랜드에 대해 자주 언급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속>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