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를 따져라’…환경부의 이유 있는 변(辯)
‘족보를 따져라’…환경부의 이유 있는 변(辯)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5.09.0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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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순환 부성애로 표현한 광고 캠페인 눈길

[더피알=조성미 기자] 바닥에 떨어져 길게 혀를 내밀고 있는 휴지. 로봇청소기가 거침없이 다가온다. 로봇청소기의 거대한 입속으로 휴지가 빨려 들어갈 위기의 순간, 저 위에서 내려온 우유팩이 청소기 앞을 막아선다. ‘후 아 유(who are you)’라고 묻는 질문에 비장한 목소리로 ‘아임 유어 파더(I am your father)’라는 말을 남긴다.

다소 황당한 설정의 영상은 동네 개 오줌 세례의 위기에 처한 자동차를 구하는 알루미늄캔, 물에 빠진 오리 장난감의 호흡기가 되어준 빨대, 민망한 곳의 노출로 부끄러워하는 마네킹을 가리는 비닐봉투 등 다양한 ‘아버지 시리즈’로 이어진다.

이 영상은 환경부가 최근 선보인 분리배출과 자원순환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 향상을 위해 기획된 광고 캠페인이다. ‘쓰레기도 족보가 있다’라는 콘셉트로 생활 속에서 흔히 ‘쓰레기’로 버리는 것들이 어떻게 재활용되는지를 흥미진진한 영상에 담아낸 것이다.



 

 인터뷰  환경부 대변인실 뉴미디어홍보팀 김은경 과장

“실천 위해 ‘교육’ 아닌 ‘재미’ 선택


자원순환의 경제적 효과나 분리배출에 대한 교육 영상이 아닌, 영화같은 느낌의 광고를 선보이신 것이 이색적입니다.

“‘비닐은 땅에 들어가면 몇 십년간 썩지 않는다’는 말처럼 실제 비닐이 잘 썩지 않기 때문에 재활용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량제 봉투 안에는 재활용 가능한 것이 70%나 들어있죠. 요즘은 기술력이 좋아져서 얼마든지 재활용 가능한 것들이 더 많아졌는데도요.

하지만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쓰레기에서 재탄생되고 있다’고 교육적 차원에서 전달하면 실천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판단, 확실하게 기억될 수 있도록 재미요소를 더하고자 했습니다.”

별 다른 대사 없이 물건들의 움직임과 비장한 음악, ‘아임 유어 파더(I am your father)’라는 대사가 주는 반전 재미가 확실히 눈길을 끌고 있는 듯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영화 <스타워즈>의 명대사 ‘아임 유어 파더(I am your father)’를 통해 쓰레기와 재활용된 자원을 의인화했습니다. 버려지는 것, 사라져버리는 쓰레기에 대해 지켜주고 아빠의 마음을 표현해 쓰레기를 재활용해보자는 콘셉트로 표현한 것이죠.

영화의 명대사를 차용하다보니 영화같은 느낌의 연출도 원했는데요, 이를 위해 영화감독을 초청해 자문을 받을 정도로 촬영과정 및 효과음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정부기관에서 영화를 패러디한 콘셉트로 캠페인 영상을 제작하기까지 내부 설득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번 광고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설득이 아닌 협의였습니다. 처음부터 협의 체제를 마련해 자원순환 업계, 자원순환 관련 협회, 홍보 관련 자문위원 등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어떤 방법인지 협의하는 열린 의사결정의 총체적 과정이었기에 별 무리는 없었습니다.”

‘쓰레기도 족보가 있다’란 콘셉트를 전달하는 것이기에 영상 외 다른 온-오프 캠페인도 마련하셨나요?

“현재 ‘아임 유어 파더(I am your father)’라는 콘셉트 아래 다각도의 홍보를 펼치기 위한 IMC 홍보 마케팅 계획을 세우는 중입니다. 최대한 국민 접점에서 국민 실생활과 맞닿을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프로모션과 인쇄, 이벤트 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향후 아임 유어 파더가 어떠한 캠페인으로 진행되고 확대되는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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